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심장섭

시인 심장섭 ⓒ당진신문
시인 심장섭 ⓒ당진신문

부귀와 영화를 가져다 준다는 금전수金錢樹
사람 자취가 20일동안 사라진 외출
오랜만에 찾아온 집안에 냉기가 옷깃에 스민다
주인 없는 텅빈 방에 떡갈나무, 금전수, 고무나무
그토록 싱그러운 대화가 오갔던 흔적이 사라지고
잎을 하나씩 떨구고 있다
말을 못하는 미물들 얼마나 춥고 무서웠을까
보일러에 외출을 눌러놓고 아무런 대안 없이
급하단 핑계로 훌쩍 떠난 주인이 얼마나 미웠을까
함께 보낸 세월이 얼마인데
그렇다고 야생화처럼 대할 수 없듯이 
따뜻한 온기를 전하며 난방 보턴을 누른다
팔자라 하면서도 주인을 잘못 만나면 뿌리 채
뽑혀 나가는 이별의 순간을 맞는 날도 있겠지
사랑받은 날이 더 많았는데 모난 곳을 비켜 가고 
굽이진 곳 또한 휘돌아 가리라 믿으며 
금전수에 목마름을 적셔준다


당진출생. ‘04년 공무원 문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사)한국문인협회원, 충남문인협회이사, 한국공무원문협충남지회장, 당진문인협지부장, 당진시인협회 총무이사, 허균문학상, 공무원문학대상 수상, 시집『건드리지 않아도 눈물이 난다』『달빛 식당』출간. 당진우체국 정년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당진 #당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