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사람들] 석문요양원 ‘김현옥’ 대표

[당진신문=허미르 기자]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아주 소소한 일부터, 크게는 우리의 삶을 바꿔주는 고마운 사람이 참 많다. 그리고 이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 세상은 살 만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는 위로를 받고 삶의 희망을 찾는다. 이에 본지는 당진시를 더욱 빛나게 하는 고마운 사람들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석문요양원 김현옥 대표. ⓒ허미르
석문요양원 김현옥 대표. ⓒ허미르

세상에는 나의 이익을 위해 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희생하면서까지 남을 위해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누구든 ‘나’를 먼저 생각하지 않고는 인생을 살아갈 수는 없기에 ‘남’도 같이 생각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의 이익과 ‘남’의 인생을 같이 생각한 사람이 있다. 바로 석문요양원의 김현옥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석문요양원 김현옥 대표는 내가 살기 위해, 내가 살아가야 하기에 요양원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겸손한 말 뒤에는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김현옥 대표의 큰 마음이 숨어있다. 

“제가 아마 2007년부터 요양사 일을 하기 시작했을 거에요. 자식이 셋인데 남편이 교통사고로 일찍 떠나서 혼자 어머니, 아버지, 자식들까지 다 돌보고 챙겨야 했어요. 내가 살려면 어머니, 아버지를 잘 모셔야 하니까 요양사 공부를 시작했죠. 요양사 자격증을 따고 일을 하다보니까 보호자들이 요양사를 천대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사람이 공부를 해야 무시를 당하지 않겠구나 생각해서 공부를 해서 전문성을 띄는 것을 목표로 삼았죠”

김현옥 대표는 혼자 어르신들을 돌보는 것보다는 여럿이서 돌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해 2017년 12월부터 석문요양원을 만들었다. 

어르신 생신잔치에서 김현옥 대표가 선물 드리는 모습. ⓒ석문요양원 제공
어르신 생신잔치에서 김현옥 대표가 선물 드리는 모습. ⓒ석문요양원 제공
어머이날 행사때 김현옥 대표가 선물 드리는 모습.
어머이날 행사때 김현옥 대표가 선물 드리는 모습. ⓒ석문요양원 제공

건물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어르신들의 편안함이었다. 그래서 주간보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요양시설까지 같이 만들어 어르신들이 장소이동없이 어색하지 않도록 편안하게 보살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리고 김현옥 대표는 밑에 있는 직원을 시키기보다는 본인이 움직이는 것이 더 편하다고 말한다.

“눈만 뜨면 가고 싶은 직장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우리 직원들이 어르신들에게 더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일을 많이 시켜서 어르신들께 짜증내는 감정소비가 없도록 직원들이 하기 싫어하는 건 내가 다 하려고 해요. 내가 편하면 뭐해요. 우리 직원들이랑 어르신이 편해야 좋죠.”

인생의 굴곡을 넘어온 김현옥 대표는 어르신들을 보살피면서 들리는 안타깝고, 있을 수 없는 일들에 속이 답답하다고 한다. 

“남인 나도 이렇게 모시는데 정작 자식들이 부모를 부양하려고 하지 않아요. 예전에 한 번 방문요양을 할 때는 자식들이 처음에는 부모한테 관심 많은 척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면서 간섭을 많이 했었는데 한 달이 지나니까 연락이 뚝 끊기더라고요. 그러다가 어르신 집에 찾아갔는데 이미 돌아가셔서 시신이 차가운 상태였어요. 자식들한테 연락하니까 ‘저 어제도 연락했는데요?’라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했어요. 부모가 자식을 양육한 것처럼 자식도 부모를 부양할 의무가 있는 건데 이런 상황을 보면 갑갑하죠. 정말 갑갑해요”

부채 만들기 체험 하는 모습.
부채 만들기 체험 하는 모습. ⓒ석문요양원 제공

현재 5년째 석문요양원을 운영하는 김현옥 대표는 센터에 들어오는 어르신들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한다. 어쩌면 어르신의 마지막일지 모르는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기억될 수 있도록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하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을 위해, 석문 요양원을 위해 달릴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저는 건물 지을 때 진 빚을 다 갚으면 이 옆에 요양원 건물을 하나 더 지어서 증축시키고 싶어요. 지금 요양 시설 쪽에는 9명의 어르신만 모실 수 있는데, 건물을 하나 더 지어 9명의 어르신을 더 모실 수 있게 되어 더 나은 서비스를 드리고 싶어요. 서비스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저 내 집처럼 계셨으면 하는 마음이죠. 저는 어르신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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