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해 어르신에게 돋보기, 상품권 전달
“조금이라도 내가 가진 것으로 나눌 수 있다는 기쁨”
“어르신들이 바라보는 세상이 편하고 행복했으면”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우리는 참 표현에 서투르다.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안이경씨(51)는 당진으로 터전을 잡은 지 8년차다. 안경광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 대전 등에서 20년 동안 안경사로 지내면서 친구의 권유로 당진에 왔다.

당진에서 <글라스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한 단골손님과의 인연으로 5년 전부터 매해 어르신 100분에게는 돋보기를 증정하고 10분에게는 10만원의 상품권을 전한다.

“같은 과 동기인 친구가 당진에서 안경원을 해볼 생각 없냐고 해서 친구의 가게를 인수받았죠. 인수받으면서 친구가 운영할 때부터 자주 오시는 단골분이 계셨는데 그분이 좋은 일에 동참해 줄 수 없냐고 해서 후원을 시작한 게 처음이죠”

후원으로 시작된 그의 선행은 반딧불나눔재단에서 진행하는 연말행사에 100개의 돋보기와 상품권을 전달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나눔을 실천하면서 그는 노인복지회관의 모금통을 안경원에 마련해 안경수리비에 필요한 천원, 이천원 등을 모금함에 넣어 기부하기도 한다.

“수리비는 그렇게 큰 금액이 아니니까 방문해주시는 고객님들도 좋은 일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얘기해주세요. 고객님들도 기분 좋고 저도 기분 좋고요”

이경 씨에게 한해의 즐거움은 연말에 찾아오는 어르신들께 있다. 상품권을 가지고 방문하는 어르신들은 이경 씨가 전달한 상품권인지는 모르고 찾아와 상품권 금액대의 안경을 맞추고는 “훨씬 잘 보인다”며 기분 좋게 나서신다. 그는 어르신들의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뿌듯하다.

“창피하지만 그전에는 생각 못했어요. 하지만 한번하고 또 두 번하고 하다보니까 뿌듯하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내가 가진 것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게 기쁘고 사실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고 약소한 거니까요”

남모르게 하는 게 더 기분 좋고 작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게 나눔이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해왔을 뿐이라는 그는 해마다 반딧불재단의 초청에도 가본적은 없다고 말했다.

“작은 일이라 티내기도 부끄러워요. 사실 저 뿐만 아니라 TV를 봐도 매달 후원하시는 좋은 분들이 훨씬 많으니까요. 드러나는 일은 아니어도 사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만족감으로 계속 해오고 있는 것 같아요”

그에게 있어 안경사는 천직이다. “이미 이름만 들어도 안경사가 천직이죠?”라며 유쾌하게 웃는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어르신이 밝은 세상을 볼 수 있길 바란다.

“학생이나 직장인들에 비해 어르신들은 안보이면 그냥 나이 들어 그렇다고 잘 찾아오지도 않잖아요. 그렇지만 상품권을 받으시면 방문해주시니까 고마운 마음입니다. 어르신께 밝은 세상을 조금이나마 찾아드릴 수 있다면 제가 오히려 감사한 일인 거죠. 앞으로도 제가 나눌 수 있는 만큼은 힘쓰면서 어르신들이 바라보는 세상이 훨씬 편하고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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