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나 본 사람> 당진 축산업협동조합 조합장 차선수

우리나라 축산 농가들은 그간 축산폐수 해양투기 금지, 동물복지를 위한 현대식 시설, 구제역과 AI 방역대책을 위한 각종 환경규제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세계 각국과의 FTA가 발효됨에 따라서 수입산 육류가 밀려 들어고 있다. 이에 따른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될 입장이다. 이에 관한 말씀을 듣고자 당진축협 차선수 조합장을 찾아뵙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한우가격은 호주산보다 3, 4배 정도 비쌉니다. 더욱이 넓은 초지로 조성된 목장에서 방목하고 있는 호주나 유럽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이 현대화시설이나 구제역이나 AI 등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축산경영환경에서 자란 육류들이 값싸게 수입되어 우리나라의 소비시장을 점차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그간 국내 축산 농가들은 이에 대비해 나가고자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각국과의 FTA를 체결되고 있어 사실상 관세율이 제로수준으로 낮아지게 됩니다. 이는 결국 수입 산 육류와의 가격경쟁에서 더욱 불리해 질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이런 한계성을 인식하고 있는 영세축산업자들은 자진 사업을 포기해 사실상 우리나라 축산업도 전문 축산농가의 비중이 8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최근 농축산식품부는 ‘친환경 축산진흥을 위한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산지생태 축산단지와 친환경축산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대대적인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어 당진 축협에서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축산 농가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습니다.”라고 당진 축산농가의 지속적인 발전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음을 밝혔다.

“저도 지난 30년간 정아농장을 경영하여 왔지만 우리나라에서 영세한 축산 농가들이 생존하여 나간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절감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 각종 환경규제로 막대한 현대식 시설투자를 요구하고 있고 세계 각국과의 FTA가 발효됨에 따라 수입산 육류의 소비시장 비중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5년 후, 10년 후의 사업계획을 추진하기 보다는 당장 생존과 관련된 자그마한 일부터 차분하게 시작하여야 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우선 판매 유통을 원활히 하여 축산 농가들이 제 값 받고 생산된 축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이을 위해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녹용, 꿀 등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모든 축산물이 판매할 수 있는 대형 축산물 판매장을 종합청사 안에 개설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오리 송아지 경매장 부지 내에 세워질 대형 플라자, 하나로 당진점, 합덕점 등에서도 판매창구를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값싸고 고품질의 사료를 생산하기 위해서 현재 일생산량 220톤 규모로 생산되는 사료공장을 400톤 규모로 증설되는 새로운 사료공장을 준공시켜 이전을 마무리 지을 계획입니다. 그리고 태양광발전소 임대사업을 주관하여 축사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여 한전에 전기를 팔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라고 당장 생존과 직접 관련된 일부터 마무리하여 나가겠다는 당진축협 조합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축산농가의 희망은 규모경제를 갖춘 경쟁력 있는 축산단지를 조성하는 것
우리나라에서 축산업의 6차산업화에 성공한 사례로 안성 팜랜드를 들고 있다.
안성 팜랜드는 1969년, 독일로부터 차관자금을 유치하여 젖소 200마리와 낙농시범목장을 건설한 한독낙농시범목장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소나 돼지, 닭(달걀 포함) 등이 유기축산물로 인증 받아 친환경농업육성법에 의해 100% 유기농 원료로 만들어진 유기사료만 먹여 키우며 유기물질 외에는 단 0.1%의 화학물질이나 항생제도 허용되지 않고 있는 유기축산물 생산지로 유명하다. 더욱이 지금까지 기르는 축산업에서 보고 즐기는 축산업으로 전환되어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다양한 감성 학습체험을 제공하는 축산업의 6차산업화까지 완성시켰다.
“안성 팜랜드는 국내에서 모든 축산농가들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가축들은 초원의 풀을 먹고 자라고, 그 분변은 유기농 퇴비가 되어 풀을 자라게 하며, 그 풀은 다시 유기농 사료가 되어 가축을 길러내는 곳입니다. 한 줌의 풀도 버려지지 않고 오염물도 나오지 않는 자연과 자원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더욱이 목장이 체험관광지로 변신하여 어린아이들이 가축과 같이 놀고 먹이도 주고 분뇨도 치워보고 고기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들판과 사육장이 1차 산업인 축산업과 2차 산업인 농축산물 가공업, 3차 산업인 음식업·숙박업·관광업이 서로 결합한 6차 산업화를 성공시킨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축산농가의 희망인 안성 팜랜드를 소개하였다.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6%에 불과하다. 더욱이 100% 자급하고 있는 쌀을 제외하면 5%에 불과 한다고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곡물생산이 감소되고 있어 곡물가격 급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육류시장까지 해외 수입산에 내준다면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식량안보란 먹거리 생산은 국내에서 안전한 방식에 의해서 생산되어야 국민들이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자는 정책입니다.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 정책과제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곡물 자급자족을 통한 식량안보정책은 농업의 6차산업화라는 실현 불가능한 정책목표를 내세워 결국에는 실패로 마무되었습니다. 그래서 FTA체결을 앞두고 농민들을 살리겠다는 정책이 오히려 농민경제를 더욱 피폐하게 만드는 꼴이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충청남도에서는 안희정 지사를 중심으로 하여 3농 정책을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농민 스스로 농촌문제를 해결하여 나간다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중앙정부의 지원책이 요구되는 것이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축산 농가들은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라고 중앙정부의 축산지원정책과 축산농가의 적극적인 참여로 축산문제는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중앙정부에서 추진되는 축산단지 조성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2014년 1월, 농축산부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우리나라 축산업이 농림업 생산액의 35%를 차지하는 중심축이며 육가공, 사료 등 전 후방연관 산업을 포함할 경우 연간 56조원 생산규모에 36만명이 종사하는 국가경제의 중추적인 산업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욱이 소득향상으로 곡물소비는 크게 감소되고 있는데 반해 축산물의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축산업을 지속적인 발전기틀을 마련하고자 정부는 “12년 0.7%에 불과한 친환경 축산물(유기동물복지) 공급비중을 ‘17년까지 5%로 늘려 나가고, 가축분뇨 공동 자원화율은 9%에서 17%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게 되었다. 결국 친환경 축산단지를 조성하여 친환경 축산환경 조성과 유기축산물 생산체제를 갖춰 나가야 축산 농가들이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수 있다.
“농축산부의 ‘친환경 축산진흥을 위한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산지생태 축산단지와 친환경축산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산지생태축산이란, 산지를 활용하여 조사료를 확보하고 동물복지 등을 고려한 친환경 시범농장을 육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2016년까지 시범사업 6개소를 조성, 국내에서 적용 가능한 산지생태축산 모델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지역별 여건에 따라 체험·관광 등과 연계(6차산업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입니다. 시범사업을 지난해부터 화성, 경주, 상주, 보성, 장흥 등 5개소를 대상으로 오는 2017년까지 추진할 계획입니다. 개소당 면적은 10ha이상으로 하고, 축종별로 특성에 맞게 최소기준(가이드라인)을 설정,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2018년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시켜 조성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라고 축산단지 조성에 대한 중앙정부의 계획을 설명하였다.

