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에디터로 당진에서
살아보기 수료식 열려

“농촌이 고령화라서 희망이 없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 와서 희망을 주었고 이제는 또 그게 이어질 수 있게끔 해야 되는 게 우리의 목표다. 그를 위해 청년, 도시인들이 살 수 있도록 시나 정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 백석올미체험휴양마을 김금순 대표. 

참가자들은 지역교류를 통해 청년 귀농인이 운영하는 사과농장(사과수피아)을 방문해 사과 수확을 해보고, 귀농에 대한 궁금함을 선배와 이야기했다. ⓒ김진아
참가자들은 지역교류를 통해 청년 귀농인이 운영하는 사과농장(사과수피아)을 방문해 사과 수확을 해보고, 귀농에 대한 궁금함을 선배와 이야기했다. ⓒ김진아

[당진신문=김진아 PD] ‘어떻게 하면 청년과 농촌이 융합해서 서로에게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네 청년들의 고민으로부터 시작한 ‘로컬에디터로 당진에서 살아보기’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로컬에디터로 당진에서 살아보기’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당진시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실시한 사업으로, 올해 5월 9일부터 11월 8일까지 184일 간 도시청년들이 농촌을 살며 농업과 농촌을 탐색해 볼 기회를 제공했고, 지난 8일, 백석올미체험휴양마을(이하 올미마을)에서 순성면 백석리 마을 주민들의 축하로 프로그램 성과공유회 및 수료식을 진행했다.

6개월간의 살아보기를 마친 참가자들의 성과공유회 및 수료식 현장. ⓒ김진아
6개월간의 살아보기를 마친 참가자들의 성과공유회 및 수료식 현장. ⓒ김진아

그 자체로 고령화와 주민이탈화로 쓸쓸해진 농촌 현장에 생기를 더한 네 청년 신웅, 용택, 인경, 동기씨는 △대량생산물만 받아주는 농산물 가공공장, 소농에게는 방법이 없을까? △내 사랑하는 반려마(馬). 시골이라면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특수학교를 졸업한 이들이 농업으로 자립할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으로 농촌을 찾아왔다. 올미마을을 거점으로 6개월 간 살아본 참가자들은 에디터활동과 지역교류, 그리고 각자의 재능과 특기를 살린 다양한 프로젝트를 스스로 꾸려보는 등 농촌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직접 도전했다.

그 중 대표적인 로컬에디터 활동은 고령화 된 농장이나 판로 개척이 어려운 소농을 찾아가 농산물을 생산하는 과정을 에디터가 직접 관찰하고 맛보며 깐깐하게 품질을 확인 한 뒤 그 이야기를 글과 사진에 담아 도시민의 모바일로 연결하는 활동이다.

이러한 귀촌활동은 스스로 농사를 짓는 귀농과는 또 다르다. 자칫 기존농부들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귀농활동과 달리 오히려 농업 약자에게 새로운 판로를 열어주는 귀한 일이기도하다.

순성면의 대표 농산물 매실을 이용해 매실청과 매실주를 직업 담근 참가자들.(사진 왼쪽부터 인경, 용택) ⓒ김진아
순성면의 대표 농산물 매실을 이용해 매실청과 매실주를 직업 담근 참가자들.(사진 왼쪽부터 인경, 용택) ⓒ김진아
감자농장(은하농원)을 방문해 일손을 도우며, 생생한 농촌 생활 이야기를 듣는 참가자들.(사진 왼쪽부터 인경, 동기) ⓒ김진아
감자농장(은하농원)을 방문해 일손을 도우며, 생생한 농촌 생활 이야기를 듣는 참가자들.(사진 왼쪽부터 인경, 동기) ⓒ김진아
당진농부시장 ‘당장’에 출점한 참가자들. ⓒ김진아
당진농부시장 ‘당장’에 출점한 참가자들. ⓒ김진아

그 외에도 참가자들은 당진에서 생산된 감자, 채소, 사과, 매실 등의 농가를 방문해 구해온 농산물로 감자 크로켓 세트를 만들어 ‘당진농부시장, 당장’에 출점하기도 하고 ‘밥 차리는 손주’라는 청년 동아리를 만들어 노인가구를 방문해 직접 요리하고 대접하면서 말벗, 집수리, 스마트폰 교육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각자 자신만의 길에 한 발, 한 발 다가가기 위해 농촌과 관련한 취·창업에도 도전하고 땅과 집을 알아보면서 아주 부지런한 시간들을 보냈다.

