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동계체전 쇼트트랙 500m 금메달 '최민아' 선수

“기대를 채우지 못한다고 초조해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저 믿음과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하길 바라요. 설령 우리가 한계에 부딪혀 실패를 한다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그 사실이 우리의 ‘아름다움’인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못했지만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전국 장애인동계체육대회’가 개최됐다. 강원도 평창에서 개·폐회식을 하고 강원도를 중심으로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충남은 종합 순위에서 8위를 차지했다. 충남은 6개의 메달을 획득했고,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당진 출신의 최민아 선수가 유일하다.

듣지는 못하지만 천부적인 재능으로 국가대표까지
동호인부 여자쇼트트랙 5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아 선수(27, 송산면 당산리)가 운동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다. 인라인스케이트로 시작한 운동은 5학년 때 높이뛰기를 했고 중학교 시절에는 스키를 했다. 쇼트트랙을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시절이다.

운동능력이 뛰어난 최 선수는 높이뛰기와 멀리뛰기 종목에서도 충남도대표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해 전북에서 열린 (하계)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도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2012년 국가대표시절의 최민아 선수
2012년 국가대표시절의 최민아 선수

2012년도에는 장애인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도 출전했다. 최 선수는 “메달은 딸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스스로에게도 자랑스럽지만 가족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 더 좋죠”라고 말했다.

1남 3녀의 둘째딸인 최민아 선수는 돌도 되기 전 홍열로 청력을 잃었다. 당시 당진은 장애인에 대한 교육 시설이 미비했다. 어머니 최명희 씨는 최 선수의 교육을 위해 일찌감치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충주성심학교에 입학시켰다. 옆에 끼고 있어도 애틋한 5살 딸에게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비교적 일찍부터 부모님의 손길을 자주 받지 못한데다, 5년 전에는 아버지가 안전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나셨다.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클 수밖에 없다. 최 선수는 “메달을 따서 어머니와 가족에게 가장 먼저 보여 드리는 것이 정말 큰 기쁨이에요. 그 기쁨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어느 새 최 선수는 대학을 졸업했고, 이제 막내인 영규 군이 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영규 군은 누나를 위해 통역을 도와줄 정도로 자랐다. 아직은 수어를 완벽하게 소화하지는 못하지만, 대학에 가서 동아리 활동으로 수어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로 착하면서 듬직하다.

빙상 최초 금메달 가져왔지만 여전히 부족한 여건
충남이 동계 체전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고, 그것이 이번 대회 도내 유일한 금메달이기도 하다. 하지만 장애인체육인들이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은 여전히 부족하다. 아산에 빙상장이 있지만 민간으로 운영이 넘어갔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경기도 화성에서 운동을 해야 했다. 지상훈련이 중요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빙상 훈련보다는 지상훈련에 집중 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문제는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생계 문제다.

올해 27살이 된 최민아 선수는 대학에서 특수체육교육을 전공한 지도자지만 지금은 당진시장애인체육회에서 행정보조로 일하고 있다. 지도자로서 일하고 싶지만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최 선수에게 그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고 있다. 장애 학생들을 가르치려고 해도 대부분이 비장애인 지도자를 선호한다. 명확한 이유를 말해주는 곳은 없지만 같은 장애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공감’이라는 장점보다는 수어 통역사 채용과 같은 추가적인 ‘비용’ 때문인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조급하게 마음먹지 않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한 최민아 선수. 예전에는 학교를 나온 충북의 대표로 활약했지만 이제는 고향인 충남의 도대표로서 보다 많은 활약을 보여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