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농민회, 쌀값 생산비 보장 투쟁
21일 순성면 수확 앞둔 벼 갈아엎어

트랙터 2대가 농민이 힘들게 재배한 벼를 갈아엎고 있다. 농민들은 피켓을 들고 밥 한공기 300원 보장을 외쳤고, 투쟁에 참여한 한 시민은 “속상하다”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트랙터 2대가 농민이 힘들게 재배한 벼를 갈아엎고 있다. 농민들은 피켓을 들고 밥 한공기 300원 보장을 외쳤고, 투쟁에 참여한 한 시민은 “속상하다”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이혜진 기자] 당진 농민들이 정부에 쌀값 생산비를 보장을 촉구하며 수확을 앞둔 벼를 갈아엎었다.

한 해의 결실을 거두는 벼 수확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농민들의 마음은 무겁고 한숨만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쌀값은 45년 만에 최대폭으로 폭락했지만,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기름값, 비료값, 농자재값은 폭등하며 쌀을 수확해 판매해도 적자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진시농민회에 따르면 면세유와 비료값 등 농업경영비용이 모두 상승했지만, 쌀값은 떨어지면서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원가는 206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부와 언론은 물가상승의 주범이 농산물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진시농민회와 농민들은 적어도 밥 한 공기에 300원은 보장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진시농민회는 “농민의 삶은 벼랑 끝에 서 있는데 아직 정부와 국회도 그리고 충남도와 당진시에서는 대안이 없고, 농협마저 물건너 불구경이다”라며 “순창군에서 순세계잉여금으로 전 군민 1인당 50만 원씩, 김제시는 주민 1인당 10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충남도와 당진시에서는 지원대책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서 “수십년 동안 단 한번도 농민을 위한 정부와 지방정부는 존재하지 않았고, 이번에도 농민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농민들이 직접 손으로 농민생존권을 쟁취하기 위해 그 행동의 시작으로 논 갈아엎기 투쟁을 전개하게 됐다. 농민이 없으면 지자체도 없고, 식량도 없고,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국민은 단 한 사람도 없는 만큼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지난 21일 당진시농민회는 순성면 봉소리 374-1에 있는 자식같이 재배한 벼를 갈아엎으며 농민 쌀값 생산비 보장 투쟁을 펼쳤다. 투쟁 선포식에는 당진지역 농민들 100여명이 참석했다.

트랙터 2대가 농민이 힘들게 재배한 벼를 갈아엎고 있다. 농민들은 피켓을 들고 밥 한공기 300원 보장을 외쳤고, 투쟁에 참여한 한 시민은 “속상하다”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트랙터 2대가 농민이 힘들게 재배한 벼를 갈아엎고 있다. 농민들은 피켓을 들고 밥 한공기 300원 보장을 외쳤고, 투쟁에 참여한 한 시민은 “속상하다”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트랙터 2대가 농민이 힘들게 재배한 벼를 갈아엎고 있다. 농민들은 피켓을 들고 밥 한공기 300원 보장을 외쳤고, 투쟁에 참여한 한 시민은 “속상하다”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트랙터 2대가 농민이 힘들게 재배한 벼를 갈아엎고 있다. 농민들은 피켓을 들고 밥 한공기 300원 보장을 외쳤고, 투쟁에 참여한 한 시민은 “속상하다”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이날 농민들은 △밥 한공기 300원 보장 △자동시장격리의무화 명시한 양곡관리법 개정을 지역구의원에게 요구 △쌀 수입정책 폐기 △비상식량 쌀 180만톤 비축 △면세유, 영농자재구입비 지원 △농촌인력 종합지원센터 설치 △긴급 생활지원금 지급 △당진시는 쌀 브랜드화와 판매대책을 농민대표자와 함께 수립 △농민수당 월 10만원 지급 △토양, 수질, 대기오염 지표조사를 즉각 실시 등의 10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당진시농민회 김희봉 회장은 “농민들은 생명권을 지키겠다고 나다. 국회도 지방정부도 농민들의 어려운 처지에 관심이 없다”면서 “정치권에서는 농민들이 죽어나가는 사정을 알지 못하니까, 논을 갈아엎지 않으면 쌀값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해 투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진시농민회 김희봉 회장
당진시농민회 김희봉 회장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이어서 “쌀 생산기반은 한번 무너지면 되돌리기란 쉽지 않고, 대한민국이 언제 쌀 수입국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면서 “이번 선포식을 통해 앞으로 쌀값을 대접받을 수 있을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한편, 벼 갈아엎기 투쟁을 마친 당진시농민회와 농민들은 당진시청 앞에서 결의문을 낭독한 후 어기구 국회의원, 오성환 시장, 김덕주 시의장에게 10대 요구안을 전달했다. 

당진시농민회와 농민들이 순성면에서 투쟁 선포식을 갖고, 당진시청 앞에서 10대 요구안을 어기구 국회의원, 오성환 시장, 김덕주 시의장 대리인들에게 전달했다.
당진시농민회와 농민들이 순성면에서 투쟁 선포식을 갖고, 당진시청 앞에서 10대 요구안을 어기구 국회의원, 오성환 시장, 김덕주 시의장 대리인들에게 전달했다.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이근영 조국통일위원회 차장은 “농사짓는 것이 죄가 되는 세상이다. 우리는 오늘 소중하게 키운 벼를 갈아엎었다. 농민의 삶은 벼랑 끝에 서 있는데 아직 정부와 국회 그리고 당진시는 대안이 없다”면서 “이지 우리 손으로 직접 농민생종권을 쟁취하기 위한 하반기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그럼 에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제2차, 3차 논갈이 농민파업을 통해 농민 문제 해결을 위한 총력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결의했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