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진보당당진시위원회 위원장

김진숙 진보당당진시위원회 위원장
김진숙 진보당당진시위원회 위원장

농어촌마을이었던 당진은 30여 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갯벌은 매립되어 산업단지가 되었고, 그곳에는 현대제철(처음에는 한보철강)이 들어섰고, 화력발전소가 세워졌다. 처음에는 일자리가 생기고, 당진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을 것이다. 그러나 시로 성장하고, 도시가 커지는 만큼 당진에 닥쳐온 시련도 컸다. 

당진에 들어서는 공장은 환경오염과 토질오염을 심각하게 일으켜 다른 도시에서 외면 받는 산업시설들이 많았다. 미세먼지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당진화력발전소, 시민의 감시에도 수시로 유해가스를 배출하거나 오염된 침출수를 무단 방류하는 현대제철,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건설된 528기의 초고압 송전탑, 전국의 산업폐기물을 받을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산업폐기물처리장, 시민의 혈세 수백억을 투입해 오염수를 제거하고 있는 폐기물처리장이 있는 당진은 살고 싶은 당진이 아니라 떠나고 싶은 당진이 되고 있다.

환경과 생태를 말하기엔 너무나도 열악한 지역인 당진에 이제는 핵발전소를 짓겠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도 윤석열 캠프의 원자력 에너지 정책분과장을 맡았던 주한규 교수는 원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는 당진에 소형모듈원전(SMR)을 지을 수 있다는 말을 언론에 흘렸다가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철회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난 15일 오정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충남 지역공약 지원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는 전 정부의 얘기이고, 지금은 원전을 복원하고 특히 소형모듈원전(SMR)으로 가야한다”고 말하며 소형모듈원전(SMR)을 화력발전 폐쇄 대안으로 도입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였다.

소형모듈원전(SMR)은 기존 대형원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 용량이 작아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 기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고, 안정성 또한 충분히 담보되지 않은 기술이다. 더구나 스텐퍼드대와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일본의 도시바와 미국의 뉴스케일, 캐나다의 테레스테리얼 에너지가 개발 중인 3가지 유형의 SMR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 생성 흐름을 분석했는데 분석 결과가 놀랍다.

SMR은 크기가 작아 기존 상용 원자로보다 핵분열 반응 과정에서 더 많은 중성자를 만들고, 이는 기존 원자로보다 최소 2배에서 최대 30배가 많은 방사성 폐기물을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SMR에서 나오는 사용 후 핵연료 방사성 독성은 기존보다 최소 50%는 더 높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분석이 나오는 소형모듈원전이 대안인양 말하는 정부 관계자는 제대로 알고 얘기하는지 물을 수밖에 없다.

세계의 흐름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미 선진국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30%를 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꼴찌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7%가 되지 않는다. 친환경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여야할 현 시점에서 원자력발전이 대안이라고 말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를 역행하는 것이다. 

윤 정부는 과거로 회귀하는 ‘원전 강국’의 헛된 꿈을 버리고 기후 위기시대에 걸맞은 재생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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