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 학부출신 중고교육자, 수필가 박 우 선

인간관계 중에서 어버이와 자식처럼 가깝고 중요한 관계가 없다.
나를 낳아 정성과 사랑으로 키우신 어버이에 항상 감사하고 보답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효(孝)다. 어버이는 자식을 잘 키우고 가르쳐서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어버이의 도리다. 일생의 사랑을 맹세한 남녀관계의 사랑도 미움과 이별로 끝나는 수가 허다하다. 다정했던 친우도 손해를 볼 때에는 남남으로 변한다. 그러나 절대로 변할 수 없는 인간관계는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다. 그것은 끊으려야 끊을 수가 없는 사이다. 왜냐 피로 얽혔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피와 뼈로 살이 합하여 나라고하는 존재가 되었다.
나는 부모님의 뼈와 살의 한 부분이요 피의 한 부분이다. 자녀는 부모의 한 분신이다.
부모나 아무리 못나도 나의 부모요 자녀가 아무리 못나도 나의 자녀이다.
피로 얽힌 부모와 자식관계는 인륜(人倫)의 근본이다. 그것은 인간의 천륜(天倫)이다.
부모는 자녀를 낳고 키우고 교육하기 위하여 온갖 정열을 쏟고 모든 희생을 아끼지 않는다. 어머니는 맛있는 음식을 보면 애들 생각부터 난다.
혼자 먹자니 목에 걸려서 넘어가지 않는다. 자녀가 밤늦게 돌아오지 않으면 부모의 마음은 슬픔이요. 자녀의 기쁨은 곧 부모의 기쁨이다. 그것은 정신적 일체감의 세게다.
몸은 서로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언제나 하나다. 이 세상에 이러한 인간관계가 또 있을까?
부모가 살인범이 되고 자녀가 흉악범이 되어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 아니다. 병신아들에 사랑이 더 가는 것이 부모의 심정이다. 인간에는 정이 있고 휴머니티가 있다. 한문에서는 인(仁)을 곧 인(人)이라고 한다. 인(仁)은 사랑이요. 휴먼니스트다. 인간이 인간다움은 인의 마음을 갖는데 있다. 인의 마음이 곧 인간의 근본이다. 그래서 유교는 인(仁)은 인(人)이라고 했다. 인은 인간의 근본원리다.
그 인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것이 효(孝)와 제(悌)다.
효는 자녀가 부모에 대해서 갖는 휴머니티의 감정이요, 제(悌)는 핏줄기를 같이 나눈 형제자매 동기지간의 갖는 휴머니티(humanity)다.
한자의 효(孝)는 노(老)와 자(子)의 합자다. 아들이 늙은 부모님을 등에 업고 있는 효도의 모습을 상형(象形)한 글자다. 은혜를 아는 것이 지은(知恩)이요 은혜를 느끼는 것이 감은(感恩)이요 은혜에 감사하는 것이 사은(謝恩)이요 은혜를 보답하는 것이 보은(報恩)이다.
은혜를 배반하는 것이 배은망덕(背恩忘德)이다.
나의 생명 속에는 내 조상의 피와 뼈로 살과 혼(魂)이 맥맥이 흐르고 있다.
나는 결코 나 혼자 힘으로 태어나서 나 혼자 힘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다.
효(孝)는 인간의 감사심(感?心)의 표현이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사회가 달라져도 인간 사이에 오고가는 사랑과 감정은 달라질 수 없고 효(孝)의 근본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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