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해나루쌀·농특산물 대축제 3년 만에 개최 예정
당진시농민회 “농민들의 고통 심화..쌀값 안정이 최우선”

2017년 열린 제16회 당진해나루쌀농특산물 대축제에서 100인분 비빔밥을 만드는 모습.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2017년 열린 제16회 당진해나루쌀농특산물 대축제에서 100인분 비빔밥을 만드는 모습.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11월 11일 해나루쌀·농특산물 대축제가 3년 만에 개최될 예정이지만, 쌀값 폭등으로 농민들의 고통이 깊어지고 상황에서 당진시농민회에서 ‘쌀값 안정이 우선’이라며 축제 개최에 반발하고 있다.

당진지역은 전국 쌀 생산의 주산지역으로 쌀 소비 촉진을 통한 농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주민 사기진작 및 농업인 위상을 높이기 위해 1996년 제1회 당진 해나루쌀 축제를 시작했다.

이후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농업인 한마음 대회로 행사 규모를 축소해 진행됐고, 2017년부터는 해나루쌀·농특산물 대축제로 명칭을 변경해 진행했지만, 2019년부터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및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축제는 지난 3년간 열리지 못했었다.

하지만 FTA 타결 등 농업개방과 장기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과 지역민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하고, 전국 소비자에게 우리 지역 우수 농특산물을 홍보하고 ‘해나루’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농산물 대표 축제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축제 개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26일 당진시농업회의소를 비롯한 당진 농업인단체로 이뤄진 당진 해나루쌀·농특산물 대축제추진위원회는 축제 개최와 관련한 사항을 논의했다. 축제추진위원회는 축제 주관단체를 당진시 농업회의소로 결정했고, 이어서 해나루쌀·농특산물 대축제의 명칭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추진위원들은 축제와 행사의 명칭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26일 당진시농업회의소를 비롯한 당진 농업인단체로 이뤄진 당진 해나루쌀·농특산물 대축제추진위원회는 축제 개최와 관련한 사항을 논의했다.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축제와 행사의 가장 큰 차이는 행정안전부의 지침을 따르냐와 음식을 나눌 수 있느냐다. 축제의 명칭을 사용할 경우 행정안전부의 안전관리지침에 따라 농업식품업에 등록된 사람만 음식을 판매하고, 푸드트럭만 이용할 수 있다. 반면, 행사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음식을 해서 방문객들에게 나눌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농업경영인 당진시연합회 윤재혁 회장은 “이번에 개최된 합덕 연꽃축제에서는 방문객이 도시락을 갖고 와서 먹는 것만 허용됐다. 그리고 내부에서 먹거리를 판매하지 못해 푸드트럭만 왔었다”면서 “처음에는 지역 단체들이 음식을 하겠다는 의사를 냈지만, 축제 명칭이어서 할 수 없었는데,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농촌지도자회 당진시연합회 양의표 회장은 “축제는 먹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코로나19로 행사 개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만큼 명칭을 행사로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다.

결국, 축제추진위원회는 축제 명칭을 행사 혹은 한마음 대회로 변경해 당진 농업인과 농업단체에서 음식을 직접 준비해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로 결정했다. 축제는 주로 해나루쌀 음식전시, 문화행사, 체험행사, 경연대회, 해나루농특산물 홍보 및 직거래 등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투입 예산은 1억 원이다.

“한가롭게 축제나 하는 상황이 맞나”

그러나 당진시농민회는 “시기적으로 코로나19 재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방문객의 수가 적을 경우 예산 대비 축제 효용성은 떨어져 본래 계획했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쌀값이 폭락해 올 수확기 벼 값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농민들의 걱정은 깊어가고 있는 만큼 농업계와 행정의 적극적인 대비책이 우선 순위”라는 입장문을 농업기술센터에 전달했다.

입장문을 통해 당진시농민회는 축제 개최를 강행할 경우 △축제 기간에 당진 해나루 쌀 홍보 및 판매와 관련한 농민단체, 소비자와 유통전문가 초청 토론회 마련 △점진적 포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반대 서명 부스 설치를 요청했다.

당진시농민회 김희봉 회장은 “당진 쌀 판매를 촉진하고 소비를 활성화하는 목적으로 축제를 개최한다고 하는데, 농민들은 최악의 쌀값 폭락을 겪고, 금년에도 쌀값이 회복된다는 전망이 없어 고통스러운데 한가롭게 축제나 하는 상황이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농자재값, 기름값, 인건비가 두 배씩 폭등해서 농민들은 고통스럽다. 축제보다는 당장 수확기에 수매가와 수매량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때”라고 질타했다.

이어서 “농민들 쌀값 회복을 위한 대응책을 만들어야지 축제를 연다고 농민들 사기 진작이 될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축제에 과연 몇 명의 농민이 참여할지도 의문”이라며 “축제를 한다고 쌀 소비가 얼마나 늘어날지 모르겠지만, 행정에서 농업 문제를 해소하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농산물유통팀 신낙현 팀장은 “농민회에서 행사를 반대하는 입장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으며, 입장문을 통해 요청한 토론회와 서명 부스에 대해서는 축제추진위원회 회의가 다시 열리면 논의해서 결정하게 될 사항”이라며 “이번 회의에서는 올해 명칭을 축제에서 행사로 변경하는 것과 주관단체를 결정했으며, 다만 장소는 그동안 행사를 진행해오던 삽교천 주차장에서 할지 아니면 합덕 연호지에서 개최할지를 두고 향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방역지침에 따라 개최 여부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해나루 브랜드를 알리고 농업인들의 화합의 장으로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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