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허미르 기자] 본지는 지난주 기사를 정리하면서 당진시에 있는 숨은 맛집 리스트를 꽉꽉 채웠다. 이걸 언제 다 가보나 싶지만... 또 궁금해서 찾아봤다.

이번 주도 찾아온 당진 맛집 찾기! 오늘은 시의원의 입맛을 알아보기 위해 맛집 리스트를 펼쳤다. 일명 ‘의슐랭 가이드’. 오늘은 몇 개의 식당이 맛집 리스트에 들어올지 기대에 찬 마음으로 파일을 열었다. 슬쩍 보자면 공무원들이랑은 입맛이 참 다르다.

업무추진비는 공무원들이 공무를 처리하는데 사용하는 비용으로 보통 간담회 또는 행사 직무 후 직원들과 참가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를 때때로 식당에서 진행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돈을 이르는 말이다. 

이번에는 당진시의원들의 1월부터 11월까지 업무추진비로 얼마나 많은 공무를 처리하며, 열심히 세금을 썼는지, 음식점 순위를 나열해봤다. 

당진시의원 애정 맛집 TOP10. ⓒ함현주
당진시의원 애정 맛집 TOP10. ⓒ함현주

고기보다는 밀가루?
입맛 다른 공무원과 시의원

당진시의원들이 다녀간 음식점 리스트를 보니 가슴이 웅장해진다. 생각보다 새로운 맛집이 많아서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검색해보고, 알아가기 시작했다. 시의원들은 밀가루를 사랑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들이 다녀갔던 맛집들이 고기가 주메뉴였던 것을 생각하면 둘의 입맛이 아주 다른가보다.

여러 방면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넓게 헤아리는 시의원들은 입맛도 넓게 가지고 있다. 넓은 마음으로 다양한 음식을 먹으면서 시정업무를 넓게, 편견없이 보겠다는 시의원들의 깊은 뜻이 있겠다는 뜻일까?

NEW! 당진시 양식 맛집 리스트

시의원들이 가장 많이 찾은 맛집은 양식집 엘마노와 빵집 파리바게트가 방문 18회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먼저, 엘마노에는 187만원의 세금을 지출했다. 엘마노는 피자와 파스타 그리고 주력메뉴인 칼조네가 유명한 양식집이다. 칼조네의 가격은 약 2만원, 주력 메뉴인 칼조네만 먹었다고 가정하면 무려 93.5접시를 먹을 수 있는 가격이다. 

그리고 근무자 격려 간식과 간담회 간식으로 많이 이용한 파리바게트는 총 101만 2400원이 지출됐다. 기자가 좋아하는 3200원짜리 커피번을 무려 약 316개 살 수 있는 가격이다. 

2위는 금액 1위에 빛나는 밤배-미향이다. 15회 방문하는 동안 무려 245만 3000원이라는 세금이 들어갔다. 그도 그럴 것이 밤배, 미향은 소고기 전문점이다. 메뉴 중에 가장 저렴한 메뉴는 19000원 양념갈비살 정식이다. 만약 양념갈비살 정식으로만 시켰다면 약 129인분이다.

다음은 방문횟수 13회로 3위를 기록했지만, 금액으로는 2위에 빛나는 산티아고다. 13번 방문하는 동안 193만 1450원이 쓰였다. 산티아고는 양식 레스토랑으로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주력으로 하는 식당이며, 뷰 맛집으로 꼽힌다. 우리 시의원님들 업무 보느라 아픈 머리 식히러 맛도 좋고, 뷰도 좋은 곳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역시 한국인의 힘은 밥심이다. 4위는 12회 방문의 해나루 밥상이다. 총 136만 4000원의 비용이 지출됐으며, 보리굴비와 제육볶음이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나루 밥상은 당진시 시의원들의 까다로운 양식 입맛을 사로잡은 한식 맛집이다.

전선아, 한상화 시의원의 인연

의슐랭 가이드 기사 작성을 위해 자료를 살펴보다 재미있는 사실도 알아냈다. 3위에 빛나는 산티아고는 국민의 힘 전선아 의원이 대표로 있었고, 8위에 오른 고맛참은 더불어민주당 한상화 의원이 운영한다는 사실. 저번 시정 질문때도 패션을 맞춰 입고 오고, 의슐랭 가이드에서도 나란히 순위권에 올랐다.

산티아고는 전선아 의원이 의정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13회나 꾸준히 방문한 맛집이었지만, 의정활동을 시작하고 나서는 겨우 1회 방문에 그쳤다. 고맛참은 한선화 의원 의정 활동전에는 4회, 의정 활동 후에는 3회 방문했다. 

맛집 리스트를 쭉 살펴보다 보니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곳들도 있었다. 충청도의 정겨운 말투가 돋보이는 가게 이름인 ‘여기 어때유’와 ‘주식회사 약산푸드’라는 곳이다. 겨우겨우 찾은 여기 어때유는 돼지국밥, 민물 매운탕을 파는 곳이었고, 거리뷰로 검색해 찾은 주식회사 약산푸드는 흑염소 집이었다. 

역시 당진의 구석구석을 살피며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시각은 다른 것일까? 당진시의원들이 알고 있는 숨은 맛집들은 인터넷에 검색해도 나오질 않는다. 애를 좀 먹었지만 그 덕에 맛집 리스트를 채울 수 있었으니 실보다는 득이 더 많았던 걸로.

나머지 맛집 순위는 △5위 서당족발 11회(60만 4000원), 여기어때유 11회(62만 6000원) △6위 고덕갈비 9회(145만 2000원) △7위 꽃게랑 아구랑 8회(119만 1000원) △8위 고맛참 7회(142만 3000원), 화룡 7회(187만 9000원) △9위 신벌떼해장국 6회(156만 4000원), 옹기촌 6회(146만 3000원), 주식회사 한우특별시 6회(107만 9000원), 태화루 6회(60만 6500원), 예당비빔국수 6회(58만 3000원) △10위 하루가 5회(110만 4000원), 무수동 식당 5회(67만 5000원)으로 랭크에 올랐다. 

의슐랭을 마치며

지금까지 당진시 시의원들의 업무추진비를 알아봤다. 총액은 6788만 7110원으로 당진시 공무원들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 다만 상위권에 양식이 포진되어 있었고, 중간중간 고기와 한식도 적절하게 섞여 있는 건강한 식습관이 돋보였다. 당진시를 위해 움직이려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해야 하니 앞으로의 맛집 행보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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