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형동 칭다오 대학 석좌교수

한형동 칭다오 대학 석좌교수.
한형동 칭다오 대학 석좌교수.

天下雖興 好戰必亡(천하수흥 호전필망), 天下雖安 忘戰必危(천하수안 망전필위). 

천하가 아무리 융성해도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하고, 나라가 비록 태평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태로워 진다. 이는 중국 고대 병법서인 사마법(司馬法)에 나오는 명언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무장정파 간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면서 새로운 중동전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를 보고 얼마전에 미국의 전 국방부 중국 담당국장 조셉 보스코는 “이스라엘전 다음에는 중국과 대만간의 전쟁이 그 다음은 한반도 전쟁이 발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도 이미 다음 전쟁으로 한반도 전쟁을 언급한 바도 있다. 

북한은 요즘 러시아로 수백만발의 포탄을 보내면서 본격적인 북러 군사협력을 시도하고 있다.  이 거래로 러시아가 북한에게 핵잠수함 및 스텔스 전투기 기술을 전수하거나 무기들을 제공할시 한국은 상당한 안보 위험에 직면할 것이 우려된다. 가히 한반도 안보상황의 레드 시그널 지수가 한층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전 한미일 3국 정상은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간 안보경제 협력체제 출범을 선언했다. 명실공히 아태지역 내 최강의 ‘안보. 경제 블록’이 탄생한 것이다. 이로써 우리 국가 안보가 공고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에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가 북중러를 자극하여 신냉전 체제 돌입이라는 역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우리의 일부 정치인들과 학자들사이에서는 전쟁 위험성을 거론하는 자도 있다. 이들은 현재 중국이 미국에 패권 도전을 하자,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는 소위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에 빠질 것을 우려한다.

또한 이들은 ‘동맹에 대한 의존성이 큰 나라는 동맹국의 도움으로 안보는 튼튼해지지만 반면에 동맹국이 적대국과 분쟁이 발발할 시 이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는 ‘동맹의 안보딜렘마(security dilemma)’ 현상도 걱정한다. 

예를 들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중일간 분쟁이 발발할 시 한국이 미국과 함께 이에 개입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중 양국 전쟁은 자칫 3차대전으로 비화되어 인류의 공멸을 가져올 수 있기에  발발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허나 전 미 국방부장관 캐스퍼 와인버거는 그의 저서 '더 넥스트 워(The Next War)'에서 “만약 대한민국이 멸망한다면 간첩과 주사파의 공작에 의한 내전에 의해서 일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최근에는 이 책을 근거로 한 동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어 화제다. 이 동영상 내용은 대략 이렇다.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시위와 태극기 세력이 극렬하게 충돌하면 북한의 간첩들이 우리 경찰복과 군복으로 위장하고, 촛불시위대에 사격을 가한다. 그러면 촛불시위대가 쓰러지고 이성을 잃은 촛불시위대는 경찰의 총을 뺏아 경찰을 향해 난사한다. 이어서 북한은 남한 내 지하조직과 종북 좌경분자들을 통해 내전 상태를 만든후 특수부대가 들어와 대한민국을 접수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가상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만약 한반도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력상 재래식 무기는 우리가 월등하나 문제는 북한의 핵과 생물화학무기 등 전쟁 승패의 관건이 되는 비대칭 무기는 북한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리가 열세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핵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다. 이미 북한은 핵 고도화의 단계에 있고 핵을 필요시에 사용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핵은 핵으로 막아야 한다. 즉 핵 이론상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 ,MAD) 전략에 의거, 우리도 핵을 갖는 방법 외에 다른 주장이나 전략은 한낱 외교적 수사(diplomatic rhetoric)에 불과하다.

현재 한미간 핵협의그룹(NCG)운용이나 미국의 핵잠함과 B-52 폭격기 등 전략자산 전개로 북한을 아무리 위협한들 김정은 집단은 이에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솔직히 우리 국민도 북한을 압도하는 핵무기가 한국에 배치되지 않는 이상 100% 안심할 할 사람은 별로 없다.

혹여 “이기는 전쟁보다 더러운 평화가 낫다”고 떠드는 전쟁과 평화의 군사적 개념도 모르는 정상배들은 핵무기의 한국 배치를 반대할지 모르겠다. 잠꼬대 같은 오판이다

문제는 미국이 핵확산 금지 정책과 한국을 관리하기 위한 레버리지(leverage)로 활용키 위해 핵무기의 한국 배치를 반대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도 우리는 미국을 설득하여 우리가 핵무기를 자체 생산하거나 나토처럼 한국에 미국의 핵무기를 반입한 후 한미가 공동 사용권 행사를 하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당장 핵보유가 힘들다면 우선 한미간 원자력협정을 개정, 일본처럼 우리도 핵연료 재처리를 자유롭게 하여 프로토늄을 비축함으로써 잠재적 핵보유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

한편, 전쟁은 무기의 우열이 승패를 좌우하지만 그 못지않게 군의 사기와 국민의 정신자세가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현실은 어떠한가? 국론은 분열되어 여당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증진을 강조하고, 야당은 북한의 위장 평화전술에 속고서도 아직도 대북 평화론에 매달리며 반일 감정만을 되삭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 병사들중에는 천안함 폭격사건시에 자기 부모에게 전화하여 “정부가 전쟁을 하려는데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 지하에 계신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가 들으시면 얼마나 통탄하실 일인가. 이런 병사들의 애국심과 사기가 결여된 군대가 과연 한반도 전쟁이 발발하면 이리떼 같은 북한군을 대적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군에 가보지도 못한 사회 고위층이나 이기적이고 정파적인 정치인들중에는 전쟁이 발발하면 자신은 물론, 자기 자식들을 전쟁터로 내보낼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아마도 이들은 전쟁 기미가 돌면 자기 가족 이민 수속하기에 민첩한 행동을 보일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은 전쟁을 선포하고 예비군 동원령을 내리자 미국에 유학중인 이스라엘 여대생은 소집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조국전쟁에 참전하겠다”고 이삿짐을 쌌다고 한다. “엄마 전쟁이 두려워요, 전쟁을 막아주세요! 라며 한심한 넉두리를 하는 우리 병사들과 너무나도 극명하게 비교되는 대목이다. 

전쟁론의 저자 크라우제비츠는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다”라고 정의했다. 이 말은 전쟁은 정치에 종속되는 위험영역이기 때문에 위정자들의 확고한 전쟁관과 국가수호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우리 국정책임자들과 정치지도자들은 이 명언의 의미를 되새겨 국가안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세계 2차대전의 영웅 몽고메리 원수는 “힘있는 국가만이 평화라는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도 고도의 국방력을 기르면서 힘없는 평화타령은 접고, 국민 모두가 단결하여 북한의 전쟁도발에 철저히 대비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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