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진 기자

KBS에서 방영하는 ‘저널리즘 토크쇼 J’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본방송을 챙겨볼 정도의 열의를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토막토막 보는 경우가 생긴다. 언론이 하는 언론 비평. 이전에도 정기적인 언론비평 프로그램은 있었다. 하지만 주로 자사의 콘텐츠가 중심이 되었던 만큼 시청자의 입장에서 한계를 느꼈고 그래서 크게 흥미롭지 못했던 기억이다.

언론비평 프로그램에 대한 흥미는 아마도 지역향토지 기자로서 일하는 직업 때문에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고백하자면 지역향토지라는 용어조차도 몰랐던 입장에서 신문사에서 일하는 것이 지금처럼 큰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못했다. 다만 한 가지 ‘말할 기회를 쉽게 얻지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다루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다행히 소기의 기쁨을 얻었고 그 의지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극단 당진의 기자회견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극단 당진 측은 “당진시대의 취재 이전에 특정 단체 회장으로부터 시립 극단 추진을 미루라는 회유와 종용 그리고 협박을 당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극단 당진 측은 “그 인물은 당진시대의 편집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당진시대에 제출된 정보공개 자료에 대해 언론사의 편집자문위원이 구체적으로 미리 알고 있는 정황까지 있다. 그들이 시립극단 추진을 미루라는 요구에 대한 거절 때문에 보복성 기사가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기사에 극단 당진 측의 입장이 반영되자 당진시대가 지면을 통해 당진신문을 비판했다. 요체는 당진신문의 기사가 ‘보조금 문제라는 본질을 외면했으며, 본질이 무엇인지 짚어내지 못하는 데스크도 문제’란다.

좋은 일이고 반가운 일이다. 언론이 지역 토호 세력의 한 축이 된 상황에서 언론사간 견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당진시대의 당진신문 비판은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다.

당진시대의 기사 내용 중 일부에는 동의한다. 보조금은 언론에서 제기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진시대가 말한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은 오만하다. 사건의 본질은 당진시대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극단 당진에 대한 감정이 드러나는 기사와 그 양을 보면 언론권력의 횡포로 비치기 십상이다. 당진시대의 데스킹 능력을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우리는 이번 사태가 번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언론을 이용하는 ‘특정세력’이 있다는 의심을 여전히 지우지 못하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쏟아지는 극단 당진에 대한 십자포화는 이런 생각을 더욱 굳게 했다.

당진시대가 다루고 있는 보조금 사안과는 별개로 극단 당진이 제기하는 의혹 역시 사적(史的)으로 보아도 충분한 개연성과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만큼 그들의 주장을 반영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우리의 몫이다. 당진시대 기자가 ‘감놔라 배놔라’ 할 문제가 아니다.

당진시대는 극단 당진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한 의혹을 그 기사에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최소한의 해명도 없었다. 하지만 당진시대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생각한 것일까? 당진시대가 선택한 방법은 당진신문 기사에 대한 ‘흠집내기’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공격을 공격으로 덮어버리는 행태’는 경계해야 할 일이며, 언론이라면 조심해야 할 일이다. 이전투구 속에 언론이 추구해야 할 실체적 진실이 감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진시대는 자신들에게 제기된 문제부터 성실하게 해명해야 한다. 그래야 이번 사태가 왜 과도하게 번졌는지 의문을 갖는 사람들에게 설명이 될 것이다.

여러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진신문은 ‘당진시대의 건투’를 빈다. 언론 간의 견제는 당진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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