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과 열정, 그리고 도전하는 사람들 ]


불혹(不惑)을 넘어선 지천명(知天命)에 바이크를 즐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한겨울에도 가죽잠바에 가죽바지 꽁꽁 챙겨입고 라이딩 즐기는 사람. 계절마다 부는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산과 들 등 자연을 보는 시야가 넓어져 차 보다 좋다는 바이크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50대 라이더 ‘최대형’ 씨를 만났다.
신동원 기자 habibi20@naver.com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얼핏 보기만 해도 강한 개성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정작 본인은 그러한 개성에 대해 이렇다 할 설명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이런 사람이 갖고 있는 개성의 밀도는 더 진하다. 남들 또는 주변상황과 자신을 연관시켜 살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만큼 자기만의 세계에 푹 빠져 있는 것이다.


바이크를 모는 50대 라이더 최대형(56) 씨가 그렇다. 긴 머리에 라이더 복장이 꽤 잘 어울리는 그의 취미는 모터바이크 타기다. 어떻게 모터바이크에 관심을 갖게 됐느냐는 질문에 “취미로, 재밌어서”라고 간단명료하게 답한다. “세워져 있는 것만 봐도 끌리고 탔을 때도 재밌고. 재미위주로 타죠. 산에 가는 재미, 험한 길 가는 재미, 속도 내는 재미 그런거요”라고 말한다.


그가 갖고 있는 모터바이크는 혼다 회사의 크루즈 모델. 크루즈 모델은 미국 등 넓은 나라에서 몇 일동안 횡단하며 타기위해 만들어진 모델이다.
그가 바이크를 타며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바이크는 조심해서 운전한다고 해도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헬멧을 꼭 쓰고 타야해요. 폭주행위는 절대 하면 안됩니다. 건전하고 즐겁게 타는 것이 제가 오토바이를 오래 탈 수 있는 비결입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그의 처음 취미는 젊은시절 암벽등반을 하는 것이었다. 1970년대 대한 산악연맹 구조대원으로도 활동했었던 그는 우연히 친구가 암벽등반하는 모습을 보고 반해 암벽등반을 시작했다. 하지만, 어느날 암벽등반을 하던 친구가 암벽등반 중 사고로 사망, 80년대 결혼하면서 가정도 생기고 위험하다고 생각되어 그만두게 됐다.


이후 가지게 된 취미생활이 바이크였다. 단순이 재미있어보여서 시작하게 된 바이크를 10여년 넘게 타기 시작하지만, 결혼과 함께 가족의 걱정에 항복을 하고 바이크와 멀어졌다.
그러다 2002년 집 앞이 안면도로 가는 바이크를 타는 코스가 있었던 서산으로 이사를 오게되고 많은 사람들이 바이크를 즐기는 모습에 옛 생각이 나 바이크를 다시 시작했다.


물론 바이크를 타기 위해 그동안 불었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1년 동안 자전거 타기와 다양한 운동으로 18키로를 감량한 후에 바이크 타기를 할 수 있었다고...


일탈, 방황 폭주?

바이크에 대한 이미지를 간추려보면 후하게 평해도 그리 긍정적인 것이 못 된다. 그런데도 바이크에 열광하는 마니아는 날로 늘고 있다. 그렇다면 일반인이 갖고 있는 바이크의 이미지는 왜곡된 것일까?
굉음을 내며 도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차와 차 사이를 곡예주행하는 일단의 무리, 스피드 경쟁을 벌이는 레이스에서 연상되는 것은 폭주족이다.

그렇다 보니 라이더와 폭주족을 동일시하기도 한다. 미국 히피문화의 소품으로 취급된 나머지 바이크의 이미지는 사실 왜곡된 측면이 있다. 그래서인지 바이크를 즐기는 사람들은 잠깐 동안 ‘길 위의 인생’에서 누리는 자유가 소중하고 그 소중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지킨다.


최씨는 “진정한 라이더는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공공의 선을 지키며 라이딩을 즐깁니다. 바이크 문화자체는 결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바이크를 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이크는 마흔이 넘어서 타야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잇다”고들 말한다. 어린 시절 바이크를 탈 때는 겉멋에 빠져 위험한 질주를 하지만 40대는 돼야 자기를 컨트롤할 수 있고, 바이크를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를 경험으로 아는 세대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그는 “바이크는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또한 많이 위험할 수 있는 운동이죠. 더욱이 가끔 뉴스에 보도되는 폭주족들 때문에 순수하게 바이크를 즐기는 사람들까지도 손가락질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한 순수하게 바이크를 즐기는 사람들 대부분은 바이크를 타면서 꿈꾸는 것은 자유이지 일탈이 아닙니다.

그 자유란 일상으로부터 해방감을 느끼는 자유이며,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배려가 있는 자유입니다. 지금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은 경계를 지키는 자유인들입니다”라며 “바이크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네 인생과 같다는 것이예요. 한순간에 중심을 잃어버리면 쓰러지는 오토바이처럼 인생도 그러하죠. 하지만,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마음의 평온함을 배울 수 있는 운동이 바이크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50대의 나이에 바이크를 탄다고 하면 무모하다고 말하시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바이크를 탑니다. 가끔 무모한 도전도 해야 인생이 풍부해진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당진DSLR클럽에서 사진활동도 하고 있는 50대 라이더 최대형 씨는 중년임에도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향후 인생 계획에 대해 “가족들과 건강하게 인생을 즐기며 사는 것”이라며 간결하고 명쾌한 답변을 내주는 최씨. “모터바이크는 바람을 직접 맞는 재미가 있어요. 밀폐된 차를 타는 것과는 크게 다르죠”라고 말한다.


크고 힘있어 보이는 두 바퀴와 근육질 같은 차체를 갖고 순식간에 가속도를 붙이며 나아가는 모터바이크처럼 그는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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