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농민회, 농자재 지원조례 청구인명부 시의회에 전달

농자재지원조례 제정 주민발의 청구서명 완료 및 제출 기자회견. ⓒ배현섭
농자재지원조례 제정 주민발의 청구서명 완료 및 제출 기자회견. ⓒ배현섭

[당진신문=배현섭 수습기자] 당진시농민회가 농민의 목소리를 담지 않고 필수농자재지원 조례를 제정한 당진시의회에 유감을 표했다.

최근 수입 농산물로 인해 농산물 가격은 폭락하고 있으며, 기후재난과 질병으로 농산물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농자재값은 폭등하고, 인건비와 대출금리는 상승해 농가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농가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는 ‘농자재지원 조례’를 제정해 농사를 지을 때 필요한 농자재 구입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당진시와 당진시의회도 지난 2일 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당진시농민회는 당진시 농자재지원 조례를 두고 “주민청구로 농자재지원조례를 준비하던 중에 시의회는 농민들과 협의 없이 조례를 제정했다”며 “농자재 가격의 50%를 지원하는 농민 측의 조례안과 다르게 지원기준이 농자재 인상차액 정도에 그쳤다”고 반발했다.

당진시농민회에 따르면 당진시 농자재지원 조례에서는 필수농자재 지원 가격을 책정하는 기준을 해당 연도 직전 3개년의 농자재 평균 가격과 당해연도의 가격을 비교하고, 당해 연도의 가격이 3개년 평균가보다 높으면 차액을 지불한다. 단, 지원 총액 상한은 농가별 100만원으로 한다. 

반면, 당진시농민회는 인상차액이 아닌 농가별로 구입 한 농자재 가격의 50%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농자재지원조례를 준비해왔다. 당진시 농민과 당진시의 지원금액에서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이에 당진시농민회는 지난 5일 당진시청에서 농자재지원 조례를 개정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농자재 지원조례 제정 주민 발의 청구인 명부를 당진시의회에 전달했다.

농민회가 농자재지원조례 제정 주민발의 청구 서명 3,303장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배현섭
농민회가 농자재지원조례 제정 주민발의 청구 서명 3,303장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배현섭

당진시농민회 이종섭 회장은 “농업과 농촌을 지키고 있는 농민에게 더 이상 희망은 없다. 다가올 설 명절에 풍성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이웃들과 정을 나누고 기쁨을 누려야 할 농민들은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고물가의 주범이 된 지 오래”라며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있는 농민도 제 자식에게 농사를 대물림 않고 있으며 우리 사회 그 누구도 스스로 농사를 짓겠다고 나서는 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농민들과 뜻있는 시민들이 뜻을 모아 파산과 소멸위기에 놓여 있는 농업 농민을 지원하고자 필수농자재지원조례 주민청구 서명에 나선 것이 지난해 11월 7일이었다. 농사에 필요한 자재비에 대해 일정 부분을 지방정부가 지원해 준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라며 “농민들과 시민들이 서명지를 들고 마을과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한 사람, 한 사람 서명을 받은 서명지 3303장을 당진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에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의회는 농민회와 시민단체에 논의나 협의도 없이 조례 제정을 준비했고,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이에 대해 농민회는 유감을 표명한다”며 “필수농자재 지원조례 청구 서명지는 소중한 뜻과 따뜻한 정성이 모인 시민들의 요구이다. 당진시장과 시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은 농민들과 농민들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요구에 조속히 답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진시농민회는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거부권을 두둔한 정용선 국회의원 예비후보를 규탄하기도 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값의 안정을 위해 쌀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는 생산비 보장을 위한 법안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양곡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당진시농민회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 송악농협결산대의원총회 자리에서 인사를 하던 정용선 예비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거부는 농민을 위해 잘한 일이다. 양곡관리법이 통과되면 쌀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당진시농민회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이 어떤 법인지 알고 하는 소리인지 물을 수밖에 없다. 농민들은 농사를 시작하는 바쁜 시기임에도 거부권 행사하는 윤석열을 거부한다며 규탄 시위를 벌였다”며 “농가당 한 해 농업소득이 948만원, 농민들의 소득은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입쌀에 대한 근본적 대책 없이 쌀값 안정화 운운하는 것은 농민을 농락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정용선 예비후보는 농민들의 처지와 한국 농업의 현실을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눈감고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인가”라며 “정용선 후보는 3백만 농민들에게 머리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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