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시 - 문현수

벌써 벌어진 밤송이는
누런 밤들를 뱉어내고
대추 나무에는 붉은 대추가
자태를 자랑한다

들판은 황금 물결이 파도치고
이른 벼들은 기계속으로
모습을 감춘다

마음은 풍성한 중추절이고
밭에 심어놓은 배추 무는
자식들의 양식이 된다

"뭘 그리 많이 심었슈"
"나만 먹남 자식들 형제들
골고루 나눠 먹어야지"
"힘든디 무리허지 마슈"
"그려도 워쪄 있는 땅인디
이런거라도 심어 나눠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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