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등·하교 차량으로 뒤엉켜
우려 커지는 학생들의 안전사고

15일 오전 7시 50분경, 송악중으로 진입하는 가학교차로에서 바라본 교통상황이다. 신호가 두 차례 바뀌었음에도 차량들은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김제노비아
15일 오전 7시 50분경, 송악중으로 진입하는 가학교차로에서 바라본 교통상황이다. 신호가 두 차례 바뀌었음에도 차량들은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김제노비아

[당진신문=김제노비아 기자] 지난 15일 오전 7시 50분경, 가학 교차로부터 송악중학교로 이어지는 도로는 등굣길 차량과 출근 차량으로 뒤엉켜 있었다. 앞뒤로 꽉 막힌 채 느릿느릿 이동하던 차량들은 약 15분가량이 지난 후에야 각자의 목적지로 떠날 수 있었다.

가학 교차로부터 송악중학교까지의 거리는 2.9㎞로, 정상적으로 이동한다면 차로 약 5분가량이 소요되는 짧은 구간이다. 그러나 왕복 2차선이라는 협소한 도로와, 대중교통 부족에 직접 나선 학부모들의 차량, 등교 중인 아이들이 탑승한 택시 등으로 시민들의 불편함과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민 이모 씨는 “기지시리에서 중흥리로 매일 출퇴근을 하는데, 8시마다 중흥리로 가는 길은 전쟁터나 다름없다”며 “도로는 왕복 2차선이지만 많은 등굣길 차량과 출근 차량이 비슷한 시간대에 한꺼번에 몰리며 기지시에서 송악중학교를 지나기까지 수십 분을 허비해야 한다”라고 토로했다.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송악중학교 측도 마찬가지다. 한쪽 도로에만 설치된 인도는 차도와 연결되는 구간이 있어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에, 송악중학교는 매일 등·하교 시간마다 2명의 안전전문요원과 2명의 교사를 교문 앞에 배치해 교통안전을 관리 중이다. 교사들과 안전전문요원은 형광조끼를 입고 경광봉을 들었으며, 학생들은 인접한 차를 피해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야 했다.

송악중학교 앞에서 바라본 교통상황.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김제노비아
송악중학교 앞에서 바라본 교통상황.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김제노비아

송악중학교 교사는 “안전요원과 교사들의 노력으로 현재까지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지만 늘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이라며 “이러한 관리가 없었다면 가학 교차로가 아닌 당진에서부터 교통체증이 시작됐을지도 모를 일”이라 말했다.

이어서 “우리 아이들이 타고 다닐 버스가 부족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며 “대중교통 수가 적고 배차 간격이 길어 수용인원이 넉넉지 않아 택시나 학부모 차량을 이용해 등교하는 학생이 많다. 따라서 교육지원청에 통학 차량 지원 요청을 해 봤으나 바뀌는 건 없었다”고 토로했다.

현재 송악중학교와 기지시리를 잇는 순환버스는 오전에 3대, 오후에 3대씩 운행되고 있다. 이외 일반 시내버스는 5대로,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대에는 총 8대의 버스만이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한 대당 30명씩 탑승한다고 계산했을 때 수용 가능한 인원은 240명으로, 올해 3월 기준 831명이 재학 중인 송악중학교 학생들이 이용하기엔 턱없이 적은 수다.

당진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송악중학교 학생들의 불편함이나 학교의 상황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통학 지원 대상은 충청남도교육청 학생 통학 지원 조례에 의거해 면 지역 소재 200명 이하의 소규모 중학교만이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송악중학교는 읍 단위에 학생 수가 800명이 넘어가는 큰 학교로 취급되기 때문에 지원 대상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며 “충남교육청의 정해진 조례와 지침에 따라 업무를 이행해야 하는 점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등·하교 안전을 책임지는 송악중학교 앞 안전요원과 교사들. ⓒ김제노비아
학생들의 등·하교 안전을 책임지는 송악중학교 앞 안전요원과 교사들. ⓒ김제노비아

당진시 교통과 관계자는 “송악중·고등학교의 교통체증 문제는 이해하고 있으며 순환버스만으로는 상황 해결이 어렵다는 점도 알고 있다. 이에 작년 10월 송악중학교와 기지시리 간의 순환버스를 한 차례 증차한 바 있으며 지난 13일부터는 한 대를 더 증차했다”며 “학생들의 안전과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2학기 경에는 순환버스를 더 추가 배치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송악중학교 교사는 “학생들의 체력은 오롯이 학교생활과 공부에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등교만으로도 학생들이 체력을 소진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의 안락한 학습환경을 위해 편리한 교통 여건이 무척 간절한 상황으로, 교육지원청은 통학 지원의 기준만을 신경 쓰지 말고 아이들의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빈번한 교통사고 등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던 당진시내와 아산국가산업지구를 연결하는 기지시-한진간 지방도 확·포장공사가 올해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충남건설본부 도로건설과에 따르면 지방도 9.52㎞ 중 대부분은 4차로로 확장하고, 일부 주민 거주 지역은 2차 우회로를 신설할 계획이다. 계획 노선에 따라 회전교차로와 노인보호구역, 어린이 보호구역 등도 새로이 지정된다. 송악중학교 앞 도로는 왕복 2차로에서 왕복 4차로로 확장되는 구간에 해당된다.

충남건설본부 도로건설과 최우선 주무관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말부터 확장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적정성을 더 검사해 봐야겠지만, 공사에는 5~6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2028년 혹은 2029년에는 확장돼 체증이 줄어든 도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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