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감리교회 담임목사 방두석

 

몇 년 전 어느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실화이다. 4학년 1학기 때까지 어떤 과목에서도 70점 이상을 받아본 적이 없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의 성적은 평균 60점 정도였다. 그런데 4학년 2학기 어느 날 아이가 산수 시험에서 90점을 받았다. 평소 70점도 못 받다가 90점을 받았으니 얼마나 기뻤을까? 아이는 남들에게 보이도록 한 손에 시험지를 자랑스럽게 펼쳐든 채 집으로 달려왔다. 집에 도착한 아이는 초인종을 요란스레 눌러댔다. 아이는 개선장군처럼 한 손에 90점짜리 산수 시험지를 펄럭이면서 힘 있게 “엄마, 나 90점”이라고 소리쳤다. 그 때 엄마가 아이를 껴안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아고, 우리 아들. 얼마나 신이 날까, 엄마도 이렇게 좋은데....” 엄마가 공감해 주는 순간 아이의 마음은 하늘을 나는 것 같았다.

엄마는 아이의 아빠에게도 이 일을 얼른 귀띔해주었다. 퇴근해서 돌아온 아빠 역시 아이를 껴안고 다시 한 번 엄마와 똑같이 격려해 주었다. 아이에게 이 날은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 그날 이후 아이의 성적은 거짓말처럼 쑥쑥 올라갔다. 말 한마디에 힘을 얻은 아이는 세계적인 대학(미국MIT)에서 장학생으로 공부를 하게 되었다.

만약 그때 어머니가 아이의 기분을 묵살하는 언어를 썼거나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면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마음을 알아주는 말을 공감 언어라고 한다. 인간은 누군가 자기 마음을 알아줄 때 변화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마음이 허한 사람에게 누군가 조용히 다가가 그의 가치를 알아주면 사람의 마음은 녹아내린다.

어느 날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삭개오를 향하여 “삭개오야, 오늘 내가 네 집에 묵어 가겠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삭개오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지고 있던 가슴의 응어리가 한순간 눈 녹듯 녹아 버렸다. 삭개오는 마음을 녹여 주는 예수님의 가슴의 언어로 인해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된 것이다.

마음을 알아주는 말은 사람의 세포를 변화시킨다고 한다. 누군가로부터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육체적으로 활력이 넘치게 될 뿐만 아니라, 정신력과 창의력, 지능이 동시에 올라간다고 한다. 지금 이야말로 서로를 격려하는 가슴의 언어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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