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한 어르신 방치하고 의료처치도 안한 요양병원
낙상한 어르신 방치하고 의료처치도 안한 요양병원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2.07.31 14:00
  • 호수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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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20분경 침대 낙상으로 대퇴부 골절
발견 이후에도 진단·치료 전혀 이뤄지지 않아
“낙상 후 관찰·치료 이뤄졌어야..노인 방임 학대”

“입원 당일 침대에서 낙상한 어머니는 왼쪽 무릎 및 대퇴부 쪽에 파랗게 멍이 들었지만, 요양병원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사고 난 몇 시간 뒤에는 도시락을 거의 테이블에다 던져놓고 가다시피 했고, 어머니는 일어나지 못해 거의 짐승처럼 누워서 식사를 하셨죠”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지난 3월 당진의 한 요양병원에서 입원 중이던 80대 어르신이 침대에서 낙상했지만, 적절한 의료처치를 받지 못했던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를 두고 노인보호전문기관은 방임학대로 판정한 가운데 현재 해당 요양병원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어르신 A씨의 가족이 제공한 충남노인보호전문기관의 노인학대 조사 결과자료에 따르면 치매 2등급을 받은 어르신 A씨(89세)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 3월 13일 당진에 감염병전담 요양병원으로 후송돼, 저녁 19시 20분경 입원했다.

시설 CCTV 기록에 의하면 입원 당일 요양병원 측은 22시 54분 A씨의 바이탈 체크를 한 번 하고, 낙상 사고가 발생한 14일 새벽까지 A씨의 병실에 들른 직원은 없다.

14일 새벽 5시 24분경 A씨는 침상 측면으로 이동 후 앉아 있다가 미끄러지며 침대에서 낙상했다. 이후 6시 55분 간호조무사가 병실로 들어와 낙상한 A를 발견 후 혼자서 침상에 올리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또 다른 간호사와 함께 A씨를 침상에 올리고 병실 밖으로 나갔다.  

이후 요양병원 직원들은 A씨의 기저귀를 케어하고 바이탈만 체크했으며, 침상 간이식탁과 사이드가드를 테이프로 고정했다. 더욱이 그날 오후 17시 24분 A씨는 스스로 일어나지 못했지만, 직원은 식탁에 도시락을 놓기만 하고, 식사를 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A씨는 침대에 누워서 식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병원은 A씨의 낙상 이후 퇴원하는 19일까지 대퇴부 멍에 대해서 어떠한 진단 및 치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엄연한 조치의무 소홀이다.

A씨의 상태는 퇴원하는 날 요양원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요양원 진술서에 따르면 19일 11시경 요양병원 휠체어에서 요양원 봉고차로 이동 당시 A씨는 오른발로 겨우 땅을 디디고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아 힘겹게 차량에 탑승했다.

함께 동승한 요양보호사가 어르신에게 불편한 곳이 없는지 물었고, 이에 A씨는 “다리가 많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이에 왼쪽 다리를 확인한 결과 왼쪽 무릎 및 대퇴부 쪽이 파랗게 멍이 들어 있었고 심하게 부어있는 상태를 확인한 요양원 관계자는 심각성을 인지해 보호자(며느리)에게 연락하고, 서산의료원으로 후송시켰고, 응급실에서 대퇴부 골절 소견을 받았다.

어머니의 대퇴부 골절 소견을 받은 아들 B씨는 요양병원으로 사실 확인을 위해 면담을 요청했지만, 요양병원 측에서는 사전에 신체보호대 동의서를 설명했지만 보호자가 거부했다며 면담을 거절했다.

결국, B씨는 요양병원을 상대로 노인학대, 업무상 과실 치상, 의료법 위반 등 3개가 의심된다며 당진경찰서에 신고했으며, 지난 3월 22일 충청남도노인보호전문기관에 노인학대 조사를 요청했다.

