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길 바라는
당진시장애인복지관 민선홍 대리

당진시장애인복지관 지역사회지원팀장 민선홍 대리. ⓒ김정아
당진시장애인복지관 지역사회지원팀장 민선홍 대리. ⓒ김정아

[당진신문=김정아 시민기자] 한 동네에서 삶의 깊은 소리와 따뜻한 손길을 전하며, 사회복지의 가치를 실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당진시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민선홍 대리인데요.

민선홍 대리는 사회복지 전문가로 그의 봉사 정신은 동네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사람들 사이에서 친근한 대화로 신뢰를 쌓아가며, 소외된 이웃들에게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실천가로서 그가 실천하는 가치 중 하나는 ‘가장 낮은 사람이 되다’입니다.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고 있는 동네일꾼 민선홍 대리를 만나봤습니다.

●사회복지에 대해 어떤 이유로 관심을 갖게 됐나요?

제가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간경화를 앓고 있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던 학교 선배가 있었는데요. 마을에 살던 선배들과 함께 모금활동 및 사연을 알리는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대전역에서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소리를 지르며 모금활동을 했고, 처음에는 저희를 믿지 않았던 시민들이 일주일이 지나자 캔 커피도 주시고, 우동 한 그릇도 내어 주시더군요. 이러한 과정으로 5백여 만원의 성금이 모아졌는데요. 

방송에 사연이 전파되면서 ‘내가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될 수 있구나’는 것에 매료됐고, 그 때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습니다. 이후 예고 진학의 꿈을 포기하고 사회복지사의 장래 희망을 가졌고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체, 뇌병변 장애 당사자로 구성된 정기산악회 달팽이산악회 활동 사진. ⓒ당진시장애인복지관 제공
지체, 뇌병변 장애 당사자로 구성된 정기산악회 달팽이산악회 활동 사진. ⓒ당진시장애인복지관 제공

●당진시장애인복지관에 근무하게 된 계기는?

대학을 졸업하고 경기도 광명시와 서울시, 경상북도 구미시를 거쳐 당진시로 오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불안정한 삶을 살았지요. 그렇게 상경을 하고 2년 이상 근무한 곳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점차 흘러 사회복지를 그만두려고 했을 당시 저를 지도해 주신 슈퍼바이저가 당진시장애인복지관 관장으로 부임하셨다는 소식을 들었고, 입사 지원을 했는데 다행히 면접에 합격해 2019년 8월부터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5년만 있어보자 했는데, 벌써 5년 차가 됐습니다.(웃음)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저는 복지관에서 지역사회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데요. 당진시의 장애 주민과 그 가족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보통의 일상을 살아가도록 다리 역할을 하는 업무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조력자들이 필요한데요. 주변의 사회복지 유관기관이나 주민들을 먼저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의견을 여쭙는 ‘걸언’을 통해 답을 얻고 관계를 잇고자 합니다. 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다양한 주민모임과 활동을 의미하는 스몰스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는 없기에, 역량 내에서만 시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마포구 사회복지사를 중심으로 모인 클랑클랑 합창단 첫번째 정기연주회 사진. ⓒ당진시장애인복지관 제공
서울시 마포구 사회복지사를 중심으로 모인 클랑클랑 합창단 첫번째 정기연주회 사진. ⓒ당진시장애인복지관 제공
충남장애인복지관 협회 네트워크 모임 단체사진. ⓒ당진시장애인복지관 제공
충남장애인복지관 협회 네트워크 모임 단체사진. ⓒ당진시장애인복지관 제공

●일을 하다보면 어려운 상황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때로는 한계에 부딪히기도 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요. ‘제가 행했던 사회복지실천이 당사자가 원하는 삶에 기여하는 것에 있어 부합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내가 만나는 당사자의 문화적, 경험적, 관습 등을 이해하려고 했는가?’에 대한 자기성찰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사회복지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아직 많이 있습니다만 그것을 직시하고 규명하고 해결해야 하는 것은 우리 사회복지사들의 역할입니다. 물론, 발견부터 해결까지의 그 과정이 큰 부담이 되겠지만 ‘당사자’와 ‘마을’이 협동한다면 꼭 해결될 거라 생각합니다. 

●복지관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사회복지는 ‘사람과 사람을 잇고 사람에게 닿도록 돕는 일’ 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 중심의 실천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대안과 방법을 찾고 실천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나의 정체성이 형성될 것입니다. 

사회학, 인류학 등의 거창한 것을 중심으로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주변의 것, 작은 것부터 관심을 가지고 ‘왜?’ 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 해답은 경험에서, 책에서, 대화를 통해 얻기도 하지요. 그런 일련의 과정과 경험으로 자신만의 가치와 철학이 세워질 것입니다. 

당진 기사회생동아리 모임. ⓒ당진시청 제공
당진 기사회생동아리 모임. ⓒ당진시장애인복지관 제공

●앞으로 어떤 갑진년을 보낼 계획인가요?

직장과 가정, 인간관계, 감정, 판단, 역경, 보이지 않는 곳 속에서의 균형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조그마한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마음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사회복지 실천가로서 다짐은 두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첫째는, 당사자를 돕는다는 문제를 들추어내려 하고, 약자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 천천히 주민을 알고자 합니다. 

둘째는, 장애친화마을을 만드는데 그 초석을 다지고자 합니다. 그리고 성과를 주민과 동료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저희는 지역을 중심으로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입니다. 지역을 안다는 것, 주민을 안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저 복지관 사업을 위해 주민들을 만나기만 할 뿐 실제 주민들의 욕구를 잊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점검하고, 마을과 관계를 맺고, 함께 성장하고자 연대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상호 대등한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 도움과 정을 주고받아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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