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광현 당진시청 문화재팀장

남광현 당진시청 문화재팀장.
남광현 당진시청 문화재팀장.

다가오는 5월 20일(음력 4. 8)은 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날이다. 이날 각 사찰에서는 봉축 법회를 열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평화와 행복을 염원하고 욕불의식(부처님의 몸을 향수로 목욕시킴)과 연등을 달아 개인의 발복을 기원하는 등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다양한 불교의식과 함께 부처님 오신날을 더욱 뜻 깊게 되새겨 보기 위한 방법은 각 사찰이 가진 문화적 전통을 알고 방문하는 것이다. 

사찰의 연혁과 가람의 배치, 문화유산의 특성들을 통해 사찰의 내재된 모습들과 마주하면 또 다른 문화적 향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적은 지면을 통해 이러한 문화적 특수성을 다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일반 시민들이 그동안 간과하며 지나쳤던 사찰문화 중에 주련(柱聯) 문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사찰 주련은 사찰 기둥에 걸어놓은 연구(聯句)를 말한다. 주련은 영련(楹聯)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주(柱)와 영(楹)은 기둥을 나타낸다. 그리고 연(聯)은 ‘연이어’라는 표현으로 판자에 글을 써서 새김 해 걸어놓은 것을 말한다. 

주련 내용은 부처님 가르침을 인용하거나 삼보 찬탄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련은 그 전각에 따라서 봉안된 주존(主尊)을 찬탄하는 내용을 경전서 인용하거나 아니면 시문을 지어 찬양하는 내용으로 대개 이루어져 있다. 

주련은 각 사찰의 존재 이유를 설명해 주고 주련을 곱씹으면 그 사찰과 건물의 성격을 알 수 있다. 불교는 형상을 갖고 있지 않지만, 불교가 사회와 관계를 갖게 되면서 가람이라는 건물 배치의 형상이 필요했는데, 주련이 없다면 각 건물의 의미를 알 수 없고 껍데기만 보는 것이다.

1930년대 영탑사 약사전 주련 모습. ⓒ당진시청 제공
1930년대 영탑사 약사전 주련 모습. ⓒ당진시청 제공

당진에는 많은 사찰이 있지만 그중에 1000년 고찰 영탑사와 영랑사의 주련을 소개하고자 한다. 영탑사에는 대웅전, 인법당, 적묵전, 약사여래전(유리광전), 산신각에 영랑사에는 대웅전에 주련이 있다. 

이중에 근래에 지어진 건물의 주련을 제외하고 예로부터 있었던 영탑사 유리광전과 영랑사 대웅전의 주련을 소개하고자 한다. 부처님 오신날에 방문하여 꼭 눈여겨 마음에 담고 와야 할 문구들이다.


(영탑사 유리광전=약사여래전)

十二大願接群機(십이대원접군기) 열두가지 큰원으로 중생들을 건지시니
一片悲心無空缺(일편비심무공결) 한결같은 자비심은 한 치의 빈틈없네 
凡夫顚倒病根深(범부전도병근심) 뿌리깊고 뒤집힌 범부들의 번뇌병은
不遇藥師罪難滅(불우약사죄난멸) 약사여래 못만나면 죄업소멸 어려워라 


(영랑사 대웅전)

世尊當入雪山中(세존당입설산중) 세존께서 설산에 들어가 계셨을 때
一座不知經六年(일좌부지경육년) 한 번 앉아 6년 동안 지나감을 알지 못하셨네
因見明星云悟道(인견명성운오도) 샛별을 보심으로써 도를 깨치셨으니
言詮消息遍三千(언전소식편삼천) 말씀하신 소식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퍼지도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당진 #당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