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김동건, 이호경, 신경훈 주무관

왼쪽부터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신경훈, 이호경, 김동건 주무관. ⓒ지나영
왼쪽부터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신경훈, 이호경, 김동건 주무관. ⓒ지나영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지난 2020년 3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그해 10월부터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제도가 시행됐다.

특례법 개정에 따라 기존에 아동학대가 발생하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수행하던 현장조사, 응급조치 등의 업무를 지자체 소속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맡고 있다.

당진시도 2020년 10월부터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제를 도입해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전담공무원과 경찰이 학대 관련 조사를 하고 있다. 현재 당진시청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은 여성가족과 아동보호드림팀 김동건, 이호경, 신경훈 주무관이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하는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의 업무는 일반 사회복지와는 다르다. 보통 사회복지는 대상자에게 무언가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은 옳고 그름을 판단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전담공무원은 현장에서 학대를 당해 피해를 호소하는 아이들을 직접 마주해야 하며, 심한 경우 학대행위 의심자로부터 고함, 욕설 등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은 하나의 신고 건을 두고 최소 두 달의 시간 동안 조사를 벌여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진시의 경우 전담공무원 1인당 수십여건의 아동학대 신고 건을 처리해야 하는 만큼 업무 과중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신경훈 주무관은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그동안 관련 부서에서 근무를 해왔다. 저는 지난해 8월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으로 인사 발령을 받았는데, 사실 복지직 공무원들 사이에서 전담공무원은 기피 업무 중에 하나”라고 털어놨다.

이호경 주무관은 “지난 4월 한 달간 아동학대 신고 접수는 67건인데, 이를 3명의 전담공무원이 나눠서 조사를 하고 있다. 한 건당 피해 의심 아동, 추가 피해 의심 아동, 행위 의심자, 동거하는 보호자, 동거하지 않는 보호자 등 여러 명을 조사해서 학대 여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한두 달에서 최대 두세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더욱이 행위 의심자가 친부모나 친인척 등이라면 분리 조치에 대해 반발을 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업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동건 주무관은 “저희 업무가 정형화된 업무는 아니고, 비정형화된 업무다. 그래서 지침을 머릿속에 넣고 있지만, 사례마다 대응하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저희의 판단에 의해 가정에서 아동과 부모가 분리될 수 있고, 진짜 가정에는 상처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동학대 업무 특성상 24시간 당직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훈육도 아동학대라는 인식 필요”

아동학대 여부는 상당한 전문성으로 판단해야 하는 만큼 전담공무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힘든 업무다. 이에 당진시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은 서로의 사례를 공유해 수시로 의견을 나누며, 소통을 우선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소통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3명 모두 남성인 탓에 여자 아동을 대상으로 학대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름의 고충을 겪고 있다고.

신경훈 주무관은 “여아가 학대를 당했다고 신고를 받으면, 저희와 아이가 직접 1대1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그런데 성과 관련된 학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때에는 아무래도 여자아이가 남자인 저희에게 말을 하기란 쉽지 않다”라며 “이런 때에는 여성 전담공무원 1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라며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렇지만 업무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아동학대 인식이 나아지는 것을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건 주무관은 “결혼하지 않았지만, 예쁜 조카들이 3명이 있고, 직접 육아를 맡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평소 어린이 복지에 관심이 있었고,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업무를 해보고 싶어서 자진해서 아동보호드림팀에 왔다”고 설명했다.

이호경 주무관은 “처음에 훈육 목적으로 몇 대 때린거라고 말씀 하시는데, 교육과 상담을 통해 자신이 했던 행동이 학대라는 것을 깨닫고, 개선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 “학대 피해를 받은 아동이 마음속에 입은 상처가 치유되는 모습을 보면 자부심도 생긴다”고 말했다.

신경훈 주무관 역시 “부모님들이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는 분들이 많은데, 나중에 아동보호기관에 사례 연계로 교육을 받으신 이후에 행복한 가정이 되는 사례를 종종 본다”며 “부모님이 개선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보람된다”라고 설명했다.

김동건, 이호경, 신경훈 주무관은 앞으로 당진에 아동 인권이 높아지고, 아동학대에 대한 그릇된 어른의 인식을 더 개선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인식을 더 많이 가질 필요가 있다. 아동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고, 하나의 인격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주셔야 한다. 당진시가 아동이 살기 좋은 행복한 도시로 될 수 있도록,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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