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주말 오후 탑동초등학교 1학년 2반 몇몇 친구들 가족이 고대 종합운동장에 모였습니다.특별한 프로그램 없이 그저 함께 놀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 전부였습니다.“가위 바위 보! 보! 보! 너랑 나랑 짝됐다! 달려!”두 손을 꼭 잡고 달리는 아이들도, 뒤쫓는 또 다른 아이들도 뭐가 그리 좋은지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마라톤 선수입니다. 온몸이 흠뻑 젖도록 몇 시간 째 뛰어다녀도 도무지 지친 기색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한켠에서는 함께 온 언니가 에스보드 타는 법을 몸소 시범을 보여 가며 설명
[사람향기]“큰 일 치러보니 형제가 최고여“ 주말 이른 아침부터, 아니 새벽부터 양쪽 세면실이 시끌벅적 붐빕니다. 경기도 조카 결혼식에 가려고 밑에 지방에 사는 자매들이 중간지점인 당진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가서 기다리더라도 일찍 나서잔께.”내년이면 환갑인 맡언니는 나이 들어 어차피 잠도 없는데다 흥분까지 했는지 새벽 3시부터 일어나 얼굴에 찍어 바르기를 시작해 집을 나서는 시점까지 마지막 분장을 잊지 않습니다. 태생이 까만 피부가 찍어 바른다고 나무 양판 쇠 양판 될 리 만무하건만 거울을 이리 보고 저리 보면서 최선을 다해 꽃단
첫 담임을 맡고 맞이한 스승의 날이었습니다.출근을 해보니 제 책상에는 선물과 꽃이 가득 놓여 있었습니다.저보다 일찍 온 학생들이 선물을 갖다 놓고 선생님이 어서 보셨으면 하는 얼굴로 제 주변으로 몰려 들었습니다. 그때 제 눈에 한 아이가 들어왔습니다. 선물이나 꽃을 가져오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더욱 불편해졌습니다.모두들 자리에 앉아 아침 독서를 하도록 했고 선물에는 손도 대지 않고 그대로 두었습니다.쉬는 시간이 되자 선물을 준비해 온 학생들은 다시 제 주위로 몰려들었습니다.“선
또각 또각 경쾌한 구두 소리가 탑동초등학교 앞 육교 위에 번져나갑니다. 잠까지 설쳐가며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한껏 멋을 내 차려입고는 1학년 교실문을 들어섭니다.“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저는 매주 수요일 여러분에게 동화책을 읽어줄 동화선생님이에요.”“와~ 신난다!”왁자지껄 환영의 함성소리도 어느새 사라지고 동화책 세상으로 훅 빠져드는 어린이들의 눈동자가 이야기를 놓칠세라 깜빡이는 것조차도 조심스럽습니다.아이들은 금새 너도 나도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됩니다. 때로는 “어떡해~” 하며 안타까워하고, 때로는 “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가
“맛있는 배 싣고 지금 농장에서 출발합니다. 곧 나오세요.”우리 동네 김상범 교감선생님 부부가 메시지를 보내옵니다.김상범 선생님은 당진 성당초등학교에서 교감으로 재직하다 몇 년 전 퇴직하고 당진에 귀농한 지 올해로 만 6년 째입니다. 이분이 배 농장을 운영하나보다 생각하시겠지만 아닙니다.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알게 된 배 농장 주인장 돕느라 아무런 소득도 없이 분주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문을 받아 이 아파트 저 아파트 마다 않고 손수 배달까지 해줍니다.“남는 게 있느냐구요? 있지요. 사람입니다. 허허허. 작년부터 먹어봤으면 알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