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포2리 일원 조선 중종 9년 축조된 당진포진성
방조제 건설로 유실된 진성터..흔적은 남아 있어
가치 훼손 우려..당진포진성 복원 사업 추진 요구

당진포진성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당진 고대면 당진포리 일원. 도로와 방조제 공사가 진행되면서 진성은 유실됐으며, 지금은 논으로 이용되고 있다.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당진포진성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당진 고대면 당진포리 일원. 도로와 방조제 공사가 진행되면서 진성은 유실됐으며, 지금은 논으로 이용되고 있다.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도로개설 및 방조제 축조로 땅에 묻혀버린 고대면 당진포리에 위치한 당진포진성의 가치를 되찾아을 수 있을까.

당진시 고대면 당진포리 산64-3번지 외 15필지에 위치한 당진 당진포진성은 조선왕조 중종 9년(1514)에 해안 방어를 위해 축성된 것으로 성주 406m, 성벽고 27m의 규모이며, 수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이에 지난 2000년 1월 11일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365호로 지정됐다.

당진시에서 제공한 문헌기록 자료에 따르면 “충청도 당진포 만호를 난지도로 옮겨 방어하게 하였으나, 난지도는 물길이 험악하고, 얼음이 얼면 출입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니, 청컨대 당진포에 돌아오게 하소서. 난지도도 또한 적이 침입하는 길이니 방수가 없을 수 없기 때문에 이전에는 얼음이 풀릴 때에는 당진포의 병선을 나누어 방어하였습니다. 또 그 토지가 기름지니, 청컨대 당진포만호로 하여금 병선을 나누어 난지도를 방어하게 하고, 또 둔전을 경작하여서 군수에 보태게 하소서”라고 언급돼 있다.

이를 통해 당진포진성은 조선시대 각 도의 여러 진에 배치되었던 종4품의 무관직인 만호부에 속한 무관 벼슬이 있던 수군의 군영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진성이 위치한 구릉은 남동쪽으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으며, 나머지 방향은 현재 논이 조성되어 있으나 원래는 바다였다. 자료에 따르면 성내의 중앙부에는 현재 밭으로 경작되고 있는 평탄한 곳이 있는데, 한 성안의 전부에는 남해안의 빗살무늬 토기에서 보이는 굵고 깊은 줄무늬의 깨어진 기와 조각이 흩어져 있었던 만큼 당시에는 이곳에 건물지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당진포진성의 평면 형태는 북벽이 돌출된 오각형에 가까우며, 둘레는 옹성의 둘레를 포함하여 잔존구간 420m, 추정구간 166m 등 586m로 추정된다. 

그리고 동벽은 비닐하우스가 설치돼 있는 밭이 그 아래의 논과 비교적 큰 단차를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 부분이 성벽으로 추정된다. 남벽에서는 체성+성하로+해자의 구조가 확인되었다. 서벽의 남쪽 부분은 방조제 공사로 인해 확인되지 않으며, 북쪽 부분만 남아있다. 북벽은 성석이 유실된 토루의 형태로 남아있다. 

성문은 서문지와 동문지가 확인됐다. 서문지는 서벽의 중앙에서 약간 북쪽으로 치우친 부분에 서문지의 전면에는 옹성이 시설되어 있는데, 기존의 조사에서 윗부분에 설치된 덮개돌이 확인됐다. 현재는 상부가 거적으로 덮여 있어 확인할 수 없다. 옹성의 형태는 반원형이며, 규모는 직경 17.8m, 둘레 28m이다. 동문지는 지형적으로 북벽과 동벽이 만나는 부분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민가가 들어서 있어 확인하기 어렵다.

이처럼 당진포진성은 조선시대 해안가 방어 및 군량과 군기를 보관하는 성터였지만, 현재는 도로개설 및 방조제 축조 등으로 많이 유실돼 표면적으로 드러난 성곽은 없다. 

수풀과 잡목에 의해 피복된 구간이 많으며, 경작지·분묘·민가 등의 조성으로 인해 일부 형질변경 된 상태다. 또한, 성벽은 많이 훼손되어 성석은 일부 구간에서만 확인되고 있다. 다만, 기초석은 남아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건물지는 얼마 전까지 초석이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일부만 남아있다.

이에 고대면 주민들은 당진포진성 인근 토지 대부분 시유지로 확보돼 있지만, 오랜기간 관리가 부실하고 복원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성터의 옛 모습을 잃어 역사상 중요한 진성으로써의 가치 훼손을 우려하며 당진포진성 복원 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당진시는 문화재 구역 내 토지보상 매입비 확보에 대한 어려움이 있는 만큼 복원정비 계획 재수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진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당진포진성 문화재 구역 중에서 일부 토지 및 민가를 매입해야 하는 만큼 연차적으로 토지 매입비용을 확보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충남도비를 확보하기가 쉽지는 않다”면서 “당진에는 이미 면천읍성 복원 사업을 하고 있으니까, 충남도 입장에서는 당진에서 읍성 복원을 또 한다고 하면 도비를 당장 지원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진성을 복원하는 것도 필요한 만큼 최대한 문화재 구역 내 토지보상 매입비를 확보해서 중장기 계획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