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이 태 / 당진읍

존경하는 이완상 선생님!

만물이 소생하고 약동하는 계절을 맞아 선생님내외분께서 건강하시고 다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선생님께서는 고등학교 2~3학년 동안 거듭해서 저의 담임선생님이셨던 것만으로도 저에게 각별하신 스승님이신데, 아내와 두 아이까지도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았으니 온 가족의 스승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제때 찾아뵙지 못하여서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그러한 저의 와병소식에 오히려 손수 제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주시고, 많은 위로와 힘이 되는 말씀을 전해주시어서 감사드립니다.


딸아이가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 중에 선생님께서 저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용돈까지 주셨다고 좋아하던 모습도 기억 속에 생생합니다.

선생님!
저는 인생이 끝이 없는 마라톤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간암이라는 불청객이 저에게 찾아왔을 때 저는 비로소 인생은 끝과 낙오가 존재하는 마라톤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거듭되는 재발로 인하여 고통스럽고 불안하여 삶의 방향마저 혼돈스러웠고 세상에서 버려진 것 같은 외로움에 빠져 있을 때가 있었습니다.
마치 동물의 왕국에 나오는 상처 입은 수컷이 무리에게 돌아가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처럼 말입니다.
그때 그 비관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신 것이 선생님이셨습니다.


그 날을 날짜로 정확히 기억 할 수는 없지만 선생님께서 정년퇴임을 하신 다음날임을 기억합니다.
“이태야! 선생님이 어제 정년퇴임을 했다. 그동안 바빠서 못 와봤는데 이제는 선생님한테 시간이 생겼어.”라며 세 시간 길을 혼자서 운전하고 저에게 달려 와주신 선생님께, 저는 형언할 수 없는 감사와 기쁨, 그리고 사랑을 느꼈습니다.


또한, 그 순간 저의 마음속을 물들이고 있던 어두운 생각들은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
선생님, 세월은 흐르고 흘러 저를 가르치시던 때가 어느덧 30년이 넘었지만, 선생님께서는 여전히 저와 제 가족에게 가슴 찡한 가르침을 주고 계십니다.


선생님께서 저에게 주신 격려와 사랑은 언제까지나 저의 가슴을 따뜻하게 지탱하는 커다란 뿌리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사는 동안, 선생님께서 저와 제자들에게 주신 사랑과 감동을 저 또한 다른 이에게 전하고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선생님의 제자들로서 저희 한 가족 조만간에 선생님을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며 선생님을 사랑하는 부족한 제자는 여기서 글을 맺으려고 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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