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로 현대제철 및 소들섬 관련 시민대책위 공동상임대표

김학로 현대제철 및 소들섬 관련 시민대책위 공동상임대표 ⓒ당진신문
김학로 현대제철 및 소들섬 관련 시민대책위 공동상임대표 ⓒ당진신문

당진은 전국 최대의 당진화력발전소가 있고, 전기를 송전하기 위한 송전탑이 528개나 세워져 있어 전국에서 송전탑이 가장 많은 도시이다. 모두 국가적으로 필요해 설치된 산업시설이라고 하지만 당진 주민에게는 일방적 피해만을 강요하는 흉기일 뿐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송전탑이 얼마나 많이 설치되어 있는지 당진시 모든 읍면에 빠짐이 없고, 당진의 시민 모두는 언제든 눈을 뜨면서부터 잠들 때까지 바라 보지 않을 수 없다. 송전탑의 문제는 단순한 미관상의 문제나 토지 가격 하락 같은 재산상 피해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당장 농사가 되지 않아 문제이고, 마을 주민이 집단으로 암에 걸려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주고 있다. 그래서 당진 사람이라면 억만금을 준다거나 그 이상의 어떤 특혜가 보장되는 경우라도 송전철탑의 추가 건설은 안 된다는 생각뿐이다. 그런데 또 다시 당진에 송전탑이 건설되게 생겼다. YK스틸(대한제강)이 석문공단에 입주하면서 공장 운영에 필요한 송전시설을 위해 154KV 송전철탑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인허가 신청을 한 것이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당진에는 많은 시민에게 피해를 주는 송전철탑이 또 들어서게 된다. 더욱이 송전탑이 건설될 예정인 석문공단 주변은 모든 전선을 없애고 지중화를 통해 송전시설을 건설하기로 계획된 지역이라는데 문제가 심각하다. 

YK스틸은 부산에 있는 철강 생산업체로 석문공단에 제강시설을 새로 건설하기로 했는데 예정에 없던 송전철탑을 세워 전력을 공급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한전과 당진시에 책임이 있다. 

우선 한전은 이번 사태에서 석문공단에 입주하는 모든 업체에 원활한 전력을 공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한전은 석문공단에서 필요한 전력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 할뿐 아니라 당진화력발전소를 통해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을 증설할 생각은 하지 않고 다른 지역 시설에 쓰이고 있다는 이유로 YK스틸이 필요한 전력 공급시설을 자비로 설치하게 하였다. 

물론 향후 송전시설을 매입해 주겠다는 방침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당진시민에게 피해를 가중시킬 송전탑 건설 주체가 한전이 아니라고 호도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154KV 송전철탑이 앞으로도 필요하고, 원래 지중화 추진 구역인 이곳에 한전이 직접 송전탑을 건설하겠다고 하면 주민의 반발이 클 것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쉬운 YK스틸을 앞세워 송전탑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더욱 문제는 당진시의 입장이다. 이른바 기업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 부친 것이다. 전력공급이 원활치 않아 석문공단 입주를 고민하자 당진시가 개발행위 인허가권의 문턱을 낮춰 주면서까지 입주를 종용한 모양새다. 그리고 기업 유치에 성공했다고 선전했다. 

지방자치 시대에 시민을 위한 당진시라면 지역 공단에 입주할 업체의 전력 공급 문제에 대해 한전에게 지역의 희생을 통해 생산되는 전력이니 지역 업체에 우선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조처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당진시는 오히려 지중화가 예정된 지역의 계획마저 포기하면서까지 송전탑 건설을 허가해 주겠다고 나선 것은 꼴이다. 그래도 송전탑 건설에 따른 시민의 반발이 부담스러웠던지 3만 제곱미터 이상 개발행위의 경우 충남도에서 결정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를 내세워 충남도에 결정권을 이양하는 꼼수까지 부렸다. 

그 결과 당진시의 소원대로 YK스틸(대한제강)의 사업계획 인허가 문제는 당진시민의 눈치를 덜 봐도 되는 충남도 도시계획심의위원회 판단에 따라 결정되게 되었다. 어쩌면 당진시민 모두가 반대하는 송전탑을 당진시는 끝내 세우려고 하고 뜻대로 세워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번 YK스틸(대한제강)이 세우려는 송전철탑은 당진시민의 피해뿐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결과 석문호 유역의 환경적 피해가 예상됨으로 지중화를 통한 송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 당진시와 시민은 물론 환경적으로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송전탑 건설 사업을 두고 한전과 당진시의 행태에 대해 많은 당진시민이 우려하고 있다. 더 이상 당진에 송전철탑 건설은 안 된다. 

지금도 당진에는 송전철탑이 너무 많고, 당진시민은 지금 있는 송전탑으로도 피해를 감당하기 어렵다. 그러니 또 다시 송전탑이 들어선다는 것은 당진시민의 입장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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