친환경축산단지란? 친환경적으로 사육할 수 있도록 주거지와 떨어져 있고 차단방역이 용이한 유휴지 등을 활용하여 축산농가의 단지화를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 전남 보성에서는 2017년까지 230억을 투자하여 10 - 15농가가 15ha에 한우 2천두를 대상으로 하는 친환경축산단지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는 거대 자본이 영세 축산 농가를 지배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축산 농가들의 조합형태로 운영되는 친환경 축산단지가 조성되고 있어 시름만 깊어가던 축산농가에 새로운 희망의 빛줄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당진시는 홍성군과 함께 충남 축산을 주도하여 나가고 있습니다. 즉 닭 사육은 527만수로 전국 1위, 젖소는 1만두로 천안에 이어 2위, 돼지는 31만두로 홍성에 이어 2위, 한 육우는 3만두로 4위에 올라 축산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당진시는 한국의 축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될 입장입니다. 더욱이 농축산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산지 생태축산단지와 친환경 축산단지 조성사업은 축산 농가들이 자체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절호의 찬스를 잡아 당진 축산농가들이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입니다. 이를 통하여 당진시 축산 농가들이 지속가능 발전의 기틀을 마련해야 됩니다. 그렇지만 영세 축산 농가들이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란 보다 많은 설득과정이 요구된다고 생각됩니다. ”라고 친환경 축산단지 조성사업의 어려움을 토로하였다.

현대제철은 우분이 석탄을 대체할 만한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고 지난 3년간 우분을 활용한 친환경 제선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다. 우분은 국내에서 연간 2,300만t 정도 발생(건식 기준 350만t)하지만 극히 일부만 퇴비로 활용될 뿐 대부분은 별도의 비용을 들여 정화처리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1t의 우분 연료(건조 고체연료) 사용으로 6.5t의 축산폐기물이 자원으로 탈바꿈되면서 1.5t의 온실가스가 줄어드는 환경적 효과와 더불어 수입원료 대체 및 원가경쟁력 향상 등 경제적 효과도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다.
“중앙정부에서는 축산폐수나 축산분뇨를 퇴비화나 액화를 통하여 자연 순환 유기농체제를 구축하고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신뢰받을 만한 수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직하면 현대제철에서 우분을 미분탄(석탄)과 혼합해 사용하기 위한 평가사업까지 실행하고 있겠습니까? 좀 더 깊이 있는 연구와 실증이 뒷받침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친환경이란 각종 축산오염물질이 농산물 생산의 밑거름이 되고 자연의 회복력에 의해서 정화될 때 완전한 자연순환 농법이 완성될 수 있는 것입니다. 각종 부작용으로 오히려 환경오염이 발생한다면 불필요한 낭비에 불과할 것입니다. 때문에 친환경 축산은 좀 더 완전한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라고 지나친 친환경방안을 추진하기 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하여 나가야 된다고 강조하였다.

축산업은 식량안보차원에서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중에서 친환경 축산단지 조성 사업은 당진 축산 농가들에겐 경쟁력을 강화시킬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과의 FTA 체결로 밀려들어오는 수입산 육류와 경쟁에서 이겨내야 한다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축산 농가들에겐 유일한 돌파구가 될 것이다. 당진 축협에서도 이런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축산 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당진시에서 마련하고 있는 축산단지 조성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나가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환경전문기자 김종서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