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원예단지 기반조성사업 중간보고회..석문호 활용 용수 공급 계획에
“석문호 수질 강알칼리성..농업용수 부적합”..성토, 재배 면적 등 사안 검토

지난 18일, 당진시청 접견실에서 기반조성사업 실시설계 중간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반조성사업비 61억 3000만원의 예산계획이 발표됐고, 검토사항들에 대한 의견들이 오갔다. ⓒ고정호
지난 18일, 당진시청 접견실에서 기반조성사업 실시설계 중간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반조성사업비 61억 3000만원의 예산계획이 발표됐고, 검토사항들에 대한 의견들이 오갔다. ⓒ고정호

[당진신문=고정호 기자] 지난 18일 당진시 스마트원예단지 기반조성사업의 중간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가장 큰 화두는 석문호 수질 문제였다. 수경재배에 부적합한 강알칼리성 상태이기 때문이다. 

당진시는 지난해 2월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 스마트원예단지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총 15.6ha의 규모로 조성될 당진시 스마트원예단지는 고대면 슬항리 1217-3번지 외 12필지에 2025년 준공 예정으로, 도로와 용·배수, 전기, 오폐수처리 등 기반시설과 저탄소에너지시설을 당진시가 조성한 뒤, 청년 농업인들에게 온실 재배시설을 자부담해 스마트팜 운영을 맡길 계획이다.

현재 기반조성사업에 대한 실시설계가 진행 중으로, 용역을 맡은 대웅엔지니어링의 문정규 대표가 현장조사결과와 실시설계 추진방향과 추진계획을 지난 18일 시청 접견실에서 중간보고를 실시했다.

중간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토목분야에 34억 1000만원, 철근콘크리트 및 경량철골조의 건축분야 12억, 가압장 설비와 펌프, 관로의 기계분야 5억, 옥내형 규비클과 배전반 등 전기분야에 3억, 기타공사비 1억, 설계비 1억 6600만원, 공사감독비 3억 8300만원, 사업관리비 7100만원의 예산계획을 세웠다. 

실시설계 중점검토사항으로 대규모 성토 물량에 대한 취토장 확보, 스마트원예단지의 침수 대책, 양액주입 시설에 따른 수질 및 수량 확보 등이었다.

이날 양질의 용수공급 문제가 불거졌다. 스마트원예단지 일원의 지하수는 부족한 상태로, 인접한 석문호의 강물을 활용해 용수를 공급할 계획이지만, 석문호의 산도(pH)가 강알칼리성으로, 토양을 사용하지 않는 양액재배(수경재배) 수질기준과 농업용수 수질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던 것.

2022년 10월 기준 석문호의 수질검사 결과 산도 함유량이 9.1pH로 나타났는데, 이는 강알카리성 수준이다. 수소이온 농도 pH는 양분 흡수를 결정짓는데, 대부분 식물은 5~7pH에서 잘 자란다. 이 범위에서 벗어날 경우, 양분을 흡수할 수 없게 된다. 현재 토양을 사용하지 않는 양액재배 수질기준은 5~8.9pH, 농업용수 수질기준 역시 6.0~8.5pH로 석문호는 이를 모두 초과한다.

당진시는 총 15.6ha 규모, 총사업비 214억 7800만원의 사업비의 스마트 원예단지를 조성한다. 오는 2025년 준공 예정으로 현재 기반조성사업의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다. 사진은 스마트원예단지구역. ⓒ당진시청 제공
당진시는 총 15.6ha 규모, 총사업비 214억 7800만원의 사업비의 스마트 원예단지를 조성한다. 오는 2025년 준공 예정으로 현재 기반조성사업의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다. 사진은 스마트원예단지구역. ⓒ당진시청 제공

오성환 시장은 “석문호의 pH 측정 자료를 본 적이 있다”라며 “한국농어촌공사가 분기별로 수질검사한 결과 9.4pH를 보이기도 했는데, 낮출 방법이 있냐”고 물었다.

충남 농업기술원 이문행 농학박사는 “pH농도가 높은 원인은 양이온과 중탄산으로 나눌 수 있는데, 중탄산은 간단한 화학처리로 가능하다. 다만 양이온이 많으면 역삼투압 방식인 멤브레인 필터를 사용해야 한다”라며 “이럴 경우 비용이 더 추가되며, 정확한 수질의뢰 결과에 따라 필터 방식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진시 관계자는 “오는 26일 석문호 수질의뢰 검사 결과가 나올 예정으로, 해당 결과에 따라, 중간 처리방식의 추가와 여과필터 등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흙 쌓는데 16억..청년농업인 자부담 등 논의

이후 성토와 관련해 16억원이 소요될 사업비에 대한 타당성도 검토됐다. 원예단지 일원의 흙을 걷어내고 새로운 흙을 쌓을 계획으로, 기존 흙은 사토로 양분과 수분을 거의 지니지 못해 바꿀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 또, 인접한 석문호의 최고 수위는 2.78m로 원예단지 내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 스마트원예단지 전체를 2.8m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총 4만 5841m³의 흙을 파내고, 6만 7933m³의 흙을 쌓을 계획이 보고됐다. 문제는 기반조성에 들어가는 총 61억 3000만원의 사업비 중, 성토와 흙 운반비 등에 16억원이 소요되는 바, 타당성의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여러 비용 절감 방안이 나왔는데, 현대제철 폐기물인 슬래그를 이용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농지법상 안전성에 대한 문제로 적용은 어려웠다.

또, 원예단지 바로 옆 유휴부지의 흙을 활용할 법적 근거가 있는지 오성환 시장이 물었으나, 현장점검을 진행한 문예규 대표는 “해당 부지의 흙은 뻘에 가까워 성토 이용은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결국, 설계 계획대로 16억을 들여 한국농어촌공사가 진행하는 토석채취허가 사업을 활용해 고대면 당진포리의 10만m³의 흙을 활용하는 것으로 추진 방향을 잡았다.

또 스마트원예단지 내 농작물이 재배될 온실면적을 약 2000평 1개 시설로 설정해, 총 16개 구획 계획이 보고됐지만, 농작물 성장이 저하되는 동서방향으로 긴 구획들이 지적당했다.

충남 농업기술원 이문행 농학박사는 “1순위는 재배면적이겠으나, 현재 구획계획 중 동서방향으로 긴 곳의 경우 작업이 어렵고, 농작물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재배면적을 줄이거나 구획을 줄여서라도 남북방향으로 길게 구획을 재설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진시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에 따라, 합리적인 선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구획을 재설정하도록 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이외, 영농조합법인 사비터전 최형남 대표는 대규모 원예단지 조성에 근로자 숙소시설도 건의했다. 최형남 대표는 “2000평의 농사를 개인이나 부부가 한다면 힘에 부칠 것”이라며 “이러한 대규모 원예단지가 조성될 경우, 외부인력 도움이 꼭 필요할 것이다. 근로자 숙소시설의 추가를 논의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마트원예단지 준공 이후, 입주할 농부들의 자부담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현재 구획 계획 2000평 기준, 입주할 청년 농업인은 약 3억원의 자부담을 통해 온실재배시설(비닐하우스 등)을 갖출 것으로 예상하는데, 금액 부담을 줄일 방안에 대한 의견들이 오갔다.

한편, 다양한 검토가 이어진 스마트 원예단지 기반조성사업의 실시설계는 오는 6월 14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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