2022년 3월 19일(토) 11시경 퇴원 이후 찍은 사진. 완쪽 무릎및 대퇴부에 파랗게 멍이 들어 있다. 사진 제공=제보자
2022년 3월 19일(토) 11시경 퇴원 이후 찍은 사진. 완쪽 무릎및 대퇴부에 파랗게 멍이 들어 있다. 사진 제공=제보자

아들 B씨는 “요양병원에서는 병원에 입소하기 전에 ‘낙상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신체 보호대 사용 동의를 요청했다지만, 며느리께서 극구 거부하지 않았냐’며 낙상 위험을 고지했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신체 보호대라는 용어도 쓰지 않았고, 결박이라는 용어를 썼으며, 의사 처방 없이 보호자한테 신체 보호대에 관련된 통보는 의료법 위반이다. 병원은 실질적으로 저희 모친, 즉 환자의 상태를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동의를 구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잘못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낙상 사고를 당한 다음에 저희에게는 단 한마디도 없었고, 단지 식사를 잘 못한다는 말 뿐이었다. 그런데 CCTV 기록을 보면, 테이블에 도시락을 거의 던져놓고 가다시피 했고, 누워 식사하는 것을 보고도 그들은 그냥 방에서 나가버렸다”면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에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으니까 영양제가 있다고 했다. 자식 된 도리로서 영양제 금액을 바로 입금하니, 바로 영양제 투여를 했는데 그들은 환자와 보호자를 기만했다”고 분개했다.

또한 “퇴원 전날 딱 한 번 온 전화에서 신체 이상 없고 욕창 증세가 좀 있다는 말만 했다”면서 “당진에서 악덕 의료 행위가 일어난 것이 안타깝다. 해당 보건당국도, 의료진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 방임학대 판정

7월 5일 충청남도노인보호전문기관은 A씨의 낙상사고 관련 의료적 처치 소홀 여부를 두고 조사한 결과, 원내 낙상 노인이 발생했음에도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아 원내에서 진단 및 치료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노인복지법 제39조의 93항 방임 학대로 판정했다.

시설 조사는 4월 21일 기관 직원 3명과 당진시보건소 주무관 2명이 1차 조사를 나갔으며 △5월 4일-기관 2명 △5월 10일-기관 1명이 기관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사례판정서를 통해 “낙상 시 개인의 신체·심리상태에 따라 통증을 호소하는 방법의 차이가 있으므로 낙상이 발생한 경우 상부에 반드시 보고해 즉시 필요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면서 “낙상한 노인이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다고 하나 낙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골절 및 수반되는 여러 증상을 고려하여 상급자에게 보고 후 진료 및 지속적인 관찰이 이루어졌어야 하므로 조치의무 소홀에 해당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당진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에서는 의료법 위반이 있느냐 여부를 보기 위해 현장 조사를 한 번 나갔던 것”이라며 “경찰서에서 의료법 위반에 대해 아직 조사가 진행되는 만큼 조사 결과는 언제 나올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요양병원 측은 감염병전담 요양병원으로서 환자의 최악의 상태까지를 고려해 신체보호대 사용과 결박의 단어를 사용했던 것이며, 어르신이 통증 호소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요양병원 측은 “감염병전담 병동으로 운영이 됐지만, 병원인 만큼 입원하러 오는 어르신들은 낙상의 위험이 높다. 그래서 보호자에게 충분히 고지하는 것으로 돼 있다”면서 “보호자 측은 병원에서 결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직원들은 결박이라는 단어 대신 신체 억제대라는 용어로 사용한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병원에서 낙상은 흔히 발생하는 것이지만,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CCTV를 확인해보니 어르신은 침대에서 스르르 내려왔고, 내려와서도 병실에 다른 환자분들에게 얘기하는 모습이었다. 기저귀를 가는 과정에서도 멍은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르신이 통증을 호소하거나 특별히 얼굴을 찡그리는 등의 모습을 보이셨다면 병원에서는 엑스레이 촬영을 비롯한 조치를 취했겠지만, 전혀 골절도 없었다”면서 “일반적으로 골절이 되면 통증이 심한데, 어르신이 참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병원에서 인지를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더욱이 어르신은 기저귀를 사용했기 때문에 다리를 들고 내리면, 통증 때문에 그냥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노인보호전문기관과 당진시보건소에서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해 답변했고,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억울한 부분은 있다”라며 “현재는 경찰 조사 중이니까 병원의 입장을 표하기 예민하지만, 조사 결과를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