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에스더 당진우리아이지킴이 학부모연대 교육위원

김에스더 당진우리아이지킴이 학부모연대 교육위원.
김에스더 당진우리아이지킴이 학부모연대 교육위원.

SNS를 통해 마약을 구매하고 투약한 여중생이 불구속 입건됐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 사건을 통해 이제는 치킨을 주문하듯 마약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과 십대들 역시 마약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그러나 마약예방교육(음란물예방교육) 강사인 필자에게는 그리 놀라운 사건이 아니었다.

우리나라는 이미 작년에 10대 마약사범이 3년 사이 3배 증가했을 만큼 청소년 사이에 마약과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그 폐해의 심각성은 날로 심해지고 있으며 마약 투약과 유통이 심각한 중범죄라는 걸 모르는 청소년들이 마약 유통에까지 가담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비단 마약뿐만이 아니다. 청소년 도박 또한 심각한 지경이다. 특히 청소년 도박은 충청도도 심각한 수준이다. 게다가 충청남도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이후 학생인권조례 제11조 정보접근법 학교의 장은 학생의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소지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에 의해 스마트폰을 걷지 않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그로 인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음란물을 보거나 도박 사이트에 베팅하는 일들이 심심찮다는 소리가 들리니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이다. 무엇보다 예방교육이 시급한 때이다.

과연 청소년들이 게임, 음란물, 마약 등을 접하게 되면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다가 중독이 되고 그 결과 뇌, 특히 전두엽에 심각하게 손상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음란물예방교육 시 대다수의 아이들은 ‘몰랐다’고 말했다.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정상인의 뇌와 각종 중독자의 뇌를 비교하는 자료를 보여주면 굉장히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뇌 가소성’ 즉 뇌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보태어 설명하면 안도의 숨을 쉬는 아이들. 요즘 말로 웃프다.

아이들은 중독이 되어가는 줄 모르고 중독에 빠져있다. 아직 성장기인 본인들의 뇌가 성인보다 중독에 더 민감하고 치명적이란 사실을 모른 채, 중독이란 말을 숱하게 들었을 텐데도 절제하지 못하고 해로운 것을 앎에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한없이 빠져든다. 그 이유가 뭘까?

주위의 청소년들과 각종 설문조사를 살펴 본 바 우울, 불안, 현실 도피, 학교, 학업, 친구와 가족관계 안에서의 각종 스트레스 그리고 마땅히 놀 곳도, 할 것도 없다는 것 등이 주된 이유였다. 이러한 이유를 볼 때 지금의 아이들은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이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지만 실상은 마음의 병이 깊어져 있어 내면이 지쳐 있고 공허하다. 이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필자는 아이들이 바깥으로 자주 나가길 바란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햇볕을 쬐며 걷고, 달리고, 몸을 부딪치며 공을 차고,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을 감상하고 때론 무심히 앉아 계절마다 변하는 자연을 감상했으면 좋겠다. 마음 같아선 이 봄에 아이들을 불러 모아 소쿠리 하나씩 들려 냉이라도 캐러 가고 싶은 심정이다. 일산호수공원처럼 아이들이 언제든 달려갈 수 있는 거리에 정서적으로 쉼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일산호수공원에는 가슴이 탁 트이는 호수와 사계절마다 꽃과 단풍과 눈꽃으로 분위기가 다를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있다. 어린아이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놀이터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음악 분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포토존에 앉아서 ‘물멍’ 하기 좋은 호숫가의 그네, 여름에 찰박찰박 소소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계단바닥 분수, 계절마다의 축제,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뇌 가소성에 좋은, 운동을 할 수 있는 체육시설도 있다.

그곳에서 마음껏 뛰는 아이들을 보면서 당진의 아이들도 이런 쉼을 누릴 수 곳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 중에 반가운 기사를 발견하게 됐다. 오성환 당진시장의 호수공원 공약에 대한 기사가 그것이었다. 

부디 오성환 시장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아이들이 되도록 해로운 것에 노출되지 않고 중독에 이르지 않도록,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수 시간씩 머물러 있는 PC방을 탈출해 밖으로 뛰쳐나올 만한 매력적인 호수공원을 조속히 조성해주길 바란다.

일산호수공원이 인공호수 생태공원으로 성공하자 아파트나 지으라던 초기의 여론이 잠잠해졌다는 것으로 보아 공원을 계획할 당시 반대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지금은 지역공원으로 잘 정착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며 다른 지역의 사람들까지 찾아와 쉼을 누리는 관광명소가 됐다. 

아이들을 언제든 데려갈 수 있고 지친 심신을 달래며 쉼을 얻길 바라는 당진 시민들을 위해 오성환 시장은 몇몇 반대의 목소리에 부딪힐지언정 시민 중심의 이용형 호수공원에 대한 공약을 반드시 지켜주시길 부탁드린다. 가정이 건강해야 건강한 도시가 되지 않겠는가. 호수공원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좋은 소식이 들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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