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충남 대표로 참가하고 싶어요”
U17 전국대회 우승 ‘신평고축구단’을 만나다

청명한 날씨였던 지난 19일 경남 합천종합운동장에서는 춘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전 17세 이하 고등부 결승전이 벌어졌다. 한쪽은 창단 82년째를 맞이하는 강팀. 이와 맞붙은 신평고등학교는 1988년 창단한 팀이다.

창단 30년이 채 되지 않은 면단위 팀에게는 쉽지 않은 전통의 강호와 맞대결한 신평고등학교 축구부 선수들은 4대0의 완승을 거뒀다. 주경철 감독의 고향이기도 한 합천에서 신평고 축구부단이 또 하나의 역사를 쓴 것이다.

대회 우승뿐이 아니라 개인상도 쓸어 담았다. 오현교(왼쪽 풀백) 선수는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받았고, 결승전 4골을 몰아넣은 김창헌(공격수, 측며 미드필더) 선수는 대회 총 6골로 득점왕이 되었다. GK상 역시 김강현(골키퍼) 선수에게 돌아갔다.

신평고등학교에서 만난 신평고 유양준 코치는 모든 공을 우승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사실 면단위 축구부에서 이런 성과를 거두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특출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선수들의 협동심과 투지를 통해 얻어낸 결과입니다. 특별한 에이스 없이도 이만큼 해주고 있는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유양준 코치의 설명에 따르면 충남에는 6개 정도의 고교팀이 있고, 전국에는 약 170여개의 고교팀이 존재한다. 그 많은 팀 중에 면단위에서 이렇게 꾸준한 성과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유 코치는 “이번 U17은 고등학교 1~2학년 선수들이 주축입니다. 처음과 비교하면 이 친구들은 선배들에 비하면 실력이 부족한 것 아닌가 걱정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훈련이 거듭될수록 실력이 늘어가는 게 눈에 확연히 드러나더군요. 더욱이 이 친구들의 강점은 훈련에서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투지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상대에 같은 나이대의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있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해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 점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팀의 주장을 맡고 있으면서 득점상을 차지한 김창헌 선수 역시 팀동료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예선 경기 때에는 점수를 많이 넣지 못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에서 실망하지 않고 든든하게 받쳐 준 친구들에게 너무 고마워요. 서울의 언남고와의 경기에서 5실점을 한 적이 있어요. 그렇게 많은 실점을 한 것이 오히려 약이 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 후 16강에 올라와서부터는 동료들이 집중해 경기에 임했고, 공격쪽에 서 있는 저에게도 많은 격려를 해 줘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대회 최우수상을 받은 오현교 선수는 왼쪽 풀백으로 뛰고 있다. 이영표 선수와 같은 포지션이다. 김창헌 선수가 말한 뒤에서 받쳐 준 선수다. 계성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고 있을 때 7:7경기를 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축구를 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시작한 것이 축구선수로서의 길을 걷게 된 계기다.

오 선수에 대해 유 코치는 “스피드와 크로스가 좋고, 투지가 넘쳐서 팀의 궂은 일을 처리하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팀 수비의 중심을 잡고 있는 선수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듯 하다.

골키퍼상을 차지한 김강현 선수는 “사실 골키퍼는 수비수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야 하는 것도 맞지만, 스스로 멘탈을 지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점을 많이 하는 경기를 뒤돌아보면 막을 수 있는 슈팅도 멘탈이 붕괴돼서 막지 못하는 적이 있었어요. 항상 멘탈 관리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강현 선수는 178cm로 골키퍼로서는 그리 크지 않은 선수다. 스스로도 가장 좋은 롤모델인 선수는 전북현대에 있다가 일본으로 이적한 권순태 선수다.

“권순태 선수는 키가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순발력이 탁월하고 활동반경이 넓은 편이에요. 또 탄력이 좋아서 공중볼 처리에도 능숙하구요. 그 선수처럼 좋은 골키퍼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받아 들긴 했지만 선수들에게는 인고의 시간이 있기도 했다. 특히 김창헌 선수와 오현교 선수는 선수로서 가장 힘들다는 재활의 긴 고통을 넘어온 선수들이다. 두 선수다 무릎부상으로 고생했고, 수술 후 6개월, 1년이라는 시간을 재활에만 몰두했다. 두 선수 모두가 그런 고통을 잘 넘어 올 수 있었던 것은 감독 선생님과 코치 선생님 덕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현교 선수는 “감독선생님과 코치 선생님이 항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어떤 때는 친구처럼 대해 주시다가도 조언들을 해 주실 때는 가슴에 남는 것이 많았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창헌 선수 역시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얼굴보고 말씀드리기는 쑥스럽지만, 지면으로 나가면 괜찮을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 거에요. 꼭 고맙다는 말을 써 주세요”라고 따로 부탁하기도 했다.

유 코치는 “주 감독님은 저에게도 스승님입니다. 제가 선수 시절에도 그렇지만, 언제나 선수들을 믿어주시고, 편하게 해주세요. 도인 같은 분이죠. 감독님의 우산 속에서 스스로 각성하고 커가는 걸 선수들 스스로 느끼고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정작 주경철 감독은 공을 학생들과 도움을 준 다른 이들에게 돌렸다.

주 감독은 통화에서 “우선 선수들에게 고맙다.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전하면서 “항상 지원을 아끼지 않고 마음을 써 주고 계신 학교 측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또한 당진시축구협회에서도 우리 축구부에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 주고 계신다. 그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보내드린다”고 말했다.

신평고 축구부는 좋은 여건이 아닐 수도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하나의 팀으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을 당진시민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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