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아들이어서 고마워!”

어린이날을 맞은 아침, 매일 하는 똑같은 말이지만 더더욱 강조하여 특별히 볼따구도 비벼가며 늦둥이 녀석에게 애정을 표현합니다.

“엄청 고마우시죠? 그러니까 어제 제가 말씀 드렸던 그 레고를 사주세요. 네?”

“끙!“

‘때는 이때라‘ 기회를 잡아 원하는 것을 손에 넣고야 마는 녀석, 그래도 사랑스러운 것이 자식입니다.

어버이날을 앞둔 한 날 상근예비역으로 군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 녀석이 야근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양쪽 주머니에서 카네이션을 꺼냅니다.

“어버이날 무렵에는 할머니 댁에 내려가신다니 미리 드립니다.”

수줍음 가득한 얼굴로 ‘늘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꽃을 건넵니다.

그때 늦둥이 녀석도 질세라 학교에서 썼다는 편지를 하나 냉큼 건넵니다.

“전00 신부와 서00 신랑은 영혼만 떠돌 때 까지 껌 딱지처럼 찰싹 붙어서 매일 매일 행복하시기를~.....”

언제나 듬직한 장남과, 무슨 결혼식 주례도 아니고.. 엉뚱하기 짝이 없는 늦둥이 녀석의 재롱에 화답합니다.

“옴마, 아들 키워놨더니 겁나 좋네!”

한마디도 안지는 늦둥이 녀석이 반격하고 나섭니다.

“언제는 아들은 키워 놔봐야 아무 소용없다면서요!”

그렇게 올해 어버이날도 자녀들 덕분에 크게 웃습니다.

그렇게 자녀에게 받은 사랑을 양가 부모님, 그리고 형제와 또 함께 나누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합니다.

“고맙다! 느그가 우리한테 헌 효도를 자식들한테 고대로 받을 것이여. 뭣이든지 심은 대로 거두는 법이니께.” 부모님께 받은 최고의 덕담을 훗날 내 자녀들에게도 꼭 해줘야겠습니다.

내일이 스승의 날입니다. 어젯밤 잠든 아이 옆에 놓인 초등학교 3학년 아들 일기장을 펼쳐보았습니다. ‘스승의 은혜’라는 주제로 적어 내려갔습니다.

“제가 멍 때릴 때 꾸짖어 주시고......은혜에 감사합니다.....” 멍 때릴 때 꾸짖어 주시는 선생님의 진심을 잘 헤아리고 있는 제자의 마음을 선생님이 아시고 기뻐할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 스승님께 수줍어 말 못했던 참 감사한 마음을 편지로라도 더 많이 전해드렸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뒤늦게 밀려옵니다.

눈을 들어 바라보노라면 그 어느 곳이라도 어여쁘지 않은 곳이 없는 푸르른 5월! 은혜를 되새겨봅니다. 부모님의 은혜를, 자녀의 은혜를, 스승님의 은혜를, 늘 끊임없이 주고 또 주고 베풀어 주기만 하는 자연의 은혜를.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