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가난은 약인가 독인가?
[오피니언] 가난은 약인가 독인가?
  • 당진신문
  • 승인 2021.10.15 19:53
  • 호수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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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굿모닝정신건강의학과의원장/순천향대 의대 외래 교수

최근 정치인들의 어렸을 때 입은 옷이 화제다. 나의 할아버지 형제 중 둘째 할아버지가 가장 잘 사셨는데, 아들이 노름으로 재산을 탕진해서 지금은 가장 어렵게 산다. 이건 사회 탓이 아니다.

가난은 약인가 ? 독인가? 어릴 때 가난한 집에서 가난하게 크는 게 좋은 걸까? 어릴 때 부유한 집에서 부유하게 자라는 것이 좋을까? 

사람에 따라 다르다. 가난을 극복하려고 열심이 사는 사람은 가난이 약이 되고, 불평불만으로 성장한 사람은 가난이 큰 상처가 되어 독이 된다. 

나는 오래 전에 서산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잘 나가는 초등학교 친구들 중에는 서울대 치대를 졸업해서 치과의사. 서울대 공대를 졸업해서 삼성전자 다니는 친구, 강남의 성형외과 의사, 고대 공대를 졸업해 SK하이닉스 전무로 승승장구 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 중에 가장 사업적으로 경제적으로 성공한 친구는 초등학교만 졸업한 친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육성회비를 못내 담임선생님이 매 조회 시간 마다 일으켜 세웠다.(지금 생각하면 참 잔인한 이야기다.) 

이후 언젠가 1달 간 등교를 하지 않아 담임선생님의 지시로 집에 찾아 가 설득해 등교를 시켰던 적이 있다. 그 후에는 담임선생님이 육성회비를 내라는 이야기를 안해 간신히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서울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전전했다. 라면 값이 모자라 라면을 싸게 파는 집을 찾느라 고생하는 등 눈물겨운 생활을 했다고 한다.

내가 서울에서 대학에 다닐 때 이 친구와 연결이 돼 우리 집에 와서 밥도 먹고 놀다가고 그랬는데, 사실 이것도 이 친구 입장에서는 어려웠을 것이다. 의대를 다니는 나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다니는 쌍둥이 형, 그리고 여유 있는 집이 그 친구에게는 위축이 되어 피할 법도 한데 언제나 편하게 우리와 어울렸다. 이 친구의 큰 장점이다.

이후 형과 내가 검정고시를 권유했고, 내 여동생의 책으로 중.고 과정 검정고시를 거쳐 전문대를 졸업, 한국 타이어에 취직해서 직장을 다니다가 자기 공장을 세워 크게 성공했다. 지금은 커다란 기업체 대표이사다. 그때 당시 고마웠다고 지금도 내게 밥도 사고 술도 산다. 

나는 이 친구와 가장 친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니 존경하는 친구다. 지금도 이 친구에게 전화가 와 술을 먹자고 하면 내 가슴이 뛴다. 사람의 성공에는 본성이 제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