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춘순 이장(송산면 매곡리)

송산면 매곡리, 급식도우미 사업 선정에도 전전긍긍
급식도우미 인건비만 지원, 작은 마을은 식재료비 충당에 골머리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도시인에게는 낯선 나라의 호칭쯤으로 여겨지는 이장. 이장이라는 존재는 마을의 행복을 위한 마을경영을 해오고 있는, 작지만 큰 마을의 CEO다. 이에 본지는 ‘이장발언대’를 통해 마을의 불편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장춘순 이장(송산면 매곡리)
장춘순 이장(송산면 매곡리)

“8월 19일부터 30일간 동네 마을회관에서는 점심으로 공동급식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송산에는 2개 마을이 선정되어 진행 중에 있습니다. 매곡리는 마을 내 큰 공장이 없다보니 후원을 받는 것도 없고 어르신이 대부분이라 마을운영회비를 따로 마련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런 이유로 현재 식재료구입비를 공동급식도우미 인건비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급식도우미로 일하기로 한 분이 사정상 못하게 되어 이장인 제가 급식도우미로 이름을 올리고 사업에서 지원되는 인건비로 식재료를 사다가 어르신들의 식사를 챙겨드리고 있습니다”

송산면 매곡리 본동에는 130가구와 세안아파트 293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아파트 세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주민들은 주로 농사를 짓고 밭을 일군다. 매곡리 이장은 대부분의 주민인 어르신들이 한낮에도 볕에 나가있는 것이 걱정돼 공동급식도우미 지원사업을 신청했고 선정됐다.

당진시에서 2013년부터 실시된 농촌마을 공동급식 도우미 지원사업은 급식 도우미 인건비 1일 5만원씩 30일간 총 15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이 줄어든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반쪽짜리 사업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매곡리 역시 농번기에  밥 때 집에 갔다가 다시 나오는 게 번거로워 뙤약볕에도 밭일을 나가는 어르신들을 묶어두기 위해 신청한 사업이었지만 공동급식도우미 지원 사업이 말 그대로 급식도우미의 인건비만을 지원하다보니 급식에 필요한 반찬 재료를 구입하는 비용을 마련하기가 어려워 골치가 아프다.

송산면 매곡리의 어르신들의 공동급식 모습. 공동급식도우미 사업은 인건비만 지원하다보니 식재료의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산면 매곡리의 어르신들의 공동급식 모습. 공동급식도우미 사업은 인건비만 지원하다보니 식재료의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마을 뿐만 아니라 사업에 선정된 다른 마을도 식재료비를 충당하기에 힘들다고 합니다. 노인회와 마을회가 각각 반씩 부담을 해서 겨우 이어오고 있다는 마을도 있습니다. 7~8년 전에는 송산면 18개리가 간석지에 공동경작으로 농사를 지어 마을회비를 마련하기도 했지만 어업과 관련이 없는 마을이라고 그마저도 제외되어 마을회비를 따로 마련하기가 어렵습니다. 급식도우미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마을마다의 운영형편을 고려해서 식재료비에 대한 지원도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진시 농업정책과 강민지 주무관 답변]

당진시 농업정책과 강민지 주무관
당진시 농업정책과 강민지 주무관

“농촌마을 공동급식 도우미 지원사업은 어르신들의 공동급식을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고 농번기 공동급식 추진을 통해 여성농업인의 농작업참여확대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마을회관 위생평가와 식자재공급이 가능한 마을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장춘순 이장님의 의견은 애초 사업취지와 목적에는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불편사항이 제기된 만큼 내부적으로 논의해 사업주체인 충남도에 건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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