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협회장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에 충남 21개 유치원이 포함됐다.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공개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사립유치원 2014∼2017년 감사 결과를 보면 사립유치원 1878곳에서 비리 5951건이 적발됐으며 적발 금액은 총 269억원에 달했다.

이번에 공개된 비리 사립유치원에 충남은 21건이 적발됐다. 2016년 도교육청 감사에서는 9곳이 적발됐는데 천안 7곳, 아산 2곳으로 지난 해 경우 예산ㆍ홍성ㆍ천안ㆍ서산ㆍ보령ㆍ아산에서 각각 2곳씩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충남교육청도 최근 5년간 47개 유치원을 감사해 78건을 적발하고 5건을 검찰에 고발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이른바 '사립 유치원 비리'와 관련해 오는 25일 감사 결과를 포함한 유치원 명단을 우선 공개하고 올해 진행한 12개 유치원 감사 결과도 12월 초까지 같은 방식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또 오는 2020년까지 도내 모든 유치원을 전수 감사하고 감사 지적 사항을 바로잡지 않을 경우 학급 정원과 재정지원 감축 등을 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유치원 투명성 강화를 위해 감사결과와 시정결과를 유치원명을 포함해 공개하고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사립유치원에 대해 감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강경한 입장이다.

특히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차원에서 2020년부터 사립유치원 원아들에게 지원하기로 한, 1인당 교육비 20만원도 투명성이 확보된 유치원에 한해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립유치원측의 집단 반발도 극에 달하고 있다. 감사 결과 명단에 거론된 유치원 중 신입 원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곳이 속출하면서 유치원 입학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충남지역에서 운영하는 사립유치원 중 내년 신입생 모집을 하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는 곳도 발생하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관계자에 의하면 폐원 방침을 알려온 유치원들이 10여 곳에 이른다며 내년도 원아모집 포기는 개별 유치원이 판단할 사안이지만 현재 상당수가 이를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국적으로 70만 명에 달하는 전체 원아의 75%가 속한 사립유치원들이 내년도 원아모집을 포기하는 집단 행보에 속속 동참할 경우 보육대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11월 유치원 입학 시즌을 앞두고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한 학부모들이 벌써부터 애를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운영 비리의 심각성이 드러나자 학부모들과 아이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피해를 입히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비상사태에 직면하면서 교육당국의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과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사립유치원 관계자들도 교육자이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이번 사태로 학부모들이 겪었을 상실감과 분노에 송구한 마음을 먼저 가져야 한다. 지금이라도 국민의 눈높이로 사립유치원의 투명성과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함께 동참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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