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천면 ‘연필 인물화’ 강습반

면천면주민자치센터가 개설한 연필인물화 수업을 하고 있는 이숙헌 강사. ⓒ김진아
면천면주민자치센터가 개설한 연필인물화 수업을 하고 있는 이숙헌 강사. ⓒ김진아

[당진신문=김진아 시민기자] 면천면의 한 교육장. 20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이 연필을 들고 도화지를 채우는 모습은 여느 미술학원과 진배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연필을 쥔 손마다 새겨진 세월의 깊이 정도일까.

면천면주민자치센터가 개설한 연필인물화 수업에 면천면과 인근 주민들이 모였다. 주로 60대 이상의 학생들이 모인 이 수업은 닮게 그리기를 지양한다. 수강생들은 자신들이 살아온 세월을 담아 개성있게 그리기를 지향한다.

연필인물화 수업을 이끄는 이숙헌 강사. ⓒ김진아
연필인물화 수업을 이끄는 이숙헌 강사. ⓒ김진아

연필인물화 수업을 이끄는 이숙헌 강사는 “저는 수업할 때 너무 닮게 그리려고 노력하지 말라고 한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겁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천면에서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수업은 이숙헌 강사의 삶의 목표이기도 하다. 장애인복지관에서도 5년이 넘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신체·환경적 요인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배우고자 하는 학생이 있다면 직접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숙헌 강사는 “저도 깜짝 놀랐다. 이렇게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라면서 “처음에는 나이도 많고 그림도 그릴 줄 모르는데 적응 못할까봐 걱정이라는 문의 전화가 많이 왔다. 하지만 막상 오시면 정말 즐거워 하시고 다른분들께 소개해서 데리고 온다”고 미소를 지었다.

임정임(63) 학생. ⓒ김진아
임정임(63) 학생. ⓒ김진아

연필인물화 수업을 듣고 있는 임정임(63)씨는 “사실 그림을 예전부터 그리고 싶었는데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못하다가 마침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고 얘길 들어서 오게 됐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재미도 있고 자기발전을 위해서 정말 좋은것 같다. 시골에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셔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민순덕(75) 학생. ⓒ김진아
민순덕(75) 학생. ⓒ김진아

민순덕(75) 씨는 “내 소원이 우리 가족 사진을 한번 그려서 벽에다 걸어놓는 것이었는데 꿈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며 “고맙고 즐거워서 진짜 이런 그리는 그림이 있으면 나이가 80이 돼도 그릴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동길(63) 학생. ⓒ김진아
김동길(63) 학생. ⓒ김진아

유일한 남자 수강생이라는 김동길(63) 씨는 “사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이걸 알게 됐다. 저뿐만이 아니라 하고 싶은데 몰라서 못하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분명히 그런 측면에서 홍보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인기가 계속되다 보니 애초 3개월로 계획되었던 수업이 6개월로 연장되면서 10월에는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이 전시회에는 수강생들이 그린 인물화는 물론, 면천의 역사를 대표하는 남문, 향교, 골정지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주로 60대 이상의 학생들이 모인 이 수업은 ‘닮게 그리기’다. ⓒ김진아
주로 60대 이상의 학생들이 모인 이 수업은 ‘닮게 그리기’다. ⓒ김진아

이숙헌 강사는 “스무명 가까이 되는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많지 않은데 면천교회에서 장소를 빌려주셨다. 시원하게 에어컨도 틀어주시고 음료수도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다”며 “10월 중에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는데 수강생들이 그린 그림을 보시면 정말 재밌을 것”이라며 관람을 당부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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