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회장

농민들은 농산물을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면서도 언제 절도를 당할지 모를 불안감에 밤잠을 설친다. 특히 인삼작물은 5~6년 동안 관리해야하고, 절도 피해 시 복구가 어려워 더욱 노심초사한다.

이 때문에 인삼농가와 인삼영농조합은 자체 방범시설 확충과 시설관리를 강화하고 있고 경찰은 농산물 절도를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안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열사람이 한 도둑을 못 잡는다는 말이 사실로 드러났다. 서산경찰서는 최근 5~6년근 인삼만을 전문적으로 절취하여 인근 식당과 등산객을 상대로 판매한 상습 인삼절도범 A씨(남, 57세)를 검거하여 구속했다.

A씨는 인삼밭을 물색한 뒤 심야시간에 인삼을 채굴하고, 종이박스에 담아 운반하는 수법으로 총 6회에 걸쳐 3,400만원 상당의 5~6년근 인삼을 전문적으로 절취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절취한 인삼은 인근 식당 등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당한 인삼밭 주변의 CCTV를 분석하고, 관내 인삼 취급업소 탐문 등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하여 잠복 및 추적수사 중 심야시간대 태안지역의 또 다른 인삼밭 주변을 서성이는 피의자를 발견하여 검거했다.

아산에서도 최근 인적이 드문 인삼밭을 돌며 인삼을 훔쳐온 A씨(55)가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아산시 신창면의 한 야산에서 인삼밭을 털려다 현장에서 검거됐는데 작년 3월 말부터 추석 전까지 아산 2곳(500㎏), 천안 2곳(139㎏), 평택 1곳(130㎏) 등 충남과 경기 일대 인삼밭에서 16차례에 걸쳐 750㎏(시가 1억원 상당)의 5년근 인삼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절취한 인삼은 9뿌리(2채)에 3만원을 받고 시장과 길거리 등에서 직접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3~2015년 발생한 농산물 절도는 모두 156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액이 크지 않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농민들이 신고하지 않은 사례까지 합치면 실제 피해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논산농협 조합원들은 요즘 큰 걱정거리를 털어내고 편안한 밤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논산농협이 2016년에 이어 올해도 조합원농가를 위해 농작물 도난방지용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산농협은 농촌에서 농작물과 농자재 절도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지난해부터 교육지원사업으로 조합원농가의 시설하우스와 농용자재 창고 등에 CCTV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본체·카메라·녹화기를 한세트로 하는 CCTV 설치비 60만원 가운데 30만원을 농협이 보조해주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0농가가 CCTV를 설치한 데 이어 올해도 50농가가 추가로 선정돼 현재 설치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합원들은 CCTV를 설치한 곳에서는 도난사고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논산농협이 CCTV 설치 지원사업에 나서기 전에는 수확을 앞둔 딸기를 모두 도난당하거나 농기계가 사라지는 등 크고 작은 도난사고가 자주 발생했다고 한다.

이처럼 농작물 도난사고에 취약해 농가들이 늘 불안해하고 있는 시대에 농정당국이나 농협이 스스로 나서서 농민들이 안심하고 영농에 종사할 수 있도록 CCTV 설치확대에 나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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