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몸 담은 지 20여 년. 매주, 매일 현장에서 기자들이 발로 뛰어 새롭게 올리는 소식들을 가장 먼저 접하는 귀한 직분을 가졌습니다. 금주에도 여러 소식들을 접하면서 새삼스럽게 가슴이 미어지도록 감동합니다.

당진에서는 아파트 건설현장 바로 옆에서 논 농사를 짓는 한 농부가 공기업의 무책임한 처사 때문에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건설업체 측에서 퇴수로 공사를 시행했지만 반대로 공사를 하는 바람에 눈에 물이 역류하여 침수가 되고 있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업체측은 ‘공사를 해줬고 다 끝난 일이다’며 책임을 미루고 있습니다. 힘 없는 농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줄 리 없습니다. 도리어 ‘준공 전에 말했으면 방법이 있는데 다 종결이 돼 어렵다’며 책임을 농부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서산에서는 지난 달 한 화학 공장에서 검뎅 분출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서산시에서는 충남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검사항목에는 납 등 7가지가 있었는데 모두 불검출 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애시당초 존재하지도 않는 항목들을 검사하니까 당연히 불검출로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주민들이 원하는 유해성 검사는 언급조차 없다며 주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멀쩡했던 논에 모를 심을 수조차 없는 막대한 피해를 당하고 있었지만 힘이 없는 농부는 기업이라는 거대한 바위에 부딪혀 깨어지고 뭉그러져 낙심하고 있었습니다. 또 아무것도 모를 거라 치부하면서 어영부영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려는 기업과 관의 행위 앞에 주민들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현장을 찾아가 이들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고, 함께 분노하고, 해결방안도 함께 찾아보면서 힘을 보태며 우리 기자들이 오늘도 밤낮으로 뛰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그에 비해 이분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너무나 보잘 것 없지만, 큰 보람이 이들을 오늘도 카메라 들쳐 메고 뛰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정론직필의 원동력은 결국 독자님들의 관심과 사랑입니다. 강자와 손을 잡고 약자를 외면하지 않게 독자님들의 끊임없는 응원을 감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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