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동수 당진시의회, 의장석에 팽팽한 기싸움
민주당, 김명진 지명.. 국힘, 서영훈vs김덕주 고민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명진(61), 국민의힘 김덕주(64), 서영훈(56) ⓒ당진신문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명진(61), 국민의힘 김덕주(64), 서영훈(56) ⓒ당진신문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제4대 당진시의회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의장 선출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진시의회는 오는 7월 1일 제4대 전반기 원 구성을 위한 의장과 부의장 선거를 진행한다. 당진시의회에서는 사전 후보를 따로 신청받지 않고, 14명 의원 명단이 적힌 투표용지에 무기명으로 투표해 과반수 8표를 득한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만약, 8표를 득한 의원이 없고 세 명 이상의 의원이 득표할 경우 1·2등 의장 후보를 대상으로 2차 투표를 다시 진행하고, 재투표에서 8표를 득표한 후보가 최종 당선된다. 그러나 재투표에서 7표씩 동률이 될 경우 연장자 순으로 당락을 결정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7석씩 동수를 이루면서 의장 선출이 순항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 만큼 일각에서는 당진 여·야가 원구성 협상을 진행해 전·후반기 의장과 상임위원장을 각각 한 번씩 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었다. 그러나 여·야는 전·후반기 의장을 모두 확보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해 의장 후보를 내세우기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더불어민주당 당진시지역위원회는 재선에 성공한 김명진 당선인을 지명했다. 이는 전반기 의장석을 선점하기 위해 앞서 4년간 의정활동을 하고 당에서 가장 연장자인 김명진 당선인을 내세워 투표로 동수가 나오면, 취임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 당선자는 “보통 의장 선출을 앞두고 논의를 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당에서 김명진 당선인을 지정해버리니까 다른 당선인들이 나서기 어렵게 됐고, 우선 누가 후보로 나가느냐에 대한 갈등은 없게 된 상황”이라면서 “김명진 당선인이 협의하는 자리를 마련하면, 앞으로 선거 전략을 어떻게 세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선 서영훈이냐, 초선 김덕주냐

반면, 국민의힘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재선에 성공한 서영훈 당선인은 국민의힘 의장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민주당이 김명진 당선인을 지명하게 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두 후보가 7표씩 동률이 되면, 연장자인 김명진 당선인에게 의장을 내줄 수밖에 없다.

이에 국민의힘 당진당협에서는 김명진 당선인보다 연장자인 김덕주 당선인을 후보로 내보내 맞불을 놓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초선이지만 연장자 우선 원칙에 따른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영훈 당선인의 반발도 나올 수 있다보니 국민의힘은 누가 의장 후보로 나가느냐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진당협 한 관계자는 “서영훈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했지만, 민주당에서 김명진 당선인을 지명한 상황이다. 여기서 의장 선거가 치러지고, 각각 7표씩 나눠가질 경우 연장자인 김명진 당선인이 의장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의장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김명진 당선인보다 연장자인 김덕주 당선인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데, 서영훈 당선인이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 남은 시간 관계자들이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제4대 당진시의회가 의장 선출로 시작도 전부터 불꽃 튀는 신경전을 펼치면서, 여·야에서 진정한 협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당진시의회 관계자는 “의회의 역할은 시민이 의회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회가 시민을 걱정하고 살펴야 한다”면서 “의장 선출이 조용히 잘 마무리 되어야 전반기 시작이 아무래도 매끄러울 것이다. 진정한 협치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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