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연 당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조상연 당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조상연 당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며칠 전 20만 자족도시라는 말이 당진시의 언론브리핑에서 나왔다. 당진시장은 각종 행사장에 가서 20만 자족도시를 말하고 있다. 아마도 당진시는 2040년 인구목표를 20만으로 잡을 모양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도 인구 50만을 논하던 때가 있었다. 2008년 발표한 ‘2025 당진 도시기본계획’에는 50만이였고, 2013년 발표한 ‘2030년 당진 도시기본계획’에도 45만이였다. 이 이해가 되질 않는 인구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선형계수가 어떠니 사회적 증가요인이 저쩌니 하면서 설명을 하였다. 

그러나 당진시가 중앙정부에 제출한 이 도시계획은 인구계획이 과하니 30만으로 줄이라는 통보를 받는다. 5억여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용역의 결과가 한낱 망상으로 취급받은 셈이다. 이에 대해 당진시는 ‘행정은 때로 시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이 정말 별일이 아닌가? 도시기본계획은 지역의 공간구조와 사회적 여건 등을 분석해 지역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 및 미래 비전을 수립하기 위한 것으로, 도시정책운영에 기초이다.  뻥튀기 된 인구추계는 시가화 예정지, 주택수요 등을 과잉으로 계획하게 한다. 이로 인한 자원과 혈세의 낭비는 결과적으로 시민의 삶을 피폐하게 한다. 이미 당진은 그동안의 잘못된 인구추계에 맞추어 계획을 수행했으니 지금의 도시인프라는 50만 인구에 맞춘 것이리라. 우리는 50만이 부담해야 할 인프라를 17만이 운영해야 하니 뽕이 빠질 일이다. 

‘자족도시’는 인구에 어울리는 적절한 경제활동과 도시기반시설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잠재력과 활력을 갖춘 도시이다. 즉 자족도시는 충분한 고용, 편리한 생활, 쾌적한 환경을 갖추어야 한다. 

자족도시는 도시 내의 취업기회와 밀접하다. 그래서 공공기관 및 기업체 유치가 가장 중요하다. 데이비드 오길비는 1971년에 런던 인근 신도시를 연구하여 일하는 사람의 80% 이상이 도시내에 취업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당진의 도시 내 취업 인구는 몇 %인지,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기업유치, 투자유치를 통하여 유발되는 일자리는 얼마며 실질적인 증가에 통계가 있는지 의문이다.

도시기반시설, 생활편익시설의 정도는 직장과 주거지의 근접성 즉 경제활동인구가 외부로 출퇴근하는 인구로 알 수 있다. 이는 도시 계획적 수단에 의해서 상당 부분 충족되는 것인데 당진시는 이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을까? 늘 당진에 직장을 가지면서 타지에 사는 사람이 문제라면서 정작 도시 내 일자리에는 무관심하다. 특히 젊은 여성일자리의 창출에 대해서 구호만 있지 개선된 것이 없다.

인구 규모가 클수록 성장의 잠재력이 확대되고 자족성이 높아지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상주인구는 매우 중요하다. 인구수는 예로부터 지방수령이 선정을 편 증좌로 언급되어왔다. 유리걸식이 횡횡하던 시절에도 물산이 풍부하고 가렴주구가 덜한 곳으로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요즘도 고용증가와 정주여건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런데 고용증가와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목표가 구체적으로 수치로 제시되었으며 그에 대한 성과 측정이 되었가? 

쾌적한 환경을 위해서는 주민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 제공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불필요한 자동차 의존성을 낮춰 대기오염과 토지 소비를 감소시키고 적절한 녹지공간으로 쾌적한 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필요한 서비스의 수준에 대한 조사는 되었는가? 

당진시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할 수 있는 인구, 자본, 시설의 적정규모는 알 길이 없다. 어제는 50만, 이제는 20만이라니 말이다. 구호는 숫자로 표현된 목표가 명확할 때 실현 가능하고 그 숫자는 현 상황에 대한 냉철한 직시가 선행되었을 때 설정될 수 있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위가 뒤 따라야만 하는 것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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