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당진시 돌봄 종사자와 만난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이 “돌봄 종사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근무 현장의 어려움을 공감한다. 국민권익위에서도 처우 개선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나영
20일 당진시 돌봄 종사자와 만난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이 “돌봄 종사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근무 현장의 어려움을 공감한다. 국민권익위에서도 처우 개선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나영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강도 높은 업무에 감정·신체적 고충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던 당진의 돌봄 종사자들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을까.

지난 20일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이 당진시 어르신, 장애인 돌봄 종사자들과의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당진시청 해나루홀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당진시 신평면 출신의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 당진군청 환경과장을 역임했던 권석원 상임위원을 비롯한 양종삼 국민권익위 고충처리국장, 김동현 사무관 등이 참석했다.

이날 어르신, 장애인 돌봄 종사자들은 성희롱 피해사례 및 폭언 등에 대해 토로했다. 최명숙 요양보호사는 “인지가 있는 남자 어르신을 돌보는데 성희롱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처음 일하는 종사자는 상처를 받게 된다”며 “보호자에게 얘기해도 믿지 않는데,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박정희 생활지원사는 “간혹가다 음란 영상을 켜고 이불 속에 들어오라는 분도 계시다. 그러면 기관에 말해서 어르신에게 경고 조치를 하는데, 사실 일을 하면서 이런 유사 경험 등의 곤란한 일이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허영란 요양보호사는 “이용자와 보호자에게 상처받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이는 돌봄 종사자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이며, 사회적 가치가 충분히 심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종사자에 대한 충분한 가치가 심어지고,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무 외 과도한 요구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박선령 사회복지사는 “생활지원사는 규정된 업무 이외의 요구를 많이 받는다. 빨래를 하라거나, 김장할 때 같이 하자거나, 병원에 데려다 달라는 등”이라며 “어떤 때에는 다른 지원사와 비교해서 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러면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고 말했다.

고봉선 사회복지사는 “우리는 감정노동을 하는 직업인 탓에 문제가 가중되면 심할 경우 공황장애나 우울증을 겪기도 하고, 그로 인해 약을 먹는 사례도 있다. 스트레스 관리가 안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어르신 안전을 위해 신경을 쓰는 만큼 근육통 등의 고통도 있다. 시민지원제도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최민아 사회복지사는 “현장에서 종사자를 채용하기 어려운데, 정년도 70세로 늘어날 만큼 젊은 사람들의 지원이 적다. 그 이유는 처우가 열악하기 때문”이라며 “아무래도 자격증을 취득한 젊은 종사자들은 복지관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돌봄종사자의 고충을 청취한 권석원 상임위원은 “국민권익위의 제도개선 파트에서 종사자들의 성희롱 부분을 살펴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보호자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그런 부분도 깊이있게 살펴볼 것”이라며 “얼마 전 김포시 공무원 자살 사건 이후 악성민원에 대한 대처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기관도 민원에 시달리는데, 약한 체계인 돌봄 종사자들 역시 받을 수밖에 없는데, 저희가 그 부분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하지 못해 아쉽다”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은 “당진에 거주하는 어르신과 장애인의 편안한 활동과 거주를 위해 애써주는 종사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면서 “건강보험공단이 전국 돌봄 종사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고충 상담 청구에 종사자 성희롱 피해사례나 기타 피해 신고 건수가 연평균 10억건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에 정부나 지자체에서 돌봄 종사자의 권익보호와 처우 개선을 위해 컨설팅과 운영자 교육, 녹음기와 같은 안정장비 보급 및 문제 수급자 2인 1조 근무 등 처우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지자체에 이러한 지원 사업비가 돌봄 종사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지, 더 나은 개선책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소통하는 자리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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