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된 시설로 이용률 저조
시설 개선, 제대로 된 관리 시급

거미줄과 이끼가 그대로 방치돼 있는 대덕동 구름어린이공원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거미줄과 이끼가 그대로 방치돼 있는 대덕동 구름어린이공원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당진신문=이혜진 기자] 당진에 일부 어린이공원 시설이 노후되고, 천편일률적인 구조로 어린이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어린이공원 시설 개설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당진시에 따르면 당진에 공원(미조성포함)은 △근린공원 16개소 △어린이 공원 35개소 △소공원 및 기타 27개소 등 당진, 송악 외 3개의 지역에 총 78개 있으며, 여기에는 시설관리사업소가 관리하는 산업단지 내 어린이공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당진에 조성된 근린공원과 어린이공원의 시설은 대부분 어린이가 이용할 수 있는 놀이시설로 미끄럼틀, 그네, 시소 등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일부 어린이공원에는 기본적인 놀이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거나, 혹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5일 기자가 직접 찾은 대덕동에 위치한 구름 어린이공원과 무지개 어린이공원 놀이터에는 거미줄과 이끼 등이 그대로 방치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았으며, 당진시보건소 인근 보름달 어린이공원과 먹자골목에 위치한 바다공원은 노후화된 놀이시설과 어린이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위치적인 문제로 오랫동안 이용되지않은 모습이었다. 

더러운 외관으로 미끄럼틀이 이용이 꺼려지는 대덕동 무지개 어린이공원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더러운 외관으로 미끄럼틀이 이용이 꺼려지는 대덕동 무지개 어린이공원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이뿐만이 아니다. 채운동 은하공원, 우두동 우리공원, 송산면 나리공원과 두레공원 등은 이름만 어린이공원일뿐 어린이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시설이 없거나 단순한 놀이시설만 설치된 상태다. 이처럼 공원의 낙후된 시설과 놀거리가 없다는 점에서 어린이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공원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하공원 인근 주민 오모 씨는 “은하공원이 어린이공원인지 처음 알았다. 아이가 학원을 가는 길에 들리는 곳인데, 부서진 시설을 봤었다”라며 “관리가 안되고 있다고 느꼈는데, 어린이 공원에 맞게 관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시설관리사업소에서 관리하는 산업단지 내 위치한 두레어린이공원에서 만난 초등학생(9세)은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가끔 그네를 타러 오긴 하는데 거미줄도 많고, 더러워서 저랑 친구들은 잘 안가게 된다”고 말했다.

규모로 어린이공원 명칭
개발사업자가 조성한 놀이시설

이처럼 어린이공원 관리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당진시 김은호 공원관리팀장은 “어린이공원 명칭은 규모에 따라 붙여진 것이고, 대부분은 기부채납 형식으로 개발사업자가 시설을 조성한 것”이라며 “사업자는 공원을 도시기반시설로 보고 기본적인 시설만 갖춰 조성하기에 일부 시설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며, 공원을 먼저 조성한 후 아파트가 지어지기 때문에 시설이 낙후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래된 놀이시설만 설치돼 있는 채운동 은하공원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오래된 놀이시설만 설치돼 있는 채운동 은하공원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더러운 미끄럼틀이 있는 산업단지내 두레공원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더러운 미끄럼틀이 있는 산업단지내 두레공원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당진시에 따르면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규모에 따라 근린공원, 어린이공원, 소공원 등으로 나눈다. 어린이공원은 설치 기준에 제한이 없으며 유치거리는 250m이하, 1500㎡ 이상으로 한다. 또한, 당진에 총 35개 어린이공원 가운데 대부분은 도시계획개발에 따라 사업자가 공원 시설을 조성한 것이며, 당진시는 기부채납 받은 어린이공원을 대상으로 매달 안전점검 등 유지보수를 위한 관리를 하고 있다. 

즉, 규모에 따라 놀이시설만 설치되어 있어도 어린이공원으로 불릴 수 있으며 시설설치도 법에서 정해진 명확한 기준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당진시는 향후 시설이 낙후되고, 시설개선이 필요한 공원은 순차적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은호 팀장은 “기부채납 받은 공원 중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바다어린이공원, 보름달 어린이공원 등은 순차적으로 시설물 개선 및 철거 후 리모델링을 추진할 것”이라며 “어린이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가 만족스럽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 될 수 있도록 시설물을 보완하고 관리에 더욱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당진시는 접근성이 높고 유동인구가 많은 공원인 △계림공원(수청동) △송암공원(가학리) △봉암공원(대덕동) 등 3개소 구역 내에 자연친화형 체험놀이공간을 조성하는 유아숲체험원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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