로컬에디터 활동에 앞서 글쓰기 교육을 받기 위해 올미 학습장을 찾은 참가자들. ⓒ김진아
로컬에디터 활동에 앞서 글쓰기 교육을 받기 위해 올미 학습장을 찾은 참가자들. ⓒ김진아
매실 따기 체험을 하는 참가자들. ⓒ김진아
매실 따기 체험을 하는 참가자들. ⓒ김진아
스스로 '밥차리는 손주' 동아리를 개설한 참가자들. 동아리로서 지역에 노인세대를 방문해 식사를 대접하고, 그리고 집수리를 비롯한 스마트폰 가르쳐 드리기 등의 봉사를 했다. ⓒ김진아
스스로 '밥차리는 손주' 동아리를 개설한 참가자들. 동아리로서 지역에 노인세대를 방문해 식사를 대접하고, 그리고 집수리를 비롯한 스마트폰 가르쳐 드리기 등의 봉사를 했다. ⓒ김진아

참가자들의 로컬에디터 교육을 담당한 (주)농사펀드 박종범 대표는 “지금까지 해온 로컬에디터 활동이 꼭 당진이 아니더라도 지역에서 무언가를 할 때 반드시 도움이 될 거라고 믿고 저희도 같이 응원하겠다”면서 “지역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이들이 지역에서 앞으로 계속 일을 해 나갈 때 아마도 더 큰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믿고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로 살아보기 체험을 담당한 당진시 농업기술센터 최동훈 주무관은 “농촌 인구감소와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현 사회에서, 농촌에서 살아보기 체험을 통해 먼저 농촌생활을 경험해보는 것은 확신을 가지고 농촌이주를 결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농촌에서 살아보기 체험을 진행하지만 당진은 단순히 청년들에게 농촌에서 살아보는 기회뿐 아니라 농촌에서 농업 이외에도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으며, 그중 하나인 로컬에디터라는 역할에 대한 방향성과 가능성을 제시해준다”며 “이렇듯 농업 이외에도 여러가지 선택지를 제시함으로써 청년인구 유입에 이바지하고, 활력 있는 농업농촌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11월 8일 종료된 당진에서 살아보기에 참가한 네 청년 중 3인은 11월 9일부터 당진 정주를 시작했고 1인은 타 지역에서 로컬에디터활동을 계속 펼칠 계획이다. 


윤신응. ⓒ당진신문
윤신응. ⓒ당진신문

윤신웅 “잘 스며들어 마을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서른아홉 나이에 귀농귀촌을 꿈꾸고 도전하는 청년 윤!신!웅! 입니다. 농사나 시골과의 관계는 없었지만 승마 선수와 코치생활10년이 넘어가면서 제 말들과 지낼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살아보기 프로그램으로 당진에 온 말아빠입니다.

기반이 없지만 여러분께서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덕에 40세의 출발을 이곳 순성면 백석리에서 새롭게 시작하려합니다. 지금처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도움. 그리고 응원이 있다면 제 말 노디, 디노와 함께 여러분께 잘 스며들어 도움이 되는 마을의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공용택. ⓒ당진신문
공용택. ⓒ당진신문

공용택 “농부의 따뜻함과 농촌의 풍요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경험”

로컬에디를 통해 농부님들의 따듯함을 느낄 수 있었고, 지역교류 활동을 하며 많은 분들과 생각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매일 아침 문을 열고 나오면 보이는 논의 전경은 바쁜 도시의 직장인에겐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이제는 ‘살아보기’에서 ‘살아가기’로 결정을 했고 현재는 당진을 알아가며 즐겁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당진에 오기 전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 사업들을 운영하면서 문화콘텐츠, 교육,홍보·마케팅 등 하고 싶은 게 많습니다. 함께 농촌에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제안 환영합니다. 


김인경 ⓒ당진신문
김인경 ⓒ당진신문

김인경 “우리농산물과 함께 농촌스러운 삶의 방식이 퍼져나갔으면”

이전에는 장애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학생들과 수업 시간에 했던 다양한 활동중 원예 활동 시간을 제일 좋아해서 막연히 농촌으로 내려왔어요. 시골에서 살아 본 적이 없는 저는 모든 게 낯설기만 했습니다.

이웃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도시와는 달라서 적응하기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활동을 해보니 더 건강한 농산물이 알려지고 농촌스러운 삶의 방식이 퍼져가면 좋겠어요. 저는 장애학생들과 농사를 짓는 게 꿈이에요. 무엇부터 시작해야할 지 몰라서 아직 망설이고 있지만 앞으로 더 발전해 갈 저를 응원해주세요! 


추동기. ⓒ당진신문
추동기. ⓒ당진신문

추동기 “진로를 결정하고 한발자국 내딛을 수 있던 시간”

창업경진대회나 스마트스토어 ‘청춘 농산물’도 운영하며 창업에 관심이 있던 저는 이제 농업과 청년에 대한 지원이 많은 당진에서 새로운 발자국을 내딛었습니다. 당진에 오기 전 번아웃이 왔던 저는 리프레쉬를 기대하며 당진에서 살아보기를 신청했습니다.

당진을 돌아다니면서 소통하다보니 지금은 무얼 먼저 시작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현재는 추퍼니라는 이름으로 청년나래타운에 입주를 했고, 앞으로는 농기센터에서 운영하는 농산물가공지원센터 입주에도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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