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론분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있다. 어느 것 하나에도 통일된 목소리가 없고, 어디에도 화합된 자리가 없다. 국론이 사안마다 이렇게 4분5열 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의 졸속을 규탄하며 켜든 촛불이 광우병 공포로 번지면서 확대재생산 되어, 온 국민이 순식간에 빠져들었던 패닉상태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로인한 극한 대립의 상처와, 도저히 진실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불신만이 나라 안을 가득 채우고 횡행할 뿐이다.


진정한 반성이 없다. 원인제공자도, 일을 부풀린 자도, 일방통행 길로 이끈 자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자도 하나같이 변명과 자기합리화에만 열을 올릴 뿐 반성할 줄을 모른다. 네 탓 공방만 살아 있다. 이래서는 희망이 없다. 반성 없는 화합이 어찌 있을 수 있으며, 화합 없이 어떻게 미래를 도모할 수 있겠는가.


지금 우리는 국가적 위기와 함께 외교적 시험대에 올려져 있다. 나라가 어수선한 틈을 타고 금강산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하였고, 일본은 독도쟁점화의 도발을 감행해왔다. 의도된 도발을 자행하고 우리의 대응과 인내력을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도발 앞에서 정부는 국가적, 국민적 자존심도 회복하고, 위상도 확립하고, 위엄도 갖추고, 실익도 챙겨야 한다. 그러나 국론이 통일되지 못하고, 국민이 화합하지 못하고서는 어떤 정부도 국제관계에서 힘을 쓸 수가 없다. 강력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민의 힘이 필수다.

그러기 위해서 단합된 국민의 지지가 강력한 힘으로 정부를 뒷받침해주어야 하고, 정부는 국민의 강력한 뒷심을 믿고, 외교전선에서 자신있게 당당히 나가야 한다. 정부의 행보는 정책의 원칙과 기조에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수정하고 보완한다고 해도, 방향은 일치해야 한다.

지향점마저 모호해져서는 안 되는 일이다. 너무 좌고우면할 것도 없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 그 자리를 감당하고 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나설 때에 이미 그만한 각오쯤 충분히 다짐했을 터이다.
정당들도 구태를 버리고 한 걸음 앞서 나가줘야 한다.

다당제가 되었다고 꼭 숫자만큼의 다른 소리를 내는가. 간신히 제자리로 돌아온 국회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 현시점에서의 대통령 지지율로 자진사퇴 공방을 벌이고 있다니, 아무 실효성도 없고 국민적 공감대도 없는 공론(空論)은 국력의 낭비일 뿐이다.

그들만의 단골메뉴에 지나지 않는 부질없는 말의 성찬으로는 국민들을 더욱 실망시키고 식상하게 할 뿐이다. 서로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법안처리를 연계시켜 흥정만 되풀이 하는 지연술도 시급히 사라져야할 구태이다.


지구촌 전체가 경제공황을 염려하며,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예견되는 조짐을 경계하고 대비책에 골몰하고 있다. 우리의 여건이 더 나을 건 하나도 없다.

우리야말로 더 나아가 슬럼프플레이션(slumpflation)을 걱정하고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민생을 우선으로 서민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아니 서민들의 생존에 이상이 없도록 모든 국가적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세계적인 불황과, 명운이 흔들리고 있는 국가적 난국 속에서 언론의 역할을 되새겨본다.

창언정론(昌言正論)이 언론의 사명임은 주지의 사실이고. 그 역할과 기능을 생각해본다. 쇠고기 수입반대로 촉발된 촛불시위가 장시간 계속되면서 극도의 사회적 혼란과 국론분열과 국력낭비를 가져왔다. 이번 촛불시위는 그 발단과 진행과 변모과정을 통하여 매스컴이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과 사회적 파장이 얼마나 큰 폭발력을 가지는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런 만큼 매스컴의 역할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터이다. 국민의 알 권리와 공익·국익 사이에서의 기능과 역할. 오피니언리더로서의 여론 선도(先導)와 부추기기의 경계, 뉴스의 정확성과 공정성이 확실히 담보되어야 할 것들, 오보나 오도에 대한 책임의 한계 등에 대한 성찰이 더 없이 중요한 때이다.

 
언론이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할 일을 구분하고, 하지 말아야할 일을 했을 때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을 때 미치는 파장과 영향력을 신중히 고려해야 하겠다. 언론의 폭발력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그 파장은 과히 메가톤급이기 때문이다.


요즘 인터넷의 영향력은 더욱 대단한 위력을 보이고 있다. 그 기능과 역할이 올바른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하고 적법한 조처가 시급한 일이다. 적법이 침해당해서도 안 되겠지만 불법이 백주대로를 활보하게 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모든 언론매체들은 공익과 국익을 고려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견지해 나가야 하겠다.

 
그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그 무더위 속에서 어느 하루 우렁찬 고고성이 당진을 흔들며 울려 퍼지고 있었다. 1989년 8월 10일, 당진뉴스가 창간되던 날이다.
당진의 언론문화 창달을 표방하고 언론불모지에 터를 잡아 씨를 뿌리고 싹을 틔워 자라온 지 어언 19년, 굳건하게 뿌리내린 당진뉴스가 이제 성년이 되었다.


19년의 세월이 공으로 흘러갔을 리 만무하니, 그 우여곡절이야 새삼 거론의 여지가 없다. 모든 것이 연단의 세월이었고, 결속과 축적의 시간으로써 자양분이 되어 우리를 성년으로 키워왔다. 이제 성년을 맞아 한결 성숙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정진해 나갈 각오를 다질 뿐이다.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앞서서 개척하고 걸어 나가는 믿음직한 뒷모습을 보여주고 결과로써 웅변할 따름이다.


언론의 사명을 다 하며, 내 고장 당진의 발전과 사회정의구현을 위해 온 몸과 정성을 다 바쳐 부단히 노력해 나아갈 것이다.
작금의 어려운 국내외 정세를 함께 고민하며 더욱 힘차게 헤쳐 나갈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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