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대 농부의 해바라기 집을 소개합니다
장병대 농부의 해바라기 집을 소개합니다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2.06.25 13:00
  • 호수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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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 인간미 넘치는 작품으로 가득한 집
“서툰 솜씨에도 응원해주는 아내와 주민들 고마워”
장병대 씨와 그의 아내 최태숙 씨.
장병대 씨와 그의 아내 최태숙 씨.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세련되고 완전무결한 그림과 소품도 좋지만, 구수하고 시골 정감이 담긴 투박한 느낌의 것을 만나면 더욱 친근한 마음이 든다. 투박함이 밴 작품은 인간적인 면을 느낄 수 있고, 그렇기에 첫 만남의 어색한 빗장도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정미면 우산리의 농부 장병대(66) 씨의 집이 그랬다. 장병대 씨의 집 앞 논부터 그의 집까지 향하는 시골길과 집 마당에는 투박한 정서로 넘실댔다. 

논밭에는 바람을 맞으며 힘차게 돌아가는 바람개비와 아직 터지지 않은 꽃망울을 머금은 해바라기가 어우러져 색다른 장관을 이뤄내고 있었고, 폐자전거에 다채로운 색을 입힌 막걸리잔, 쓰다가 버려진 인조가죽에 그려진 소, 해바라기 사이 색을 덧입힌 크고 작은 조롱박 같은 소품들로 가득했다.

프로작가도 아닌데 장병대 씨는 조롱박, 폐목, 폐자전거, 담벼락 등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들에 투박한 손길로 그만의 개성을 살린 선과 색을 담아냈다.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는 전문적인 미술인이 아니고, 그렇다고 상업 작가도 아니에요. 농사를 하는 틈틈이 제가 만들어보고 싶으면 만들고, 그리고 싶으면 자유롭게 그리는 거에요.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고, 재료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작품을 만들었죠”

15년 전 서울에서 당진으로 귀농한 장병대 씨는 4년 전 우연한 계기로 그림을 그리면서 그만의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종이, 담벼락, 조롱박, 폐자전거 등에 즉흥적으로 자신의 스타일로 선을 긋고, 덧입힌 색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특유의 투박함은 보는 이들에게 인간미를 불어넣었다. 

“미술을 전문으로 배운 적이 없어요. 15년 전 당진으로 귀농한 이후부터 농사일에만 매달렸죠. 하지도 않던 농사를 배워야 했고, 그러다 보니 좋은 자연환경을 옆에 두고도 여유도 못 부렸네요. 어느 날 서울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며느리가 도록 몇 부를 가져와서 봤는데, 그림에 눈길이 갔어요. 문득 나도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곧바로 집에 쓰지 않는 인조가죽에 소를 그렸는데, 마음이 편안하고 좋더라고요. 그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이후 장범대 씨는 재료, 형상에 한계를 두지 않고, 형식에 구애 없이 자유롭게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소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그의 그림에는 늘 소와 해바라기가 있는데, 무엇보다 해바라기를 향한 애정은 남다르다. 

지난 2018년 지인을 통해 얻은 해바라기를 집 앞 논에 식재한 이후부터 그의 집 앞은 매년 여름이면 노란 해바라기가 가득했다. 마을에서 해바라기 집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다. 해바라기는 마을 주민들과도 소통하게 해준 매개체가 되면서, 주민들과 작은 해바라기 축제를 열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활짝 핀 해바라기를 보면 제 마음도 흐뭇하니까, 그림에는 꼭 해바라기를 그려내고 있어요. 다음은 늘 소를 그립니다. 아무래도 제가 소를 키웠다보니, 그림으로 담아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부족한 실력이지만, 해바라기와 소는 빼놓지 않고 그리고 있어요”

이에 장병대 씨는 해바라기가 만개하는 한 여름밤, 그동안 작업한 작품을 전시해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다고 소망했다. 서툰 솜씨에도 늘 가족과 마을 주민들은 아낌없는 응원을 해줬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해바라기의 꽃망울은 하나씩 터지겠죠. 그러면 저는 마을 사람들을 초대해서 다시 작은 축제를 열고, 제가 그동안 만든 작품도 보여주고 싶어요. 특히, 저의 서툰 솜씨에도 늘 아낌없이 응원을 해주는 아내에게도 너무 고마워요. 올해 해바라기가 활짝 피면, 해바라기 집으로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