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진에 사는 중학생이다. 포켓몬빵이 재출시됐다는 말을 듣고 동네 마트와 편의점을 다 돌아다녔는데 한 개도 구하지 못했다. 특히 동네 편의점 6곳을 갔는데, 예약제로 판매한다면서 팔지 않아 절망감을 느꼈다. 간신히 친한 친구의 연락을 받고 한 슈퍼마켓에서 빵을 살 수 있었는데, 그마저도 개수제한이 있어 1개밖에 사지 못했다.

근데 더 속상한 건 편의점에 하루에 2개씩 들어온다는 포켓몬빵을 편의점에서 알바하는 학생이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먼저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포켓몬빵 가격도 편의점마다 다르다. 어떤 편의점은 5,400원, 한 블록 지나서 있는 편의점은 3,800원, 편의점이 아닌 슈퍼마켓에서는 1,100원에 판다.

당근마켓, 중고나라를 알아봤는데 사려해도 기본의 2배 가격이다. 희귀한 스티커는 친구들 사이에서 5만 원에도 팔린다. 나는 용돈을 받아쓰는 중학생이어서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 살수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교주변 편의점 앞에서는 친구들 20명이 포켓몬빵 2개를 놓고 가위바위보를 하기도 한다. 이긴 친구는 포켓몬 빵을 가져가며 환호성을 질렀고, 가위바위보에서 진 친구는 격분하며 울기까지 했다. 지난 주말에는 당진 롯데마트에서 260개를 한정판매 한다고 해 자전거를 끌고 허겁지겁 뛰어 나갔다. 그런데 이미 차를 타고 엄마와 함께 온 친구들이 롯데마트 광장 앞에 돗자리를 깔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 대기줄은 끝이 보이지 않았을 정도여서 포켓몬빵을 사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왔다. 너무 속상했다

포켓몬빵 ⓒ당진신문 김정아 시민기자
포켓몬빵 ⓒ당진신문 김정아 시민기자

“아이들에게 상처주는 일 없어야”

[당진신문=김정아 시민기자]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맛과 귀여운 씰스티커로 2030 세대를 겨냥한 ‘포켓몬빵’이 재출시돼 최근 품절 대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위 이야기는 당진에 거주하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의 경험담을 가공한 글인데요.

9년 전 허니버터칩 한 봉지가 천청부지로 올랐던 때가 오버랩 됩니다. 당시 100일만에 매출 50억, 2년간 매출 2000억을 돌파한 제품이었는데요. 당시에 구매를 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섰고, 한 명당 한 봉지 제한으로 판매했을 정도였죠.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포켓몬빵의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빵을 제 값에 구하려면 마트 오픈 시간이나 편의점 물류차 시간에 맞춰 가야 한다고 합니다. 

중학생이 언급한 편의점 알바와 비슷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물론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의 속상한 마음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저 역시 속상한 마음이 듭니다. 과열된 인기에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경기도 수원에서는 60대 편의점 사장이 초등학생에게 포켓몬빵이 도착했다면서 유인해 성추행으로 이어지는 등 전국 곳곳에서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재 출시된 상품이 어른들에게 추억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은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상처 주는 일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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