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있으면서도 분리되어 있는 공간 그곳이 다원 갤러리
“더 많은 당진시민들이 문화혜택을 향유할 수 있었으면”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당진 채운동에 위치하고 있는 다원갤러리는 갤러리로 향하는 문과 카페로 향하는 문이 각각 있다. 하지만 어느 문으로도 들어서기만 한다면 갤러리와 카페가 한 공간으로 통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있으면서도 분리 되어 있는 공간, 그곳이 바로 다원 갤러리다.

특이한 구조에 대해 김용남 관장은 “갤러리 카페를 가면 한 공간에 작품과 테이블이 함께 있어서 손님이 앉아있는 곳에는 제대로 작품 감상하기에 어색한 점이 있더라고요. 작품을 가까이 가서 보고 싶은데 손님분이 작품 가까이에 앉아 계시면 그 테이블 앞으로 가서 ‘작품 좀 볼게요.’ 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다원갤러리는 전시공간과 카페를 한 공간이지만 분리했어요”라며 다원 갤러리 만의 특징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다원갤러리는 김용남 관장이 결혼과 동시에 고향인 당진으로 돌아와 오랜 시간 끝에 2016년에 태어났다. 어릴 때 그녀의 아버지는 어린 딸이 그림을 그리면 흰 벽에 붙여놓고 칭찬을 해주셨다고 한다. 그리고 동네 어른들에게도 자랑처럼 얘기하곤 하셨다며 그녀는 동네 어른들에게 칭찬을 들을 때마다 작은 전시회를 하는 기분이 났다고 전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기억이 떠오르면 개인적인 작업공간이자 나중에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냥 꿈으로만, 어릴 때 생각하던 꿈”이 지금의 다원갤러리 개관 배경이 되었다며 그녀는 행복하다고 전했다.

다원 김용남 관장이 서예에 빠지게 된 이유 역시 어린 시절에 있다. 어린 시절 상투를 틀고 갓을 썼던 할아버지 밑에서 자란 김용남 관장은 자연스럽게 붓과 먹에 가까워졌다며 훗날 서예가가 될 발판을 할아버지께서 만들어 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웃으며 이야기한다.

“한시를 짓거나 붓으로 글을 쓰시던 분이었는데 장손인 남동생은 꼭 방에서 할아버지께서 직접 천자문을 가르치셨어요. 그때 밖에서 몰래 들었던 천자문은 지금도 읊을 수 있을 만큼 기억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김용남 관장은 문밖에서 귀동냥으로 천자문을 익혔다는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인 셈이다.

서예를 제대로 배워 본적이 언제냐는 물음에 그녀는 놀라운 답을 미소로 전했다.

“초등학교 때 배웠죠. 그때는 학교에 서예선생님이 계셨거든요. 따로는 가정형편상 배우고 싶어도 배운다는 말 못했고, 부모님이 지원해주기에는 많이 열악했으니까요. 그래서 혼자서 초등학교 때 배웠던 기본기를 가지고 스스로 쓰고 또 쓰고 했어요. 관심이 있고 또 힘들 때 글씨를 한자 한자 쓰면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었거든요”

혼자서 묵묵히 글씨를 써가며 실력을 쌓아왔다는 김용남 관장의 작품은 전통서예에서 글씨를 그대로 익히는 것과 달리 회화적인 서예를 표현하고 있다.

“글자 안에 그림을 넣는 거예요. 글자가 들어있는 그림이라고 봐도 무방하고요. 원래 글자라는 문자에 크게 회화력이 없다보니까 작품을 구성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녀의 설명처럼 갤러리에 전시된 다원 김용남 관장의 작품은 그림이 먼저 보이고 차츰 글이 나타나는 느낌이다.

문자를 회화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녀는 글자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으로 그림미술전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미술전을 방문하면서 표현의 방법을 넓힌다고 설명했다.

현재 다원갤러리에 전시중인 작품은 소장품과 기증품으로 이영철 선생의 석고작품과 안승환 선생의 작품, 당진 지역작가 김준석, 한흥복 작가의 작품과 유화로 동양화를 그리는 박준수 작가와 최다원 작가 등등 여러 종류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다가오는 전시계획은 인물화중심의 박정 작가가 새로운 작품을 가지고 개인전을 열 계획이고, 단체전 전시가 여럿 계획 중이다. 또 3.1운동 100주년 기념으로 심훈의 ‘그날이 오면’을 준비하고 있다.   

김용남 관장은 처음 개관했을 때를 떠올리면 오며가며 들리던 사람들이 “들어가도 돼요?” 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는데 이제는 자유롭게 방문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당진시민들이 문화혜택을 향유할 수 있는 다원갤러리가 되어서 지역작가뿐만 아니라 여러 예술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많이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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