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대책위가 지난 12일 오성환 시장을 만나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지나영
시민대책위가 지난 12일 오성환 시장을 만나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지나영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소들섬철탑반대당진시민대책위(이하 시민대책위)가 당진시에 삽교천 유역 불법 송전탑 철거 및 지중화 사업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소들섬 한켠에 고압 송전철탑 건설이 강행됐다. 이에 당진시는 소들섬 일대 철탑 건설을 진행하는 한전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고, 불복한 한전은 본안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당진시의 공사중지 명령이 합당하다고 지난해 11월 23일 기각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시민대책위에 따르면 당진시는 승소 이후 불법 공사에 대한 행정대집행, 개발행위허가 취소 등 이에 조응하는 적극적 행정의 필요성이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드러나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의 전력수급 정책에 따른 당진의 피해로는 △당진화력발전소 설치와 당진의 기후환경 변화 △전국 최다의 송전탑에 따른 경관 파괴, 농작물 피해, 경제적 피해, 주민건강 피해 등 △송전탑 건설 추진에 따른 당진의 생태환경 △주민 피해 가중과 주민 인권유린을 꼽았다.

이에 시민대책위는 정부와 한전 등을 설득하고, 대국민 여론 조성 등 대응 논리 개발 및 지역과 시민의 피해 가중 요소와 현황을 파악해 치유 및 극복 방안 마련에 따라 특별위원회 구성을 계획했다.

특별위원회는 시장 직할로 설치되고, 시민단체, 전문가 그리고 관련 부서 책임자 등 10인으로 구성해 삽교천 유역 일대의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한다. 그리고 특별위원회를 통해 지정된 삽교천 유역 야생생물보호구역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제정된 조례의 강화 및 실효성을 제고하고, 한전의 송전철탑 건설로 인한 피해를 구체적으로 조사해 불필요한 구간이나 피해가 큰 철탑의 철거와 지중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에 지난 12일 오성환 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김학로 공동상임대표는 “소송에서 이긴 것은 당진시의 획기적인 성과라고 생각하지만, 종합개발 계획을 세워서 정부와 한전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만들어내자는 취지에서 특별위원회 설치를 해달라”며 “중앙정부와 기관의 일방적 지역 희생을 강요했던 것에서 시민의 피해를 구제하고, 생태환경의 위기를 극복하는 당진시 행정에 대한 신뢰가 구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당진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인지도를 향상시켜 관광객의 유입을 늘리면, 그에 따른 지역 경제도 활성화 될 것이다. 그리고 생태 환경에 대한 변화와 시민의 자긍심도 제고될 것”이라며 “당진시는 산업도시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자연친화적인 도시로 바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성환 시장은 “저도 회의를 해서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지, 이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할 수는 없다”라면서도 “지중화는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한전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가야할 것이며, 제가 더욱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시민대책위는 한전을 상대로 미온적인 행정을 펼치는 당진시에 분노하며, 지난해 10월 19일부터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2일 성명서를 통해 당진시 행정을 두고 강하게 질타했다.

시민대책위는 “한전의 이익을 일방적으로 비호했던 공무원들이 다시 당진의 환경정책을 주도하는 주요보직으로 다시 복귀했다”며 “지난날 당진시는 철탑 저지를 위해 한전에 맞서 소송을 벌이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한전이 공사를 강행할 수 있는 빌미를 계속 제공해 주는 이중적인 작태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들은 소들섬이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관련 조례조차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야생동물 보호구역 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허울뿐인 야생동물보고 대책을 마련했다는 빌미를 제공했으며, 소들섬 진입로에 대한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면제토록하여 개발행위허가가 이뤄질 수 있는 결정적 단초들을 제공했다”며 “이에 대책위와 지역주민은 아직도 당진시 방침에 배치되는 행정을 집행한 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공무원들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다시 돌고 돌아 환경정책의 핵심라인에 돌아왔다것에 충격과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당진시는 시민사회단체의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해 책임있는 태도와 조치를 강구해 주길 바란다”며 “송전탑 피해주민의 고통을 공감하고 이를 전국적으로 공유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시민과 함께 하는 당진시의 결단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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