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회장

시골마을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학교에서도 세심한 배려가 중요해지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우 우리나라 말이 서투르고 한국적인 독특한 문화를 몰라서 잘 어울리지 못하다보니 아이들 역시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충남도교육청은 다문화가정 학생의 증가에 따른 선제적 교육 지원 및 수요에 따른 맞춤형 교육서비스 제공을 위해 2018학년도 다문화 정책학교를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작년 117교에서 예비학교 4교, 유치원 2개원을 더해 총 123개의 정책학교를 지정하였으며, 이는 전국 17개 시 . 도 중 가장 많은 수의 다문화 정책학교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운영의 내실화를 도모하기 위해 교육부와 중앙다문화교육센터에서 주관하는 다문화 정책학교 사업설명회를 적극 활용하여 예비학교, 중점학교, 다문화유치원 등 정책학교 담당교원을 대상으로 충남 다문화 교육의 방향을 안내하고 현장과의 정보 공유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였다.

이처럼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더욱 증가되고 있어서 바람직하게 보인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고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어야할 그들의 어머니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아직도 너무 부족한 현실이다.

작년에는 한 이주여성이 시아버지에게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은 이주여성은 19명에 달한다. 임신한 몸으로 아파트 9층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추락해 숨진 베트남 여성부터 보험금을 노린 남편에게 살해당한 캄보디아 여성도 있었다.

이주여성들에 대한 가정폭력도 문제지만 국가적인 편견이 더 큰 문제다. 정부기관이 발간한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한국어 교재가 여성을 가사노동 영역에 한정된 존재로 묘사해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고, 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을 강화한다는 논란도 있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이 지난해 발표한 ‘충남 결혼이주여성 생활 실태와 정책방향’이라는 주제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배우자의 가족이나 친척관계에서 차별을 경험한 결혼이주여성은 전체 응답자의 28.2%에 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 이주여성 본인의 차별 경험은 ‘거리나 마을에서’ 차별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29.5%, ‘대중 교통 이용 시’ 30.2%, ‘상점, 음식점 등’ 27.3%, ‘공공기관’ 16.7%, ‘직장 및 일터에서’ 24.9%, ‘학교나 보육시설에서’ 21.0%, ‘배우자의 가족 또는 친척관계에서’ 28.2%에 달했다.

이는 직장과 가정, 마을 등 일상 곳곳에서 결혼 이주여성들이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가족 혹은 친척에 의한 차별 또한 30%에 가깝게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 전반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가정 내부의 문제 인식과 변화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우리 사회가 결혼이주여성을 한 시민으로 여기기보다는 가사노동자 정도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할 때다. 이에 정책적인 차원에서 이들의 특수성을 살려서 사회의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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