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당진에 있는 합창단을 알고 있나요? 여러 사람이 모여 하나의 화음을 이루는 모뽀리, ‘모뽀리’는 우리말로 ‘합창’이라는 뜻이에요.  당진에서 노래하는 합창단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만나러 가볼까요? 


매주 월요일 7시면 온누리합창단 연습실에는 아름다운 하모니가 흐른다.

1986년에 창단된 이후 올해로 자그마치 33년째 이어오고 있는 온누리합창단은 순수 아마추어 남녀혼성합창단으로 비전공자이지만 오로지 합창이 좋아서 모였다. 온누리합창단은 당진에 처음 생긴 음악동아리다. 이에 지난 2016년 당진의 음악문화단체 대표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감사패를 당진시로부터 받기도 했다.

합창단의 창단멤버이기도 한 이재성 단장은 “스물여덟부터 합창단 활동을 해서 지금 예순 하나가 되었어요. 청년기부터 중 장년기를 여기 온누리에서 보내고 있어요”라며 웃었다.

당진 곳곳에 비포장도로가 비일비재하고 자가용도 없던 집이 많던 그 옛날, 30년 전 합창 연습 날에는 일찍 끊기는 버스를 잡아 세우기 위해 제일 잘 뛰는 단원을 먼저 보내 버스를 잡기도 했다는 이재성 단장의 회상은 합창단의 오래된 세월만큼 정감을 느끼게 한다.

오래된 전통만큼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처음 송악, 신평, 순성, 합덕, 당진 교회학교 교사합창단으로 활동했던 합창단은 ‘온누리’라는 이름으로 탄생 후 1990년에는 충남대표로 전국 합창 경연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연습실 곳곳에 자리한 당시 합창단원의 사진들과 우승 트로피는 온누리 합창단의 큰 자랑이자 자부심이기도 하다.

현재 약 50여명의 단원으로 제33회 정기 연주회를 준비하는 연습실 분위기는 신입단원의 등장으로 명랑하다. 1년에 한번 11월과 12월 사이에 정기공연을 하는 온누리 합창단은 악기를 다루는 동아리 단원들도 여럿 있어 오카리나, 색소폰 연주도 함께 공연하고 있다.

현재 온누리 합창단의 지휘자는 전 당진시립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했던 정승택 지휘자가 맡고 있다. 연습의 시작과 함께 정승택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노래하는 온누리 합창단원들의 진지한 얼굴은 어느 때보다 합창을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이 가득 보인다.

온누리 합창단은 베이스, 테너, 알토, 소프라노로 구성되어 있고 테스트 없이 단원 스스로가 어느 파트로 갈지 정하는 자유로운 합창단이다. 매주 월요일 저녁 7시부터 2시간 정도 연습하는데 공연이 있는 때에는 목요일 한 번 더 모여 연습한다. 합창단의 공연 곡은 클래식, 성가곡, 가요 등 다양하게 연습한다.

온누리 합창단만의 매력에 대해서 이재성 단장은 이렇게 말한다.

“일단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곳이고 어느 곡이든 잘해요. 또 단원들이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고 공연장이 없던 때는 공연에 필요한 단을 직접 만들기도 할 정도로 합창을 좋아하고요”

합창의 매력에 대해 그는 “합창을 하면 개개인의 목소리가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었을 때 소름이 돋아요”라며 “합창 연습을 하면 일주일 내내 멜로디가 머릿속으로 맴돌아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해요”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제2의 전성기를 목표로 한다는 합창단은 5~6월부터는 교회 초청행사와 당진 내 여러 행사를 다닐 계획이다. 또 7~8월에 개최하는 제45회 충청남도 합창 경연대회에서 충남대표로  전국대회에 참가할 계획으로 연습이 한창이다.

이재상 단장은 “충남대표로 전국대회 대상을 목표로 더 열심히 연습해야죠. 우리 단원들이면 충분히 할 수 있어요”라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끝으로 “온누리 합창단이 지난 33년 동안 잘 해온 만큼 앞으로 100년까지 쭉 이어졌으면 좋겠어요”라며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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