돌아가고 있는 저간의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제는, 이 정도면 끝이 나겠거니 하는데 일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 더욱 꼬여버려서 해결의 실마리를 놓쳐버리게 되지나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불교계를 향한 대통령의 유감표명이 있었고, 국무위원들에게는 공무원들의 종교편향 논란이 없도록 교육과 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각별한 지시를 내렸다. 또한 어청수 경찰청장에게는 불교계를 방문하여 직접 사과하도록 특별지시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대통령의 공식적인 유감표명과 일련의 조처들에 대한 불교계의 반응은 극히 미온적이며 수용하지 않겠다고 하는 듯하다. 뿐만 아니라 추석이후에 계획하고 있는 지역별 범불교도 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한다.


그간 일련의 사태들이 종교편향 시비와 불교계 폄훼논란을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정부가 성의 있는 태도와 재발방지를 위한 조처들을 취함으로써 화해의 손을 내밀었으니, 이제는 불교계가 대승적 차원에서 그 손을 마주 잡아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대통령이나 정부가 결국은 유감표명을 하고 말 것을, 최소투자 최대이익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경제논리도 깨우치지 못한 것처럼 행동하여 시기를 놓침으로써, 유감 표명의 진정성이 퇴색되어 아무 효과도 거두지 못하고 해결의 실마리도 놓치고 말아 이득없이 또 갈팡질팡 해야 하게 되지 않았는가. 불만이 고조되고, 요구사항이 늘어나고, 분위기가 격앙되기 전에 발 빠른 대처와 성의를 보였다면, 일이 이처럼 꼬여가지는 않았을 터이다.


이러다가는 정부와 불교계의 대립양상으로 그치지 않고 새로운 구도로 변하게 될까 염려다. 결국 불씨가 되는 종교간의 대결구도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기독교계에서도 은인자중하여 종교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언행을 삼가하고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불교계로서도 더 이상 대결과 갈등을 종식시키고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한 치의 후퇴도 없다는 태도는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없다고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또한 이번 기회에 모든 것을 얻거나 한꺼번에 다 해결하겠다는 자세도 옳지 않다. 상대방의 입장도 고려하면서 문제는 순리대로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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