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계획 안갯속 놓인 ‘나’동
2024년 1월 1일자로 폐쇄 결정

당진전통시장 나동 건물 내부의 벽은 오랫동안 닦이지 않은 곰팡이와 때로 지저분했다. ⓒ지나영
당진전통시장 나동 건물 내부의 벽은 오랫동안 닦이지 않은 곰팡이와 때로 지저분했다. ⓒ지나영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안전등급 D등급을 받은 당진전통시장 ‘나’동에 대한 정비사업 계획이 안갯속에 놓인 가운데 당진시가 2024년 1월 1일자로 ‘나’동의 시설물 폐쇄를 결정했다.

읍내동 145번지 일원에 위치한 당진전통시장은 당진어시장(가동)과 상설시장(나동), 정기시장(다동, 라동) 등 4개의 건축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상설시장(나동)은 지난 1974년 준공됐으며, 지상 1층과 지상 2층으로 이뤄져 있다. 구조는 철근콘크리트라멘과 조적조다. 정기시장 다동은 1974년에 그리고 라동은 1973년에 준공됐으며, 두 건물의 구조 역시 철근콘크리트라멘과 조적조이며, 지상 1층으로 구성돼있다.

지난해 8월 당진시는 당진어시장을 제외한 당진전통시장 ‘나’, ‘다’, ‘라’동을 대상으로 정밀안전진단에 착수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용역 결과 나동은 D등급, 다동과 라동은 C등급으로 최종 판정됐다. 용역 보고에 따르면 나동은 철근이 부식되고, 단면결손으로 내력이 부족하는 등 긴급한 보강과 안전조치가 필요한 부분이 발견됐으며, 연직하중은 D등급, 지진하중은 E등급을 받았다.(관련기사:당진전통시장 정밀안전진단..C·D등급 판정, 1476호)

이처럼 D등급의 건축물은 2년 이내에 법적 의무 사항을 따라야 한다. 당진시 전통시장 나동의 경우 지난 2021년 11월 19일부터 12월 14일까지 정기안전점검을 실시한 만큼 올해 12월 31일까지 신개축 또는 보수·보강을 착수해야 한다.

하지만 나동은 워낙 오래된 건물인 만큼 보수와 보강을 하더라도 내부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최근 지속적으로 오른 건설자재 가격 탓에 나동을 철거하고 다시 건물을 세우기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진시는 지난해 충남개발공사를 통해 주상복합건축물로 공영 개발을 시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상인들의 반대로 시행하지 못했고, 나동의 정비계획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전통시장상인회에서 민간개발 시장정비사업 제안서를 시에 접수했다. 즉, 시유지인 나동을 민간 사업자가 매입해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제안서를 접수 받은 당진시는 상인회와 여러 차례 합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시장정비사업 계획은 구체화하지 못했고, 결국, 시장정비사업 계획을 두고 당진시와 상인회 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예정된 법정 의무 기간이 다가왔다.

이에 당진시는 당진전통시장 안전등급 D등급에 따른 상설시장(나동)의 시설물을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29일 당진시장상인회 측에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 내용에 따르면 상설시장(나동)에서 영업은 2023년 12월 31일자로 종료하고, 시장을 폐쇄할 것인 만큼 현재 영업 중인 상인들은 자진해 시설물과 진열 상품 등을 철거해야 한다.

그리고 상인회 측에는 12월 20일까지 당진시와 상인 그리고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시장정비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민간개발 제안서 제출을 요구했다.

당진시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12월 31일자로 폐쇄한다고 공문을 발송했지만, 상인들의 생계가 달린 만큼 무조건 나가라는 것이 아니다”며 “안전등급에서 D등급을 받았고, 언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만큼 사용하지 않는 시설물은 우선 폐쇄해야 할 것이며, 건물에서 영업하는 상인들도 이 부분을 염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통시장을 민간으로 개발한다면, 충남도 심의도 받고, 공유재산심의 등의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수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리고 시유지를 매각하는 일인 만큼 시에서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임시시장 개설과 시장 정비방향에 대해서는 간담회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갖도록 할 것이며, 향후 개발 과정에서 상인과 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구체적이인 정비 방안을 수립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당진 #당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