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주세요”

2016년 11월 28일 16시 07분경 현장에서 다급하게 외마디로 날라온 무전이 끝이었다.

지난해 11월 28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라인에서 혼자서 통로 점검 중에 사망한 고(故) 한승헌 노동자의 1주기 추모제가 당진버스터미널 광장에서 개최됐다. 추모제에는 금속노조 현대제철비정규지회와 현대제철지회 노조원과 민주노총 당진시위원회 소속대표자와 시민단체 대표들 200여명이 촛불 들고 참석한 가운데 추모사 추모공연 장학금 전달 순으로 진행됐다.

현대제철비정규지회 홍수완 지회장은 “한승헌 동지는 현대제철 자본에 의해 살인된 것으로 지금도 여전히 현대자본은 자본의 이익에만 급급해 노동자들의 생명안전에는 관심조차 없다”고 지적하고 “2인 1조 안전작업 원칙을 반드시 단체협약을 통해 쟁취하자”고 말해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민주노총 당진시위원회 한동수 위원장도 추모사에서 “노동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반듯이 쟁취하자”고 밝혔다. 이어진 현대제철비정규지회 한수혁 조합원은 추모사에서 “비정규직철폐를 위해 최선봉에서 투쟁으로 이끌어 주시고 동료들에게 보여주신 희생정신 그 모습을 갖추고 채워나가는 것으로 당신을 추억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대제철비정규지회 동료인 이준배 조합원도 “오늘은 승헌이형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저 세상으로 간지 벌써 1년이 되는 날”이라며 “힘든 업무 속에서도 승헌이형은 타인을 배려해주셔서 저를 비롯한 동료들이 상심했을 때 언제나 저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시간을 내어 좋은 상담자가 되어 주었다”고 회상했다. 문제는 고인이 사망한 현대제철 TT-49타워는 6년 전에도 조업점검 중에 작업자가 추락하여 사망하였고, 올해 초에도 작업자가 부상당하는 산재사고가 발생한 곳이라고 추모제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주장했다.

이곳 사고현장은 하청노동자가 수차례 안전사고 위험을 경고하며 개선을 요구하였던 곳이며, 현대제철 정기안전점검에서도 문제를 지적한 곳인데도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된다고 비난했다. 이날 참석 했던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 노동정책을 개선한다고 하지만 결코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며 단결과 투쟁만이 노동자의 생명과 생존권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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